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어느 공무원 워킹맘이 휴일 없이 주 70시간 노동에 육아까지 챙기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군요.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5&aid=0000965859

누구는 노동에 누구는 여성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이 사건은 노동자와 여성으로서 이중의 억압의 결과 같아요.

아래는 서천석 선생님의 페북글인데, 워킹맘들이 이 사건에 발언할 여유조차 없다는 지적이 뼈아프지만 공감되네요. 소 잃고라도 외양간 고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70452749679647&id=100001448018085

뭐라 할 말이 없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첫 주에 그는 70시간을 일했다. 한 주에 70시간이고 쉬는 날은 없었다. 주말에는 밀린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새벽에 나와 일했다. 오후에는 아이들과 놀아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장마비로 직장 계단에서 숨을 거두었다. 오늘 있었던 일이다. 그는 공무원이고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다. 워킹맘이다. 그에 대해 그의 상사는 평소에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무척이나 사랑했을 세 아이는 이제 엄마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

그럴 것이다. 그 외에도 그 부서에서 일하는 기혼과 미혼의 남자 직원, 미혼의 여자 직원도 그처럼 무리해서 긴 시간을 일할 것이다. 아마 그에게만 독하게 일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복직 후 적응 기간도 제대로 주지 않고 (어쩌면 기다렸다는 듯이 밀린) 업무를 맡긴 것은 분명 따져봐야 할 일이겠지만 우리나라의 근무 환경은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다.

70시간,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중앙부처 여성공무원으로서 그는 업무에서도 밀리고 싶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능력 면에서 뒤쳐지는 것이 없으니 그런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아이 엄마라고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미 반쯤 포기했을지 모른다. 그저 남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자기 일만은 스스로 확실히 해내려는 마음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미안하다는 말 하기도 지쳐 직장을 그만둔다는 워킹맘들을 나 역시 수없이 만나 보았다.

그가 주말에도 일한 이유는 평일에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퇴근을 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워킹맘이니까. 아이들이 기다리니까. 남자라면 야근을 했을 텐데 그는 야근을 할 자유도 없었다. 그는 퇴근 후 또 다른 출근을 했을 것이다. 이제는 다들 알다시피 워킹맘은 직장에서의 퇴근이 퇴근이 아니다. 또 하나의 출근이다. 한국의 워킹맘은 하루 평균 3시간의 가사 노동을 하고, 2시간의 육아 노동을 하니까.

나도 남자로서 뭐라고 말 할 권리가 없다. 면목이 없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워킹맘들은 화가 나도 당장 시간을 내 글 쓸 여유도 없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하다. 아이와 잘 살아보려고 노력한 것인데 이렇게 아이를 두고 죽게 되다니.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전국의 워킹맘들, 그리고 일하는 아빠들이 함께 작은 행동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검은 리본이라도 단다든지. 이 죽음이 절대 가볍게 넘어가지 않길. 너무 마음 아프다.
    • 경험자로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남초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육아와 일을 병행하려한 욕심이 초래한 불행한 결과라고 하더군요.


      5급 사무관이라는 직위를 얻기 위해 그 여자분은 어떤 노력을 했을지 가볍게 무시하는 발언이죠. 세 아이의 엄마는 그 어렵게 얻은 지위를 유지하면 안 되는 건가요. 제대로 일하고 싶었던 그 분의 마음이 저는 너무 절절히 이해가 되는대요. 야근도 제대로 못하는 부자유..


      문재인대표님이 이 문제에 대해 적절한 언급을 해 주셔서 저는 너무 감사하고 대통령이 되신다면 이 야근문화 반드시 바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여자가 일을 하려는 게 왜 욕심일까요. 왜 육아가 여성의 몫인게 디폴트일까요. 노동시간을 늘리고 임금을 줄여서 이익을 보는 것이 누구일까요. 야근시간을 고용으로 전환시키는 단순한 해결책을 두고 왜 이런 비극을 겪어여 할까요. '비정상의 정상화'가 달리 있지 않은데 말이죠.

        • 네. 이게 워킹맘의 문제가 아니라 이나라의 근본적인 노동 패턴과 조직 문화의 문제인거죠. 기사보고 지금 많이 슬프네요..
          • 공감합니다. 다만 이 문제에서 여성이라는 변수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이러니 100년 뒤면 한반도에 천만의 사람들만 살게되는거죠....

      • 네 요즘 리셋이 대세라는군요..
    • 명복을 빕니다.


      삶들이 많이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 네 돌아보면 우리 주위의 삶들이 이런 힘든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 듯하네요.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문제이면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고 하지요. 버티지만 말고 조금씩 함께 목소리 내어 상황을 변화시켜 나갔으면 좋겠네요.
    • 먼저 돌아가신분의 명복을 빕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아 곰곰히 생각해봅니다만 윗분들의 문제의식엔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한 회사의 영업팀을 봅시다. 그 회사가 성장을 하고 구성원들이 먹고 살기 위해선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만 채우면 매출이 저절로 올라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럼 모든 영업팀직원이 모두 필드로 나가 영업을 하면 매출이 오를까요? 단기적으론 그렇겠지만 누군가는 회사에 남아서 영업사원이 필요한 자료,물자 등을 정리 조달해 주는 지원업무를 반드시 해줘야 합니다. 이 둘이 안과 밖에서 유기적으로 호흡을 맞출 때 회사는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거지요. 더 많은 수입을 올리기위해 맞벌이는 효과적이지요. 하지만 누군가는 지원업무를 해주지 않으면 복귀 후 이들을 기다리는 건 달콤한 휴식이 아닌 다시 집안일이라는 고된 야근과 주말 특근입니다. 누구는 친정이나 시댁에 육아를 외주처리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외주도 관리를 해야합니다. 외주관리도 고되고 스트레스 유발자이긴 마찬가지지요. 결국 맞벌이라는 말도안되는 프레임을 깨야할 시점이 온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운영하면 회사는 진작에 거덜나서 폐업됐을겁니다. 가정관리도 누군가는 전담을 해야 쉽게 부도처리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남자든 여자든.
      •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만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면 일리가 있는 말씀이지만 사회적 지원이 존재한다면 다른 얘기가 되겠지요. 결국 체제의 문제로 수렴하는데 요즘 핫한 엘리자베스 워런이 쓴 '맞벌이의 함정'이란 책이 생각나네요.
      • 영업부서와 지원부서의 유기적인 호흡을 맞추는게 이상적인 건 사실이죠.


        하지만 영업부서에서 지원부서에게 '매출은 우리가 올리니까 니들은 우리 뒤치닥거리나 잘하'라거나, '일도 별로 안하는 것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편하게 월급받는다'거나, '우리는 영업뛰느라 바쁘니까, 니들이 우리대신 교육시간이랑 봉사시간 다 채워넣어라'거나 한다면,


        게다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지원부서가 영업까지 뛰어도 '넌 지원부서니까 하던 업무까지 책임져'라거나 '애초에 넌 지원부서니까 영업뛰더라도 임금 차이는 감수해라'고 한다면, 누가 지원부서를 자원할까요?


        영업부서와 지원부서의 유기적인 호흡을 맞추려면 지원업무도 영업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받는 분위기가 먼저 갖춰져야 하겠죠.


        모든 직원이 영업에 매달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영업부서가 지원부서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곤란합니다.


        비유와 달리, 실제 회사에서는 오히려 관리직인 지원부서가 영업부서보다 우위에서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곤 합니다만.

        • 답답했던 부분이 시원해지는 댓글이네요.

        •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하나 있어요. 그것은 바로 "업무의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필드영업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빛이 납니다. 그러나 지원이나 관리업무는 별로 티가 나지 않아요. 잘하면 본전이지요. 업무특성상 그래요. 예를들어 보면 마이클 조던이 날리던 시절 시카고 불스에는 스카티 피펜이라는 선수가 있었지요. 조던만 가지고는 아마도 시카고 불스가 챔피언에 오를 순 없었을 겁니다. 피펜이라는 뛰어난 수비형 포워드가 온갖 궃은 일은 다 했기 때문이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그렇죠 호나우두라는 뛰어난 공격수가 있었지만 박지성같은 선수들이 뒤치닥거리를 확실하게 해줬습니다. 그러니까 챔피언이 되는 거지요. 피펜이나 박지성이 나도 이제부터 영업좀 하자고 나섰으면 어떻게 됐을지는 뻔하지요. 이들은 팀에서 궂은 일을 담당하니 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진가는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요. 팀에 없어서는 안될 보배같은 존재라는 것을. 단지 화려하지 않을 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한쪽이 바깥일을 보면 다른 한 쪽은 빛이 덜 나더라도 지원업무를 충실히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야 시다바리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 굳이 그런 모르고 하는 이야기에 흥분하거나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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