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애 잊는 거는 이렇게 어려운 건가요.
그와 저는 서로에게 첫 연애 상대였어요. 하우스메이트로 만난 그와 저는 불같은 여름을 보냈죠. 하지만 그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저와 롱디를 하기 싫어서 헤어졌어요. 너무나 당연하게 '우리 이 거 끝나면 친구가 되야지'라고 말하는 그에게 저는 바보같이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네요.
저는 그 이후로도 그를 잊지 못했지만 '친구'로서 그와 거의 맨날 연락을 유지했고, 1년 후에는 그가 살고 있는 도시로 이사를 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에게 더이상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 듯했고, 더이상 이런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가 없었어요. 마음을 독하게 먹고 그를 모든 SNS에서 지워버리고, 그가 갈만한 파티에는 가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와 저는 동종 업계에서 일했기에 (게다가 상당히 좁은 커뮤니티) 종종 마주치는 거는 어쩔 수가 없었네요.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대충 대화를 하고 나갔던 그런 자리들...
그와 헤어진지도 이제 2년이 넘어가요. 그렇지만 저는 그를 완전히 잊어버리지 못했어요. 헤어진 날 첫 날부터 그를 잊어버리지 못했어요. 계속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와 연락을 유지하려고 했고, 그의 얼굴을 보면 가슴이 뛰었어요. 이제 저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알면서도 말이에요. 저도 노력했어요.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었고, 같이 자기로 했었죠. 하지만 뜻깊은 인연은 없었고, 저의 마음은 그를 놓아주지를 않았네요.
생각해보면 워낙 다른 이념 때문에 (만난 미국인 중에서 제일 보수적인 사람... 그런 사람에게 빠진 내가 미스터리.) 어자피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관계라는거 알면서도, 조금만 더 그와 시간을 보냈더라면, 조금만 그에게 더 안겨있을수 있더라면 그런 미련이 많이 남네요. 짧은 연애였지만 같은 집에서 살아서 미련이 더 남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여름이 좀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고.
호기심에 스토킹한 그의 SNS에는 새로운 여자친구가 보였고, 그가 하던 진로 고민도 해결되어서 잘 살고 있는 듯해요. 가끔씩은 그가 그냥 친구로서 그립기도 해요. 동갑내기로서, 비슷한 인생 진로를 함께 했던 동지애로 시작한 관계였거든요.
차라리 아예 사귀지 않았더라면, 좋은 친구가 되었을텐데 그런 생각도 들고요.
이제는 그가 살고 있는 도시, 아니 나라를 떠나서 방황하는 상태인데 제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네요. 힘들어요. 제발 좀 잊어버렸으면 좋겠어요. 멋진 사람이라도 나타났으면 좋겠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도 안보이네요. 시간이 약이려나요.
연을 끊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마음을 정리할 시간과 공간이 생기니까요. 헤어지고 나서 연락을 한게 지금 시점에서는 후회되네요. 뭐 다음에는 안그래야죠.
저도 다시는 이런 사람 못 만날거라는 생각에 눈물짓곤 했지만, 헤어지고 6개월 이상 못 잊는 건
의지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슬슬 잊으려는 방향으로 가실 때가 되지 않았나 해요.
더 좋은 인연은 200% 있다고 제가 장담합니다. 제 국민은행 통장도 걸 수 있어요.
네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까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아직도 이렇게 마음 아파하는데 그 사람은 전혀 안 그런 것 같아서 더 짜증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사람은 저에게 맞는 인연이 아니였다는거는 확실해요. 각자가 지향하는 인생과 가치가 너무나 달랐거든요. 글에서도 적었듯이 언젠가는 깨질 관계라는 거를 알았어요. 단지 함께 한 시간이 짧고 좀 뜻 깊은 장소에서 일어난 관계다 보니 마음 속에 깊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좋은 인연을 장담해주셔서 감사해요. 언젠가는 오겠죠. 국민은행 통장은 안 걸어도 됩니다 :) (설마 다른 통장에 돈 다 있고 국민은행에는 1000원만 있는 거 아니겠죠? 농담입니다)
영화 소설 이야기가 진짜를 말하는거였구나 생각이 드네요.
생각해보니 많이 그렇게도 살았나 봐요.
시간, 딴 사람... 가끔은 한번 시간 비면 생각 납니다. 다들 그래요.
근데 서로 아련하면, 누가 먼저 연락해서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고 그래요. 저는 다 안 좋게 끝나서 그런 적 없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