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무상 급식 이슈에 대한 두서 없는 잡담

다섯살 훈이가 무슨 민주화 투쟁이라도 하는 듯 결연한 의지(?)를 뿜어내는 헛소리들을 난사하길래 도대체 이 사람들이 무슨 논리로 이토록 결사 반대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기사 몇 개 읽어 보고 아래 룽게님께서 올리신 전여옼씨 글도 찾아 읽어 봤습니다만... 이건 뭐. -_-;;

 

1.

제한된 분량 안에서의 예산 집행. 그리고 그 결과의 효율성 측면에서 따져 보자면 의무 교육인 초, 중등학교만 대상으로 할 지라도 '전원 무상 급식' 이라는 게 좀 무리수로 보이는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1) 교육 예산은 지금 이대로 동결함

2) 지금껏 하던 일들 그대로 계속 하면서 무상 급식도 해야함.  

 

이라는 가정 하에서 그런 거죠.

간단 무식하게 말 하자면, 강바닥에 삽질할 예산 좀 줄여서 교육 예산으로 돌려주면 됩니다. MB님하께선 작년에 2010년도 교육 관련 예산을 무려 '삭감'까지 하시는 큰 은혜를 베푸셨는데 말입니다. 같은 팀끼리 위에선 예산 줄이고, 아래에선 예산 부족하니 이것도 저것도 못 하겠다는데 정작 그 둘의 사이는 좋아 보이니 이건 뭐. -_-;;

 

그리고 지금껏 집행되던 예산 중에서 쓸 데 없는 건 좀 없애고 규모 줄이고 하는 방법도 있잖습니까.

초, 중, 고등학생 일제고사. 이거 도대체 뭐하러 합니까. 어째서 목숨 걸고 지키겠다는 겁니까. 반대 여론은 빗발치고 일선 학교 교육은 파행으로 치닫는 와중에 이거 실시해서 뭐 좋아졌다는 내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말입니다. 

학생 수 줄어든다고 교사도 줄이고 있잖습니까. (가만 냅두면 교사 당 학생 수가 자연히 줄어들어 교육 환경이 좋아질 거란 생각은 죽어도 안 하죠)  또 교사들 월급 인상해 준 건 도대체 몇 년 전이랍니까.

 

이래저래 교육 관련 예산 팍팍 줄이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도대체 이러고도 '돈이 없어 못 한다' 라니 그럼 이렇게 줄인 돈은 다 어디다 퍼붇고 있는 건데요.

 

2.

옼 여사님께선 '형편 힘든 가정 자녀들 영어 교육 시킬 돈도 부족한데 무슨 돈으로 무상 급식?' 이라는데요.

서울 같은 경우엔 방과후 비용이 좀 비싸다고 알고 있긴 합니다만. 어지간한 지역이라면 한 학기 동안 영어(혹은 학교 내신 과목) 방과후 학교 수강할 비용과 한 학기 동안의 급식비를 비교하면 한 학기 동안의 급식비가 더 비싸거나 최소한 비슷할 겁니다. -_-;; 학교마다 사정이 다를 테니 '다 그렇다'고 말은 못 하지만, 일단 제가 있는 학교만 놓고 보면 그래요. 한 학기 급식비를 공짜로 해결한다면 방과후 두 과목 정도 해서 1주일 내내 두 시간씩 듣게 할 만한 돈이 남습니다. 제가 일하는 학교가 이 지역에서는 밥값이 가장 싼 축에 속하는 데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옼 여사님의 저 지적은 그냥 뻘소리.

 

물론 밥 값을 지원해주는 것과 영어 교육-_-시킬 돈을 지원해주는 건 의미가 다르긴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고작(?) 방과후 영어 수업 공짜로 듣게 해 주는 것보단 밥값 지원해주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얘기지요.

 

게다가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가정'이라고 해도 어차피 자녀들 교육비가 부담스럽기는 다 마찬가집니다. 그렇담 말 그대로 '부유층' 에 속하는 가정의 자제분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학부모들에게 교육적으로 보탬이 될 정책이 무상 급식인데요. '부자도 도움을 받으니 안 된다!!!' 라는 저 분들의 절규는 어떻게 생각해도 납득이 안 갑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목숨 걸고 반대들을 하시는지 원.

 

3.

(이 부분은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애초에 정말정말 힘들어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혹은 한부모 가정)로 지정될만한 형편이라면 밥값, 기초 학비, 방과후 수업비는 이미 전액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교육 예산이 아니라 복지 예산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그래서 교육 예산 중 밥값이나 수업비 지원 관련 분량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지만 거의 그만큼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만. 사실 이 방면의 예산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은 많이 듭니다. 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전체 무상 급식을 하지 말고 현재의 지원 기준을 완화해서 이런 아슬아슬 계층에 속하는 가정의 학생들이 더 많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냐... 라는 식의 제안이라면 그건 저도 꽤 긍정적으로 생각하겠습니다만. 

 

반대하는 분들께선 애시당초 그런 방향의 예산 집행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한 적이 없죠. -_-;;;;

 

부분 무상 급식까지도 싸그리 거부하면서 한다는 소리가 뭐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애들 사교육비를 지원해주겠다느니... 장난합니까. 가난을 글로도 못 배운 티가 너무 나지 않습니까. -_-;; 당장 학교 급식비도 못 내는 집안에다가 '방과후 수업 공짜로 지원해 줄테니 많이 들으세효~' 하면 정말 퍽이나 기뻐들 하겠습니다 그려.

 

4.

결론.

1) 같은 돈을 쓴다고 가정한다면 초, 중학교 전면 무상 급식 보다는 좀 더 효율적이고 좀 더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2) 하지만 전면 무상 급식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런 정책을 찾아내는 데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여요.

3) 그러니 차라리 그냥 전면 무상 급식이라도 시행되는 편이 서민들 입장에선 이득.

4) 그래서 전면 무상 급식에 찬성을 할 수밖에 없네요.

    • 1)분명히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많습니다. 특히 학생안전 방면으로요. 이건 정말로 부자고 뭐고 차이를 둘 게 아니기도 하지요.
      2)관심이 없지 않습니다. 당장 올해 국감 회의록만 봐도. 달리 말하면 그만큼 국회가 무능하다는 겁니다. 아무리 쪼아대도 정부가 못 들은척 뭉개버리면 그만이니까요.
    • 프로스트/
      1) 학생 안전이 그만큼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공짜 급식이나 수업료 지원에 비해 수혜를 받을 사람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2) 그러니까 제가 바라는 건 '전면 무상 급식은 별로다!! 절대로 하지 않겠어!!!!' 라고 외치는 와중에 '그러니까 그거 하지 말고 이걸 하자' 라면서 좀 괜찮은 정책을 내세워 주는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 2)의원 개인의 주장을 보면 좋은 게 많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요. 하지만 정책이라는 건 컨텐츠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프로모션이 어쩌면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데... 현 시점에선 받아주는 사람도 없고(그쪽 동네 얘기로 '섹시'하지 않거든요), 프로모션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당론'의 차원으로 가면, 이미 '무상급식'이라는 의제가 설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여당은 그런 정책들을 '전면 무상급식 방어용'으로 쓰고(더 좋은 교육복지고 뭐고 간에 무상급식 막는 것만이 목적입니다), 야당은 '닥치고 일단 무상급식!'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어차피 그렇게 정치싸움 하고 있으면 절대로 행정부는 꿈쩍 안합니다. 게다가 여당이 이렇게 정부 꼬붕으로 가는 상황에서는요.
    • 프로스트/ 넵. 상황이 정리가 되는군요. 설명 감사합니다. (_ _)

      사실 여당에는 애초에 뭔가 기대를 걸어볼 생각이 들지 않는 관계로 야당 쪽이 참 한심하고 짜증이 납니다. 계속 이대로 놀다가 다음 정권도 여당 쪽에 넘겨주고 학교 교육도 요즘 흐름대로 그냥 흘러가 버릴 것 같아서요. 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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