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을 깨는 블랙커피같은 영화-싱글라이더를 보고(약스포)

1. 영화소개프로에서부터 보고 궁금했던 영화여서 개봉날이 오길 고대했어요..이병헌의 감성연기를 좋아해서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도 많이 했구요

2. 영화를 보고난 후 블랙커피를 마신 듯 씁쓸했습니다. 영화가 재미없다거나해서가 아니라..이병헌은 또 가공할 연기력으로 수동적인 일반적인 한남의 파괴된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거든요..대사에도 나오듯 단한번도 의심이란걸 안하고 물이 흐르는대로 남들 따라 그냥저냥 열심히 살던 이 강재훈이는 자기에게 어마어마한 문제가 터져도 직접 직면해서 해결하기보다는 피하기만 하고 아내와의 문제도 풀어가기보다는 피하기만 합니다. 매사에 수동적이었기에 주체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없는 일반 한남..사축으로 길러지다가 버려지면 죽고..죽고나서야 자유롭게 되는 한남..

그에 비해 아내 수진은 호주에 살면서 주체적으로 삶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과거 자신의 모습을 이겨내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려는 그녀는 서울에서보다 훨씬 빛이 나고 그런 그녀에게 재훈은 다가갈 수 없습니다. 빛을 가진 사람에게 빛이 꺼진 남자는 다가갈 수 없고 자신이 수동적으로 살면서 빛을 꺼뜨렸다는 걸 자각한 후에야 자유롭게 빛을 따라 갈 수 있게 됩니다.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저는 이렇게 봤어요..제 스스로도 수동적이기에 그렇게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이병헌의 인생작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해가는게 그 전엔 누군갈 연기하는 듯 보였지만..강재훈을 연기하는 그는 약간 자신을 더 많이 담아보였기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는 졸음을 깨워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수동적으로 살아갈때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단걸 좋은 연기가 보여줬거든요.

이병헌은 정말 과잉이 1도 없이 오히려 자기를 녹여서 미니멀하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공효진은 호주의 강렬한 햇살을 받아 빛이 넘치는 연기를 현실감있게 보여주었어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 한국인들은 대체로 자기 엄마 친구들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심지어 자기 엄마가 원하는 삶도 아니라 엄마 친구들이 원하는 삶.

    • 이 글을 읽자니 영화가 무척 보고싶어졌어요. 그리고 하나. 이병헌에 대한 거부감.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여타 게시판에서 김민희를 열심히 까는것에 대해 사생활은 사생활로 보고 배우는 연기로 봐야지..하고 쯧쯧거린 제가 떠올랐네요...


      이병헌에게도 이 생각은 동일하게 적용되야 하는거 아닐까 합니다. 그는 내게 배우로서만 의미있는건데 말이죠. 


      뭐 여기는 범죄경향이 있네 어쩌네 해봐야 결국 제겐 김민희도 이병헌도 배우로서밖엔 평가대상일수가 없는거죠...


      이병헌이 나온 영화라는 이유로 아예 제 시야에서 차단한 저의 편협함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 약스포라고 하셔서 피해가려고 대강 훅 읽어내렸는데 보고 싶어지네요. 이병헌 나오는 영화를 이병헌 땜에 보고 싶어지는 건 처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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