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광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고향은 광주에요.

광주에서 나고 자라다가 98년에 대학교 입학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조금은 놀랐던 첫 기억은 5.18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사회과학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었는데,

5.18 즈음에 동아리 선배, 친구들과 5.18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5.18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구요.

제가 알고 있는 5.18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니 무척이나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은 폭력적인 것들에 대한, 어찌보면 선정적인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그때만 하더라도 막 김대중 정권이 들어섰던 해였고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되지 않은 시기였으니 그럴만하기도 했지만 말이죠.


저와 비슷한 시기에 광주에서 자란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광주에서는 5월이 되면 학교에서 5.18과 관련된 다큐 비슷한 영상을 항상 틀어주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어렸을때 부터 봐오며 자라서 그런지 5.18의 실체는 다들 안다고 생각을 하며 자랐으니까요.


한 집 건너 누구나 5.18과 관련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광주입니다.

제가 부모님, 친척들에게 들은 이야기도 많구요.


워낙 밤마다 총소리가 자주 들리고 해서 창문에 솜이불을 걸어두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간혹 이불에 총알이 박혀 있었더라는 얘기도 어머니에게 들었었고,

이모부는 시 외곽에서 군인들에게 검문을 당하다가 엄청난 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었구요.


광주라는 공동체 전체에 폭력에 대한, 5.18에 대한 씼을 수 없는 상처같은 것들이

DNA처럼 남아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지난 총선때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엄마, 엄마는 왜 야당만 찍어?' 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거든요.


나이가 들면 보수로 빠지는 경우도 많거니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우리 어머니가

그 복잡한 정치 이슈들을 다 가려가며 자신만의 논리로 올바른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야당을 뽑는 건 아닐 것 같아서, 우리 어머니는 어떤 기준으로 투표를 하는지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투표로 나타난 광주 사람들의 민심이 항상 올바르다고 하는건 아니에요)


'나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놈이 도둑놈인지는 알겠더라'

우리 어머니의 답변이었어요.


안철수가 나은지 문재인이 나은지는 좀 더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필요하겠지만,

(이번에 광주에서는 안철수를 선택했죠. 어머니는 국민의 당에 투표를 했고 개인적으론 맘에 들지는 않았어요)

적어도 최악이 누구인지는 그동안 겪어온 경험을 통해 귀신 같이 알아보는 촉이라는게 생겨났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지금의 이따위 대통령을 광주 사람들은 뽑지 않아서 광주가 고향인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건 아니구요.


그냥 웹서핑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떠올라서 남겨봤습니다.

    • 수구의 벽은 호남에서 시작되죠.

      • 수구의 벽이라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언뜻 들으면 광주 시민을 비판하는 걸로 오해 하겠습니다

        • 표현이 서툴렀나 봅니다.

      • ???? 표현이 서툴렀다면 원래 하고 싶으셨던 얘기가 뭔지 설명해주셔야 할 것 같네요. 오해할만한 표현을 하시고 표현이 서툴렀다고 하면 끝인가요? 특히나 이런 글에서요.
        • 뭐가 오해라는건지,답글에서 뭘 어떻게 설명하죠.

    • 지난 대선때 안철수보다는 박근혜가 되는게 낫다고 진지하게 말한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저는 정치에 관심을 끊었습니다.


      그 나라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일 뿐이죠.

    • 주어를 말하기 싫은 어디 지역 사람들이 반만 광주 사람들 같아도 나라꼴이 이렇지는 않을텐데 말이죠.

    • 호남이 가장 큰 야당지지 기반이지만 진보주의자들은 아니라는 점이 우리나라 현대 정치의 가장 아이러니한 점인것같습니다.


      우리나라 정치는 아직 진보 보수를 얘기 할 수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민주냐 독재냐도 아직 끝나지않은문제죠..

    • 광주보다 아래 소도시에 살았고 외가가 광주인 입장에 크게 동감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저희 부모님도 1980년 5월에 광주에 계셨고,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계시니까요. 평생 민주당만 찍던 저희 아버지는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출범하고 민주당도 여전히 있을 때 아주 당황하셨다고 합니다. 그 뒤로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신 건지 이번에 국민의 당 찍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만. 지난 총선 때는 특히 광주에서는 문재인의 김종인 영입에 대한 반감으로 국민의 당으로 더 많은 표가 기울었다는 말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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