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대화...(서머 레슨)


 1.듀게에 도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주말이잖아요. 특히 주말의 낮은 무료함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시간이죠.



 2.지난 주 토요일인가...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투덜거렸어요. 점심식사에 불러낼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램프를 문질러야겠다고요. 비상용 램프를 문지르면 누군가는 나오거든요. 나중에 댓가는 치러줘야 하지만요.


 

 3.그러자 친구가 의외의 말을 했어요. 자네가 부럽다고요.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네도 전부 할 수 있어.'라고 대답해줬어요. 이건 사실이거든요.


 친구는 '내겐 용기가 없네.'라고 대답했어요. 이 말도 이상했어요. 이깟 안전한 도시에서 용기같은 걸 증명할 일은 없잖아요. 이 도시에서 확실한 감정이라곤 욕망 뿐이라고 말하니 친구가 '그게 그거지.'라고 대답했죠. 이 대답은 약간 걱정스러운 것이어서 혹시 욕망이 없는거냐고 물어봤어요. 욕망이 없으면 그건 진짜로 문제가 있는거니까요. 친구가 대답했어요.


 '욕망은 있지. 잘 검열되고 있을뿐이죠.'



 4.휴.



 5.그래서 친구에게 욕망을 검열하는 건 이제 그만둬도 좋지 않을까라고 말해봤어요. 그러자 친구가 의외의 말을 했어요. 자네도 또한 욕망을 검열당하는 중이라고요. 


 그건 아닌 것 같아서 할 수 있는 만큼 강하게 대답했어요. 내 욕망을 검열하는 건 오직 하나, 제한된 구매력 뿐이라고요. 언젠가 구매력에 제한이 없어지는 날이 온다면검열 따윈 끝날거라고 대답했죠. 


 그러자 친구는 자네 또한 사회적 규약이나 예절에 검열당하는 중이라고 대답했고...'정말 그런가?'싶어서 좀 고민했어요. 하지만 고민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죠. 나의 상태를 결정하는 건 나의 자각이 아니라 타인의 관측이니까요.



 6.며칠 후 친구가 말했어요. '내게 여자는 필요가 없을 거 같군.'이라고요. 매우 놀라서 '그럼 자네에겐 여자 말고 대체 뭐가 필요하지?'라고 물었어요. 친구가 대답했어요.


 '서머 레슨'


 과연...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요. 서머 레슨의 완성도에 따라 내게도 여자가 필요없어질 수도 있겠죠. 내년 봄 쯤엔 알 수 있을거예요.



 7.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이 사람은 얘기 상대가 친구 한 명과 술집 직원들밖에 없나?'라고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그들 이외의 사람들과의 대화는 스크립트화된 대화가 대부분이거든요. 그 점에서 본다면...제대로 된 대화 상대는 그들 뿐이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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