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데이트비용 이야기 나올 때마다 겪는 컬처쇼크.

연애할 때 남자에게 얻어먹은 적이 '거의' 없는 여자. 그게 바로 접니다. 참고로 소개팅과 미팅과 선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이 연애만 주구장창 잘한 나름 진귀한 경력의 소유자. 연애할 때 일방적으로 100% 남자를 먹여살린 (모텔비까지) 적이 두 번 있고요. 내 다시는 복학생과 여자 직장인 커플, 대졸 백수와 여자 직장인 커플은 안 하리라 결심했던 춥고 호된 어두운 20대의 과거... 다른 두 번은 철두철미한 더치페이. 딱 한번 70%정도 얻어먹은 연애가 있었고요. 그가 밥 사면 내가 차 사고 이러는 식? 뭐 그렇네요. 근데 이 남자는 연봉이 저보다 너무 심하게 쎄서 밥 한 끼 얻어먹어도 별로 안 미안했어요. 푸아그라와 랍스터를 먹은 것도 아닌데 파스타 한 그릇에 뭘, 이런 심리?


저는 늘 궁금했어요. 생일날 남자친구에게 명품백을 받는 여자는 대체 어디에 서식하는 생물이야? 그게 정말로 현실에 존재해?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맞는 게, 제 주위 친한 여자친구들도 죄다 그 소리합니다. 나는 남자가 밥 사고 차 사고 술 사면 마음이 불편해서 죽을 것 같은데 걔네들은 남자한테 수백만원짜리 가방 받고 잠이 온대니? 그 남자친구 생일선물로는 그럼 뭘 해준대니? 설마 십자수는 아니겠지? ㅋㅋㅋ 뭐 이러고 놀죠. 데이트비용 안 내고 명품 사주는 대신 잠자리 같이해주면 그걸로 충분한 거라고 주장하는 한국여자는 창녀다 운운의 남자들은 대체 어디서 어떤 여자들을 만나는 거예요? 야근과 특근에 시달리며 적금 붓는 건실한 또래의 직장여성 말고 나이트클럽과 채팅사이트에서 만나는 예쁘게 생긴 띠동갑 여자애들과 사귀려다가 호된 꼴 보시는 거 아닙니까,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빈정거리는 게 아니라 진정 궁금해서요. 정말 30살 남자와 30살 여자(~28살) 정도의 남녀 직장인이 만나서 연애하는데 데이트비용 100% 남자가 내는 게 가능한가요? 그런 정신머리라면 그 여자는 애초에 직장생활도 제대로 못할 텐데... 


맞선과 소개팅에서 1차는 남자가 사야 하는 관습, 그런 건 분명히 있다고 들었어요. 그 바닥은 정말 보수적으로 돌아가니까요. 결혼정보회사 남녀 등급기준표 보면 딱 무슨 이데올로기인지 나오잖아요. 여자는 30살 넘으면 감점, 몸무게와 키가 얼마 이하면 감점, 이대 나오면 서울대와 동급 점수. 여자 직업보다는 그 여자네 아버지 직업이 더 중요한 요소.... 저는 그래서 결정사에 아예 가입조차 못합니다. 여튼 궁금하기도 해요. 데이트할 때 더치페이 칼 같이 하고, 결혼할 때 돈을 딱 절반씩 부담해서 살고 서로 정년까지 맞벌이하는 비슷한 연봉의 부부는.. 그럼 명절날 추석/구정 나눠서 시가와 처가 번갈아서 먼저 가고, 남자가 처가 갔을 때 앞치마 두르고 설거지하고 전 부쳐주나요? 여자가 외동딸이고 남자가 4남의 막내라면 나중에 늙으신 처가 어르신이 홀로 되었을 때 잠깐이라도 모시고 살 수 있나요? 가사일과 육아일 딱 절반 부담해주나요? 애 낳으면 여자가 원할 경우, 모계성 따르게 해주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닐 것 같은데요. 


제가 결혼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참 많군요. 흠.




    • 명품백 어쩌고는 모르겠고 제주변 30대초반들의 소개팅에서 처음 만나서 먹는 밥값의 단가가 의외로 세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1인분에 10만원.까지 나온거 봤으니까요.
    • stardust/ 그건 스타더스트 주변의 30대초반 남자분들이 제법 연봉을 세게 받는 직장인이시기 때문일 거예요. 비슷한 스펙의 남녀가 만나는 게 소개팅이니까, 그런 남녀들이 소개팅할 때 김밥천국은 안 가잖아요. 그리고 처음 만나는 소개팅 자리에 감자탕이나 삼겹살, 짜장면 먹으러 갈 수도 없고요. 그 연배에 그런 포지션의 남녀가 서울 시내에서 좀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디너를 먹으려면 텍스 포함해서 10만원 이상 잡는 건 어렵지 않겠죠. ㅎㅎ
    • 글쎄요..연봉 아는데.부담이 안되진 않을겁니다. 각자 선택해서 사주는거니 할말은 없지만 다시 볼지도 안볼지도 모르는 사이에 20만원쓴다는 사실은 좀 제 입장에서도 쇼크였죠.
    •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소개팅, 미팅 한 번도 안 해보고 연애만 해봐서 사실 소개팅 때 10만 원짜리 사주는지, 5천 원짜리 사주는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비싼 저녁을 꼭 사줘야 할 이유는 없다 싶네요. 사줄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저나 mirotic 님이나 소개팅을 안 해본 입장에서 소개팅의 관습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사실 별로 유의미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을 거 같지만... 이거 뭐 해봤어야 알지 ㅠㅠ
    • 그러게 제 말이...
      결혼 후의 부부생활도 유럽처럼 더치식이라면 소개팅에서 더치페이가 아닌 문화가 불균형하고 이상스러울 수밖에 없겠지만 전체 흐름을 보지 않고 취사 선택해서 일부분만 가지고 불평하는 것으로 들려서요. 원.
    • '생일날 남자친구에게 명품백을 받는 여자는 대체 어디에 서식하는 생물이야?'에 격한 공감! (학생들이라 스케일은 훨 작지만) 동아리 모임 같은 데서도 남자 선배들이 그런 고충(?)을 얘기하면 저를 비롯한 여자선배들이 '아니 잘도 그런 이상한 개념을 가진 사람들만 만나셨네요; 대체 그런 여자들은 어디에 모여삽니까. 다음엔 제대로 된 사람 만나시길' 하고 위로 & 사달란다고 사주는 사람은 또 뭐여 하고 다소 한심해하는 구도거든요.
    • 인터넷에서의 확대 재생산도 한몫했죠?=ㅅ=

      끼리끼리 놀게된다는 말은 참 진리같아요 유독 듀게에서 더치 or 본인이 더 낸다는 여자분들이 많은것도 다 이유가 있는듯.



      그리고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모태솔로인것도......ㅠㅠㅠㅠ
    • 저랑 친구들은 그렇게 이것저것 받는 분들 얘기가 나오면 '그것도 능력이다~'하고 말아요.
      사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받는 사람도 있는거고, 받는 사람이 있으니까 사주는 사람도 있는거겠죠.
      다만 엄한 데서 일반화&매도하는건 좀..
    • 유유상종,케이스바이케이스..// 근데 아무래도 이성만날때 돈쓰는 만큼 호감도가 올라가는 건 사실입니다. 근데 이렇게 돈쓰는게 딱히 여자가 허영심이 가득차서 좋아한다기보다는 자기한테 쓰는 돈만큼 이남자가 자기한테 호감을 가졌구나랄지 노력이 가상하다랄지 자기를 특별하게 생각한달지 뭐 이런 생각을 가지해 해줘서겠죠..
    • 말씀하신 내용에 거의 다 공감하는데요, 마지막 문단은 군대-임신 드립처럼 남녀 문제가 나오면 대표적인 오류에요. 일종의 청산주의라고 해야 하나요? 시차만 반대로 하면 남녀 가사분담 같은 거 한탄글 올라오는데, 남자들은 결혼 전에 돈 많이 쓰잖아, 집을 샀잖아 왜 자기 유리한 것만 말해? 등등으로 답하는 거랑 마찬가지로요.
      기존 성차별이 아주 당연하고 성역할이 확고했던 시대의 문화와 요새 문화가 만나면서 새롭게 보이는 문제들은 그 자체로 생각해야지, 그걸 일종의 주고받을 수 있는 총액청구 개념으로 보면 안됩니다. 왜냐? 그건 사회적으로 합의돼서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개별 커플마다 특수성이 너무너무 다양한데 그걸 한국남녀의 총체적인 거래나 차대로 볼 수 없는 거거든요.
    • 호레이쇼/ 아뇨.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신경향은 발빠르게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통은 그대로 간직하려는 남자 혹은 여자의 이기적인 태도가 상대방과 갈등을 빚는 거죠. 나는 애 낳을 거니까 남자들 군대가는 거랑 퉁 치자가 개소리인 것처럼, 나는 군대 다녀왔고 돈 벌고 전셋집 가져왔니까 여자인 너는 맞벌이하며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고 애는 내 씨를 따르고 너는 시댁귀신이 되어라도 개소리인 거죠. 내가 하기 싫으면 대부분 남도 하기 싫고 내가 좋은 거면 대부분 남도 좋습니다. 아무리 남녀사이가 케바케라지만 대체로 다 그럴걸요. 사람들 사는 거나 욕망체계나 미시적으로야 다 다르겠지만 거시적으로는 다 비슷하잖아요.
    • mirotic / 마지막 부분을 조금 불명확하게 쓰신 게 아닐까요? 저도 호레이쇼님처럼 읽을 뻔했거든요. 댓글로 추가설명을 해 주시니까 무슨 의도로 쓰신건지 제대로 알겠어요. 그리고 본문이나 댓글이나 다 진심으로 동의해요.
    • 호레이쇼/그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이 문제는 집에서 작업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분이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게 되면서 겪는 일상의 에피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경상도 싸나이' 최정현씨의 '반쪽이의 육아일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집안일을 해봄으로써 느끼게 된 여러 불합리한 (남성 여성 포함)성 차별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다루고 있죠.

      흥미로운건 이 시리즈 시작 부분의 저자가 시리즈 말미에서 보여주는 변화가 상당하다는 겁니다.
      나름 진보적이고 사회 운동을 해온 저자가 막상 자기 집안 일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는 과정도 흥미롭지요.

      누구나 상대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그 상대가 사회적인 약자일때는 더더욱요. 기득권이라는 것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 mirotic/자기 유리한 것만 따서 주장하면 당연히 갈등이 있겠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걸 개별 커플이 아닌 남녀사이의 일종의 거래할 수 있는 개념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남편이 주말에 집안일을 아무것도 안해요."라는 게시글을 두고 어느정도까지 가사노동이 분담되냐, 둘의 퇴근 시간은 현실적으로 어떠냐 등등 개별적으로는 어떠냐 여러 말이 오갈 수 있겠지만, "여자들은 남녀평등의 단맛만 취하려고 한다. 결혼 전에 데이트 비용 똑같이 내셨나요?" 라고 할 게 아니라는 거죠.

      덩달아익명님/ 좋은 말일거란 느낌은 오는데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 남자한테 밥 얻어먹고 술 얻어먹고 선물받고 심지어 명품백까지 받는 여자. 저 가까이서 봤어요. 제 동생이요. 좀 이쁘거든요.
      남자들이 좋아 죽더라고요. 차로 집 앞까지 데려다줘, 선물해줘, 밥사줘, 그래도 이쁘다고 하던데요.
      근데 또 아주 여우도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돈 잘쓰는 남자를 골라서 만나더라고요.
    • 남녀 관계를 떠나서, 전 친한 경우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얻어 먹는 것 자체가 불편해요. 참, 주로 돈 있는 남자들의 주머니를 자기 지갑으로 아는 친구의 친구 이야기를 가끔 듣곤 하는데, 첫 남자 친구가 돈 많은 집 외동 아들이어서, 자신의 ATM처럼 이용하는데 거리낌 없었다고 하더군요. 미모가 받쳐주고 인성이 덜 여물면 그런 사람이 되는 구나..결론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미모보다는 인성의 문제겠죠.
    • 호레이쇼/ 아.. 제가 왜 이런 말을 했냐면, 많은 남자들이 한국여자들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주요 레파토리가 '군대'와 '데이트비용' '전셋집'이거든요. 그 불공평함을 세세히 논하며 거의 여자 일반을 창녀 취급하거나, 강도를 낮춰서 개념없다고 비난하거나 암튼 그러는데... 그 와중에 맞벌이 부부의 불평등한 육아와 가사분담에 대한 것, 여성의 노동력을 토대로 하는 남자 집안 중심의 문화, 부계성의 무의미함을 이슈로 삼으면 펄쩍 뛰면서 그것은 하늘이 내려주신 '해가 뜨고 달이 뜨는' 무언가이기 때문에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라고 취급하려는 태도를 여전히 보인다는 거죠. 쉽게 말해서 연애할 때 남자의 돈 뜯어먹는 여자들도, 결혼해서 여자의 노동력 뜯어먹는 남자들도 '역지사지'라는 걸 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 알래스카 /ㅋㅋ 역시 아주 예뻐야 가능한일이라 여자입장에서는 별로 보기 힘든 케이스 일수있겠네요.
      많아봤자 내 주위를 모두 통틀어 겨우 한명 나올까 말까한 미녀겠죠.
      남자입장에서는 그 한명에 여러 남자가 몰리는 거라 남자입장에서는 자주 만나는 여자 케이스 일수도있겠고요. 역시 예뻐야하는거.
    • 호레이쇼/마지막 댓글을 읽고보니 저도 님이 뭐라고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거래처럼 생각하는 여성들에 대한 성토라고 봤는데 미로틱님께 마지막에 댓글로 하신 말씀

      '"여자들은 남녀평등의 단맛만 취하려고 한다. 결혼 전에 데이트 비용 똑같이 내셨나요?" 라고 할 게 아니라는 거죠.'

      을 보니 그게 아닌 것 싶기도 하네요.
    • 오전/ 이쁘거나 애교가 많거나요. 그래서 전 더치정도는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그런 논리........ ㅠㅠ
    • mirotic/ 그런 식으로 쏴주는 수밖에 없는 피곤한 사람들도 확실히 많이 있지요. 실제로는 어떤 지 몰라도 듀게에서 적어도 '말'은 그런 식으로 흐르지 않아서 좀 다르게 생각했어요.
      덩달아익명/ 결혼이 거래다, 뭐 이런 뜻은 전혀 아니었고요. A가 불합리하다라는 사람한테, B는 너한테 유리하잖아 그건 왜 가만 있냐, 라는 식의 공격은 듣는 이가 개개인일 때는 성립이 돼도, 듣는이가 남녀 전체 정도로 가면 그런 식으로 문제를 보는 건 본질을 흐리는 일이 되지 않겠냐는 말이었어요.
    • 호레이쇼/ 실제로 '말'이 그런 식으로 흘렀지요. 제가 좀 빡쳤던 게, 아무리 남의 말을 옮긴 거라지만 듀게에서 "연애할 때 돈 안 쓰는 한국여자는 창녀다" 소리가 나오고 (여기가 다음 아고라입니까?) 그 글에 백플이 넘게 달리면서도 제대로 그 지점을 비판하기는커녕 소개팅 1차 때 얻어먹는 여자 이야기하면서 기묘하게 간접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는 주류 경향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경제적으로 모든 걸 다 더치페이하면 사회문화적인 모든 불평등함도 남자인 당신들이 다 더치페이하겠다고? 흥... 웃기시네. 이런 상태로 본문을 휘갈겼어요.
    • mirotic/ 제가 엉뚱한데서 깐깐했네요.
    • .....그 글에 백플이 넘게 달리면서도 제대로 그 지점을 비판하기는커녕 소개팅 1차 때 얻어먹는 여자 이야기하면서 기묘하게 간접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는 주류 경향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경제적으로 모든 걸 다 더치페이하면 사회문화적인 모든 불평등함도 남자인 당신들이 다 더치페이하겠다고? 흥... 웃기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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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이런 얘기들이 오갔단 말입니까? >.<
    • ....데이트비용 안 내고 명품 사주는 대신 잠자리 같이해주면 그걸로 충분한 거라고 주장하는 한국여자는 창녀다 운운의 남자들은 대체 어디서 어떤 여자들을 만나는 거예요? 야근과 특근에 시달리며 적금 붓는 건실한 또래의 직장여성 말고 나이트클럽과 채팅사이트에서 만나는 예쁘게 생긴 띠동갑 여자애들과 사귀려다가 호된 꼴 보시는 거 아닙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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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감입니다. 지들이 이따위로 놀았으니까 그런 여자를 만나죠. 띠동갑 예쁜 아가씨랑 즐기려면 이 정도 리스크는 감수해야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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