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보고 왔어요 (스포 조금)

거대 구조물의 비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던 제게 영화의 포스터는 확 와닿았지만 원작을 알고 난 후 조금 실망(..)한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에이미 아담스 원탑 영화인데 정말 연기를 잘 한다고 느꼈어요.

영화는 뭐라고 해야되지 국어 이론에서도 나오는 사고중심과 언어중심 관련한, 그 내용에서 나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언어가 문제인 게 아니라 그냥 저들이 예언 능력이 있어서인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ㅎㅎ 역시 저는 뼛속까지 사고중심주의자인 듯해요. (그 이론에 따르면)

그와는 별개로 전 주인공의 선택이 머리로는 이해가 갔어요. 그에게 이미 과거 미래라는 구분은 없어진 거고, 모든 시간 축이 현재와 마찬가지일테니까요. 끝이어도 그게 끝이 아닐 것이고 미래와 현재, 과거는 이제 주인공에게 계속해서 일어나는 일이 되겠죠. 영화 후반부가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는 것 같았고요.

몇가지 조금 계속해서 생각난 점은 왜 주인공 루이스만 그런 의식 변화를 겪는 것처럼 그려지느냐.. 왜 가장 가까이 같이 연구한 이안이나 상륙지역의 언어학자들은 변화를 겪고 있는지 언급조차 안 되는지..였어요. 루이스가 최고 권위자인 것처럼 나오기는 했지만요.

정말 인간의 모든 언어가 미래와 현재 과거 구분이 없다면 지구상의 인간들은 시공축을 다른 감각으로 느끼며 살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그 순간 현 차원이 3차원이 아니라 4차원의 세계에 가까워지는 걸까요?

원작을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SF와 언어학이 만나니 정말 재밌는 이야기가 가능하구나 싶었네요. SF는 뭐든지 재밌지만!
    • 한국판 번역 얘기를 안 했네요. 전 어라이벌이라는 제목을 한역하는 게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도나 도착으로요. 콘택트라는 영화가 멀쩡히 있는데 컨택트라는 제목은 너무 게으른 것 같아요. 외화가 왜 매번 이런 식으로 번역되는지 정말 이젠 좀 짜증이 나네요. 정 하고 싶었다면 접촉이라는 제목을 써도 되는데.
      • 차라리 '어라이벌'이라고 발음대로 썼다면 게으르다고 이해하겠는데, 쌩뚱맞은 '컨택트'는 뭔 상관인지 황당합니다.

        • 제목에 관해 덧붙이자면 프랑스판 제목은 premier contact 즉 first contact 거든요 영화수입자들이 느끼는게 비슷한걸까요 ㅎㅎ 아님 알고보면 제작사에서 제목을 돌린다거나? ㅎㅎ

    • 영화는 평화롭게 전세계가 화합하며 끝났지만, 내심 불안하더군요. "인간들이 헵타포드어를 배워서 과거-현재-미래를 깨닫게 되면 더 많은 탐욕과 싸움이 벌어지겠지...?" 하면서요ㅎㅎ 그렇게 인간들이 싸우다 자멸하면 3000년 뒤에 외계인들이 지구에 정착해서 새로이 정착을...?

      • 앗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동시에 미래가 얼마나 황폐화 될지 알 수도 있으니 피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ㅎㅎㅎ

        아니면 헵타포드의 말은 너희들이 망해서 우리에게 땅을 주는 도움을 줄 것이다는 뜻이었을수도...
    • 언어가 사고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가로쓰기=일방향 직선의 시간감각/ 원형쓰기=순환의 시간감각 과도 영향이 있는 것이었겠네요. 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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