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버스에서 들은 대화

 

 

고1인지, 고2인지 머리가 큰 남학생 둘이 제 뒤에 앉았는데, 본의 아니게 대화가 들리더란 말이죠.

학업이 힘들다는 얘기였어요. 자주자주 한숨소리가 섞인, 답답하고 미치겠단 얘기들.

요즘 기말 시험 기간이기도 하고, 때는 늦은 밤이었죠.

저 아이들 마음이 어떨까, 한국의 아이들이란, 이 야심한 시간에 10대가 가족과 집에 있질 못한다는 건 분명 정상이 아니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죠.

한 녀석이 그럽니다.

"난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초등학교 3학년으로 돌아가고 싶어. 정말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목소리는 간절했습니다. 배우의 대사처럼 연극적인 느낌마저 났어요.

저도 문득 초등학교 3학년때 어땠더라, 그때가 순진무구하고 행복했나, 그런 생각을 하게 돼버렸어요.

버스 안의 형광불빛이 반사된 창문을 내다보며 그 아이들 대화에 참여 아닌 참여를 하고 있었죠.

친구가 묻더군요.

"왜 초등학교 3학년이야?"

곧 진지한 대답이 들려왔어요.

 

 

 

 

 

 

 

 

 

 

 

 

 

 

"그때 우리반에 예쁜 여자애들이 많았거든..."

 

 

창밖 야경을 내다보던 저의 눈이 둥그래졌지요. 응?

특별히 예쁜 여아들이 많은 어느 초3 학급. 그 안에서 느끼는 남학생의 행복감과 만족감이란 내가 모르는 대단한 것이었어요.

아, 저런 소망도 있구나. 나름 신선했던 이야기였지요.

 

잠이 안 와서 써 보는 싱거운 이야기예요.

 

    • 저는 초4요.. 그때 우리반에 멋있는 남자애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후론 정말 없네요. 계속 남녀공학이었는데...
    • 그 남자애도 초등학교 때는 아마 우리반 여자애들 못생겼다고 이야기하고 다녔을 겁니다.
    • 전 초4,5 시절이요. 주욱 같은아이들과 한 반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최고는 초5.이쁜애들 부분 전 공감이 가네요. 이쁜애들이 많았기도 하지만 전학교 학년에 걸처 공인된 이쁜 아이가 있었어요. 당시 그리 멀지 않은 인근 초등학교의 지금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시절부터 이미 유명했던 아역배우-하이틴스타의 길을 걸어가게 될 아이와 비견되었을 정도, 시험볼때마다 짝꿍이었어요. 반 등수가 같았거든요(갸는 여자2등, 전 남자2등). 전교1,2등이 (그것도 남녀로)있던 반이라 항상 시험때마다 짝이 되었는데 그래서 시험볼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ㅁ=;;
      유년시절중의 황금기였어요. 나름 공부도 잘 하고 그림도 잘그리고 생긴것도 귀엽고;;;해서 선생님들에게 이쁨 무지 많이 받았고요.
      아....바보같이 이미 오래전의 일이라고 해도 이거 자랑질 하니까 꽤 기분 좋은데요?
    • 다시 이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하면 끔찍하네요. 저는 1초전으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음...--
    • 그렇게 따지면 저는 중3...(쿨럭)
      하지만 전 돌아갈 수 있다면 고1..
    • 인셉션의 그 여자 심정이
      이해가 가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한 시간만을
      계속 재생하는거요...
    • 음.. 지루할 것 같기도.
    • 절대 학창시절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고3이 있으니깐요. 언젠가는 닥쳐올 고3. 너무 싫은데요? 악-
    • 초 3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나름 기대했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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