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를 바꾸는 거는 어려워요
굶고 싶지 않다는 극히 속물적인 욕망으로 선택한 진로가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어쩔 때는 아 재밌네 할때도 있는데 전반적으로는 내가 도대체 이것을 왜 하고 있는지, 뭔가 결과물도 딱히 없고, 있다 하더라도 별 흥미도 없고.
근데 막상 직업을 바꾸려고 하니 두려워요. 계속 관련 업종만 찾게 되요. 돈이 들어오는 업종이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업종이니까요. 그리고 근무 환경도 나쁘지 않죠.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는데,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업종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특별히 관심이 가는 다른 분야도 없어요.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나름 조사도 하고 그랬는데 천성이 generalist라서 그런지 이거 하다가 저거 하다가. 한 곳을 파고들지를 못하네요. 나도 전문가 되고 싶은데.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요.
아 하기 싫은데 하다가도, 일이 들어오니;; 다시 공부하게 되고. 그러면 나쁘지 않은데?하다가 다시 일할려고 하면 내가 왜 이 거를 하고 있지? 하기 싫어!!!하고. 그게 무한반복중 ㅋㅋ
무엇보다도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두려워서 피하는 것 같아요. 사실 일한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아직 신입인데, 절박하지 않아서 이러는 건가 싶네요.
그래도 직업을 바꾸는 사람들 요즘 많고 그러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백세인생이라서 살다가 중간에 한 두번은 직업을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고 애인이 자꾸 말하는데, 그 생각하면 저도 힘빠지고 힘드네요. 지금 하는걸 하려고 투자한 시간이 엄청난데. 또 다른걸 배워야 한다니!
그러니까요, 백세인생이라서 와 좋을게 아니라 오히려 더 괴로운 것 같아요 ㅠㅠ 단순히 배운다고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을 통해서 또 단련시켜야 하는건데, 이 모든 것을 언제 다 한단 말입니까. 인생이란...
제가 하는 일은 디지털 마케팅이에요. 주로 Social Media, Email Campaign, Marketing Automation, SEO를 하지만 그냥 Generalist 에요.
사실 지금같은 시대에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뭐 의사나 그런 직종이라면 모를까, 비지니스나 IT분야는 트렌드가 빨리빨리 바뀌기 때문에 계속해서 배우지 않으면 도태되죠. 오히려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분야는 그만큼 들어가기도 더 쉽다는 소리가 될 수도 있겠는데, 시간과 돈을 과감히 투자해야 결과물이 나오는것 같아요.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시작도 못하게 되기는 하죠... 뭐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런 감정이 드는 겠지만요.
제 경험으로는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는 generalist보다는 expert였어요. (미국 IT업계) 컨설턴트,인턴 아니면 주니어 포지션은 좀 더 generalist한 사람을 뽑기는 하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에 최대한 상세히 자기 직무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해요. 물론 다른 나라의 다른 업계에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요. 한국 회사에서 주로 원하는 사람은 generalist인가요?
아무래도 전에 했던 일하고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면 경력에 큰 도움이 되죠. 아예 맨땅에서 헤딩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경력을 인정받아서 더 시니어인 포지션으로 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같은 경우는 아예 연관 없는 일 하다가 (영어 강사, 세일즈) 빡세게 부트캠프 3개월하고 바로 엔지니어로 취직하는 일들도 꽤 봐서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돈이 몰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에는 이런 치트키같은 기회가 가능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테크 쪽은 경력 상관없이 만들어내는 거를 보여줄수 있다면 잘 데려가니까요... 하지만 적성이 확실하게 맞아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죠.
아무래도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현실은 병신같고 그러면 현실기피주의자가 될 확률이 높죠 ㅠㅠ ㅋㅋ 아예 생각하지 않는게 현상유지를 위해서 더 편하기는 해요.
직업이란 일단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걸 결코 잊지 마시길.
물론 간혹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운좋은 사람이 있긴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일 끝나고, 아니면 휴가 때 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 = 취미를 말씀하시는건가요? 덕업일치를 이룬 사람들 정말 부럽지만 정말 운좋기도 하죠. 그렇지만 저는 취미는 그냥 적당히 좋아하는 거라서 직업으로 삼으면 오히려 더 끔찍할 것 같아요.
그냥 일이 적성에 맞으면 그러저럭 좋아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적성에 맞는 일을 하시니 좋으시겠어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죠,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 ㅠㅠ 1,2년 쯤 되면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