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생활)


 1.친구와 대화하다가 투덜거렸어요. 생활비가 늘 모자란다고요. 친구가 생활비가 왜 모자라냐고 되물어와서 생존비가 아니라 생활비를 말하는 거라고 말해줬어요.



 2.일반적으로 쓰여지는 명칭들 중에 두 가지는 동의하지 못하겠어요. 명품이라는 말과 생활비라는 말이요. 명품은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잖아요. 게다다 가치가 가격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 가치를 결정하는 물건일 뿐이고요. 그래서 샤넬이나 에르메스 같은 건 명품이 아니라 고가품이라고 부르는 편이예요. 그야 샤넬이나 에르메스의 유용성은 인정하긴 해요. 설득력이라는 유용성 말이죠.


 좋은 물건이라는 건 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달라서 모두의 동의를 얻기는 힘들거든요. 반박당하기 쉬워요. 하지만 비싼 물건을 비싼 물건이라고 하는 건 좋은 물건을 좋은 물건이라고 설득시키는 것보다 사람들의 수긍을 얻기 쉽죠. 고가 브랜드는 사람들을 쉽게 설득하기 위해서 사는 물건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3.생활비라는 말도 마찬가지예요. 언제나 쓰듯이 생활은 생존 이상의 것을 말하는 거잖아요. 쥐꼬리만한 월급을 주면서 그걸 생활비라고 말하면 안 되죠. 생존비라고 해야 돼요. 말은 똑바로 해야죠.


 

 4.휴. 



 5.그래서 회사에서 돈을 10억, 20억씩 횡령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요. 그럼 용서도 되느냐...고 한다면 그들을 용서하는 건 내 몫은 아니니까요. 그야 그들을 용서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녀석들을 두 조각 내버리겠지만요. 물론 두 조각 내버리기 전에 그럴 기회가 있다면 10년 정도쯤 고문도 하고요. 하지만 어쨌든 객관적으로 보면 이해는 가요. 인생은 정말 힘들잖아요. 


 언제나 조심조심 밟아오던 엑셀이 있다고 쳐요. 언제나 한번 꾹 밟아보고 싶지만 내일...다음 주...다음 달을 생각하면 절대 꾹 밟을 수 없는 그런 엑셀이요. 어느날 그 엑셀을 오늘 한번만 꾹 밟아보자는 마음을 먹고 밟아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왜 오늘 한번만이어야 하지? 대체 왜?'


 하는 생각이요. 물론 거기서 범죄로 넘어가는 사람들의 심정은 잘 모르겠어요. 나는 범죄를 저질러 본 적이 없으니까요. 거기서 범죄자가 되기로 마음먹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감옥에 가는 걸 감수하고 시작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만은 특별해서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해서 시작하는 건지요. 


 그야 범죄라고 해봐야 무기를 들고 남의 집에 침입하는 게 아니라 장부를 고쳐 쓰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정도니 더 수월하게 저지를 수 있다는 차이점은 있겠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시작하게 되는 거죠. 한데 그렇게 횡령한 돈으로 호스트바에 가서 다른 일반 사람들이 시키는 술을 시킨다? 그럴 순 없거든요. 


 범죄까지 저지를 정도로 목말라 있다면 물을 한 컵 마시는 걸로는 갈증이 해소되지 않거든요. 오아시스의 물을 마구 들이켜야 하죠. 호스트바에 가서 어딘가의 부장이나 자영업자 정도가 아니라, 자신을 사장님이나 뭐 그런 사람으로 보이게 할 만한 술을 시켜야 기분이 좀 나아지는 거예요. 물론 그게 1바틀은 아니죠.



 6.인생에서 한가지 배운 점이 있다면 오늘의 나는 오늘 이외의 다른 어떤 날도 살 수 없다는 거예요. 앞으로 올지도 모를 어떤 좋은 날을 상상하며 오늘을 인내할 힘을 얻는다거나...아니면 지나간 빛나는 날을 추억하며 위로를 얻는 건 불가능해요. 어렸을 때는 가능했을 수도 있겠죠. 스스로를 속이는 게 쉬웠으니까요. 


 하지만 어른 나이가 된 지금은 오늘의 내겐 오늘의 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게 됐어요. 한가지 다행이라면 오늘의 내가 잘 지내기 위해 언젠가의 나를 감옥에 보내는 짓거리까지 저지를 필요는 없다는 거죠. 아무리 오늘의 내겐 오늘의 나밖에 없다지만 그 정도의 연속성 정도는 생각하며 살 여유는 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죠. 어쨌든 그날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잘 살아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나는 좀 극단적인 인간이라 인생이 답이 없어 보인다면 '미래의 나를 감옥으로 보내고 오늘의 행복을 소환한다!'같은 짓거리를 저지를 것 같거든요.



 7.어른 나이가 되는 것과 어른이 되는 건 다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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