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 팬심떠난 팬의 감상

최근의 팀 버튼의 신작을 본다는건 조금 부담스런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괜히 봤다가 실망할까봐 평들을 미리 보고 평점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20년전에도 그는 범작,괴작을 만들었지만 그때는 팬심이라는게 굳건했으니 참을만했었죠.

빅피쉬같은 영화를 만들면서 팀 버튼이 변했다지만 그건 작은 변화이고 사실 변한건 관객들이고 헐리우드의 제작사들일테지요. 90년대까지만 해도 그의 영화는 즐겁게 소화하기 어려운 불편함이란게 있었고 그게 그의 유니크함이었죠. 하지만 적당히 예쁘면서도 기괴한, 경계를 오가는 매력이란건 세월이 지나 그 경계의 위치가 바뀌면 더이상 매력이 아니게 되는거죠. 게다가 헐리우드 제작자들은 이제 그의 용도를 완벽히 파악하고 그를 위한 맞춤 각본을 던져주는 것 같아요.

이번 영화도 게시판에서 읽은 호평하는 감상문이 아니었다면 '다크 섀도우'처럼 지나가버렸을지도 모르겠어요. 보고난 후의 감상을 한마디로 하자면 '나는 팀버튼의 무엇을 사랑해왔나?'하는 의문문이에요.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각본을 그가 아닌 누가 감독하겠어요? 왜소한 검은머리 소년에 눈큰 금발 소녀, 갖가지 기괴한 능력과 외모의 아이들과 섬득한 괴물들.영화속 모든 것들이 팀 버튼이 해왔던 익숙한 요소들이에요. 영화를 보는 중반까지 새롭지는 않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였고 예전의 그의 영화를 다시 보는 느낌(긍정적으로)이 분명히 있었어요. 하지만 후반부의 전개가 아이들의 능력배틀도 뭣도 아닌 액션씬으로 해결하는 부분에서는 흥이 깨지고 말았어요.사실 대니 엘프만의 음악이 없는 그의 영화는 애초에 중요한 것이 심각하게 결핍되어 있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들었구요.
괜찮은 영화인가? 아뇨. 전작인 '빅아이즈'가 훨씬 훌륭한 작품일겁니다. 저라면 악당과의 액션씬따윈 다 들어내버리고 에필로그같은 여정장면을 어떻게든 더 보여주려고 했을거같네요.

다시 '나는 팀 버튼의 무엇을 사랑해왔나?'로 되돌아오면 결국 내가 사랑해 왔던건 그의 클리셰였고 변화없음에 실망했다면서 사실은 작은 변화에도 못견뎌하는거였어요. 그는 '피위'때나 '빅피쉬'때나 이번 영화나 항상 같은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변한건 제눈에 콩깍지였던것 같네요. 뭔가 의외의 깨닳음같은 것을 얻고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네요. 그의 다음 영화는 좀더 편안한 기분으로 감상하게 될것 같습니다.
    • 아 나의 팀버튼은 갔습니다. 완전히 맛이 갔습니다...
      제겐 예나 지금이나 팀버튼의 영화들은 조금 지루해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그의 영화들에는 반짝이는 부분들이 많아서 다 보고 나면 참 매력적이야.라는 뒷끝이 남곤 했었는데. 요즘은 지루하고 그냥 고루할뿐.


      이번 영화 중 소년이 섬에 가서 요새 아이들을 만나는 부분에서 특히 전 스냅백을 쓴 늙은이가 된 팀버튼을 느꼈어요.랩을 하는 요즘 아이들을 묘사하는 그 구닥다리 감성을 보시라. 예전의 팀버튼이라면 그냥 그 부분도 비현실적인 공간의 캐릭터들로 남겨두었을거에요.번뜩이는 영감이 빠진 자리에 애매한 트랜드를 곁들여보지만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무언가.가 된 팀버튼의 모습이랄까.


      흔들리는 4D의자에서 물 맞으며 자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왔네요.

    • 팀버튼 영화는 눈호강은 될지언정 잘 짜여진 이야기의 맛은 느낀적이 거의 없네요. 초기 가위손은 워낙 신선했고 중간에 빅피쉬가 제일 재밌었구요, 슬리피 할로우..스위니토드..최근 다크 섀도우는 지루했어요. 이젠 플롯에 대한 기대는 접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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