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2016) 스포일러 감상기



공짜티켓이 몇장 생겼다는 친구덕에 '너의 이름은'의 프리미어 상영을 관람할수 있었습니다. 최근의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관심밖의 감독이었지만 이 영화의 일본흥행이 기록적이라는 소식에 조금 기대를 했습니다.


보고 난 후의 소감은 '어머 어쩜 넌 10년전이나 변한게 없고 그대로니?'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의 작품들은 아마도 일관적으로 그리움의 '정조'란걸 표현하는거 같습니다. 멀리 떨어진 혹은 헤어진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이 그의 영화의 영원한 테마인거 같아요. 그걸 위해서 정교한 이야기를 못만들고 수려한 인물묘사를 못하는 대신 손에 잡힐듯한 섬세한 배경묘사와 영화같은 연출로 빈자리를 메우는것 같구요.


이 작품의 장르를 '판타지 멜로'라고 본다면 이 영화는 이런류의 영화의 장치를 많이 인용합니다 좀 과하게 많이요. 처음엔 남녀의 신체교환을 기본 기믹으로 하다가 중반즈음에 '시월애'식의 시간여행 장치를 섞어서 진행합니다. 그외에 혜성충돌이나 무녀설정같은 요소도 넣고 각종 환타지 요소들을 두루두루 차용합니다. 제목인 '너의 이름은'도 두 사람의 연결이 끊어지면 기억도 잊혀진다는 설정에서 나오는 건데 사실 이 설정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비중이 큰데도 문제는 다른 설정과 달라붙질 않고 좀 따로 노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나 절정 부분에서 마을이 운석낙하로 증발하는 위기의 순간에서 상대의 이름을 기억못해 슬퍼하는 주인공을 보고 감정이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마치 에바 파의 음악사용을 패러디한 것같은 클라이막스 부분의 삽입곡은 더더욱 기괴함을 증폭시킵니다. 


인물의 작화와 움직임 묘사도 나쁘지 않고 종종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을 보고 있나하는 착각도 들게 하지만 이내 이럴거면 호소다 마모루 영화를 보는게 낫지... 하는 생각이 들고 맙니다. 모든 면에서 발전을 했는데 막상 발전을 하니 특징없는 준수하기만한 작품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섬세한 배경과 사물묘사도 이젠 업계표준이 된 탓에 더이상 경이롭지 않게 보이네요.


누군가 '1인 애니메이션 제작자라는 점 외에 신카이 마코토의 장점이 있나?' 라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그러게 말입니다.' 일것 같습니다. 

    • 아 기대 많이 하고 있었는데... 아쉽네요. 말씀처럼 장편 데뷔작부터 현재까지 그 정서에서 벗어난 적이 없긴 하군요. 그래도 보고는 싶네요.

      • 혹평만 한거 같은데 사실 그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훌륭한 작품이고 흥행결과가 그걸 말해준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이 감독만의 것이 아닌 것들이 많이 섞인 결과로 보여서 아쉬워요.
    • 이 영화에 대한 평이나 감상을, 그리고 이렇게까지 대중적 인기까지 얻고 있는 것을 영화 속에서만 찾을 순 없다는 생각입니다. (캐릭터 입장에서나 창작자 입장에서나 관객 입장에서나) 그렇게라도 되살리고 다시 살리고 싶어서..라는 생각에 맘이 저릿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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