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바낭] 박근혜, 문재인, 김무성
1.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아무 일도 못합니다.
믿었던 비서관들과 측근은 줄줄이 사표냈고 몇명은 구속되었지요.
그런데도 버틸 수 있는건... 평소에도 일 안했으니까요...(...)
일을 안했으니 비서관이나 측근이 없어도 아무 불편이 없겠지요.
그냥 19일에 일본을 갈 수 있을까만 걱정될거에요.
하여튼 이분은.. 자기는 정말 억울하다, 나도 속았다. 밖에 생각 안할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습니까? 과거 MB때 국회의원 공천하면서 친박 학살(?)때도 그랬습니다.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습니다.'
이분이 버티는거.. 4월을 얘기하는건 두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여권 후보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 둘째는 자신이 대통령일때 특검 조사를 받겠다는 것.
2.
박근혜 대통령을 사임시킨다면 그 반대 급부로 뭘 줄수 있을까요?
국민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상대의 행동을 끌어내려면 뭔가 반대급부를 줘야 합니다.
어제 메모왕 김무성이 슬쩍 보여줘서 오해를 불러 일으켰던 것 처럼..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 즉 퇴임후 안전보장 해주겠다 정도 해줘야 내려올겁니다.
박근혜가 대선후보가 되었을때 MB와 독대했는데 그 때 '퇴임후 안전보장'에 대한 약속이 있었다는 설이 파다했고, 아마 사실일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문재인 전대표가 이야기한 '명예는 지켜드릴게..' 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사임하면 더이상 물고 늘어지지 않겠다는, 국민의 뜻과는 반대 되는 말까지 했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박근혜는 본인 뿐만 아니라 최순실 일가의 안전보장도 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요..
친형제와도 의절한 상황이고 친박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기만 안전보장 받으면 뭐하나요. 5공초 가택연금 당하던 시절로 돌아갈 뿐인데.
지금 당장 박근혜가 탄핵도 아니고 '물러나겠다' 라는 말 했다고 촛불 동력이 약해졌네, 탄핵 물건너 갔네.. 이런 약한 소리가 나오는건 정치인들이 이런 협상을 하기 위한 밑밥 뿌리기라고 보여요. '탄핵은 못시켰지만, 당장 물러나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ㅠ.ㅠ' 이런 핑계를 대기 위함이죠.
'탄핵은 불가능해졌다' 라고 가장 크게 떠드는 사람들이 물밑으로 협상하고 있을 거에요.
3.
문재인 전대표가 자꾸 실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저는 문대표가 자신의 친구였던 노 전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박근혜와 겹쳐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MB일파가 친구의 명예를 더럽히고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에 대한 상처가, 박근혜를 너무 몰아붙이다가 또 비극적인 일이 생기면 어쩌지? 그래도 사람 목숨은 살려줘야지.. 명예는 지켜줘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 아닐까?
문재인의 비극은 자신이 야권 지지율 1위 후보라는데 있다고 봅니다. 본인은 권력에의 의지가 부족한데, 지지율 1위다 보니 '친문'이라는 계파가 생겼고 그 때문에 밀려다니는 형국입니다. 문재인은 노 전대통령의 비극만 없었으면 정치 입문 안하고 책쓰고 강연하고 변호사 생활 하면서 살았을 것 같아요. 작년말에서 올해초에 '문재인 대표가 권력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라는 평을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만약 이재명 시장이 문재인을 추월하고 경선에서 비등비등하게 간다면.. 물론 친문계의 반발이 있겠지만 문재인은 의외로 쉽게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도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다 누구와는 다르게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보다는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를 더 우선으로 하는 것 처럼 보이니까요.
4.
문재인 전대표의 지지율 1위는 또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당장 박근혜 대통령이 사임하고 두달후 대선을 치르면 문재인 대통령 탄생입니다. 호불호를 떠나 그외에 누가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니 여야 가리지 않고 문재인을 공격합니다.
문재인이 이렇게 대통령이 되었다고 칩시다.
보수 종편이 임기 내내 공격할겁니다. '자기가 유리한 시기에 대선을 치루게 해서 대통령이 된 문재인', '컨닝한거나 마찬가지인 문재인', '학칙 바꿔 이대 들어간 정유라나 마찬가지인 문재인'
문재인 입장에서는 최대한 공정한 싸움을 해서 이겨도 보수 종편이 물고 늘어질텐데, 현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고두고 낙인 찍힐 상황이란 말입니다. 문재인도 그걸 알테고요. 그러니 선도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 아닐까.. 만약 김무성이 지지율 1위 찍고 있었으면 명예퇴진, 질서있는 퇴진 같은거 안나왔습니다. 지금 헌재에서 탄핵심판중일걸요.
5.
김무성은 어떻게든 대통령 퇴진 시기를 늦춰야 합니다. 그래야 반기문을 이기고 보수 단일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반기문이 1월에 귀국 한다는데, 오자마자 대선출마선언을 하면 김무성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한 마당에 의원내각제로 개헌도 못하고 대권 도전도 못하면 김무성 정치인생은 2020년에 그냥 끝나는 거죠.
반기문이 귀국하고 보수/진보 언론이 공격과 방어를 통해 어느정도 검증이 되면 반기문의 이해할 수 없는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할테고, 그럼 현 시점에서 그 지지율이 갈 곳은 김무성 밖에 없습니다.
대선 준비 기간을 최대한 확보해서 반기문을 검증할 시간을 갖고, 그의 지지율을 끌어내려 자신이 흡수한다. 이게 김무성으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니 박근혜가 4월 사임 선언을 했다가.. 4월에 '이 시국에 행정 공백은 안된다' 면서 한두달 더 끌어도 김무성은 '이해한다' 라고 할겁니다.
6.
마지막으로, 박근혜가 4월 사임 선언을 하고 국회에서 추천받은 총리에게 권한이양을 한다고 칩시다.
문제는 현재 법적으로 박근혜가 권한이양을 취소하고 대통령 역활을 한다고 했을때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내년 4월초쯤 갑자기 군사적인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박근혜가 '비상시국이라 대통령으로서 복귀하겠다' 라고 하면 막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든 남쪽을 향해 포를 쏘든.. 아니면 중국이나 일본과 군사적 충돌이 있건...
군사적인 위기 상황이면 야권도 정쟁 할 수가 없고, 국민들도 광화문에 모일 수가 없습니다.
북한도 그걸 아니까 지금 뻘짓 안하는 것이고, 청와대도 그걸 아니까 대북단독제제안 같은거 발표하는 것이죠.
그러니.. 박근혜 탄핵이 부결되고 4월 사임 선언을 하는 쪽으로 가는 경우, 국내에서 치워버려야 합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예우건 뭐건 다 해주면서 청와대에서 치워버리고 가급적이면 해외로 보내버려야 내년에 군사적인 위기상황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써봅니다.
문재인관련해서 권력의지라는 말이 종종 등장하는데
물론 그 사용한 맥락을 보면 니체의 Der Wille zur Mach 와는 저언~혀 상관이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쳐도 순박하게 단어뜻 그대로 새긴다 하더라도
현대 국가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권력의지 운운은 그 발상자체가 너무 후지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전근대 절대권력이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좌지 우지하는 모습이 연상되거든요.
현대사회에서 국가 권력의 수장은 일종의 코디네이터 입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같은 역할이죠.
각 악기들이 자기 소리를 내도록 하되 하모니를 맞출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들이 말하는 권력의지 없는 문재인이 가장 잘할 것 같은 역할이지요.
또 혹자는 박근혜 당과 그를 추대했던 간신들을 모두 쓸어버리자고 하는데 심정적으론 모두가 공감하는 바입니다만
굳이 칼을 휘둘러 쓸어버리지 않아도 이런 간신들이 자연 도태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 또한 권력의지없는 문재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지요. 즉자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베이스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서 일을 만들어 나가는 양반이기 때문.
박근혜 물러가고 문재인이 올라갔을 때 종편에서 씹을 것을 걱정하는 것은 정말 구더기 무서워서 장못담그겠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냥 흘려버릴 것은 흘려버려야 해요.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쓰레기같은 소리에 귀담아 들을 시간이 어디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