라이브로 공연을 보는 것

최근에 밴드 공연을 보러 다녀요. 얼마 전에 갔던 행사에 비가 왔어요.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할 때 제가 좋아하는 밴드가 나왔어요. 예쁘게 꾸민 보컬이 찻 곡 다 부르니까 세팅한 머리가 비에 젖고 엉망이 됐지요. 비는 더 거세지고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보컬은 엉망이 된 화장으로 농담도 하고 무대를 미친 놈같이 돌아다니며 빗물에 슬라이딩도 하고 진짜 모두들 신나게 놀았어요. 음향이 완벽한가 실수가 없었는가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미쳐돌아가는 그 분위기가 죽였어요. 관객 한 명 한 명 눈을 보면서 가사를 바꿔 부르고. 앵콜로 마왕 노래를 부르면서 관객 모자를 얻어서 쓰고 노래할 때 정말 가슴이 뛰었어요. 다시 십대가 된 것 같았고 그 시절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가 생각해보니 믿을 수가 없었죠.

그 다음 밴드가 헤드였는데 사실 저는 이 밴드를 보러 간 거였어요. 보컬이 워낙 사운드에 예민한 건 알았지만 빗물 먹은 장비 문제로 시간이 지연되고 그 때마다 보컬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걸 보니 달아올랐던 마음이 싹 식었어요. 이런 완벽주의자라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인 거 아는데도 어쩐지 듣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결국 공연이 시작되었고 평소처럼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되었어요. 약간 멍한 기뷴으로 돌아왔어요.

여전히 그 밴드의 라이브를 듣고 있어요. 어제는 오랜만에 보고서 역시 잘하는구나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라이브에서 내가 원한 건 뭘까 가끔 생각해봐요.
    • 그 순간만 잡자면 전자가 만약에 기록이 남는다면 후자가.....

      • 음 그렇군요 흔적이 남는닷는 것을 생각 못했어요. 현장에 없었던 사람은 영상을 보고 그 밴드의 역량을 판단할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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