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오늘도 변함 없이 나이브한 대선 잡담
1.
듀게에 오랜 세월 서식하면서 대선과 같은 빅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영양가 없는 잡담을 적어 온 것도 한 세월입니다만.
유독 이번 대선에는 '왜 그렇게 생각이 모자라니'라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라는 걸 잠깐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이번 대선 한정으로는 세상이 좋아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껏 겪어 왔던 대선들은 늘 당선 확률 1위가 새누리 프랜차이즈이다 보니 듀게 같은 성향의 게시판에선 유저들이 싸울 일이 별로 없었죠.
'과연 진보 정당 지지자들은 새누리를 막기 위해 맘에도 없는 민주당을 찍어 줘야 하는가' 라는 정도의 논쟁은 있었지만 지금 정도로 격한 분위기는 아니었구요.
하지만 이번엔 새누리 쪽은 애초에 가능성이 없어서 야당 쪽에서 지지가 갈리다 보니 이토록 유저 없는 듀게에서도 논쟁이 생기고 싸움이 붙고. 뭐 그러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그 와중에 저 같이 느슨한 민주당 지지 예정자는 느슨해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까이고 민주당 성향이라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까이고. 허허허.
어쨌든 뭐 세상 좋아졌(?)으니 다행인 걸로 생각하기로(...)
2.
드디어 네거티브 대전의 '본격적인' 문이 열렸습니다!!! 두둥~!!!!
이에 대한 제 소감은 뭐. "그래, 이래야 내 대선이지!!!" 이런 느낌입니다만. ㅋㅋㅋ
이 시국에 재빠르게 '정책으로 승부하자'라는 드립을 날리는 안철수는 좀 얄밉네요. 이거 까놓고 말해서 유체 이탈 아닙니까. 지금껏 너희 당 동료들이 하고 있는 건 뭐니.
박지원 주승용 손에 손을 잡고 '우리 모두 함께 네거티브 없는 알흠다운 정책 대결 펼쳐보아요~' 라는 선언이라도 한다면 (그리고 그 말을 지킨다면) 인정해주겠습니다만.
안철수가 저렇게 말 해 놓은 그 날도, 그 다음 날에도 여전히 뭐. ㅋㅋ 그냥 저런 말을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민주당 입장에선 좀 서러울 것 같아요.
나름 지금 '전탄 발사!!' 모드로 네거티브 항전을 하고 있고 의외로 꽤 쏠쏠한 떡밥들도 많이 날리고 있는데 언론이 안 적어줘... ㅋㅋㅋ
안철수측에선 느긋하게 '이번엔 야 vs 야의 대결!' 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맨날 벌이던 새누리 vs 범야권 대전이랑 구도랑 전개가 똑같으니 이건 뭐.
이러다 또 대선 막판에 심상정 & 정의당에게 표 달라고 조르다가 욕이나 먹게 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또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민주당-문재인 입장에서 이번 대선은 그냥 집토끼 잘 간수하면서 안철수 확장 견제만 하면 승산이 충분하죠.
반면에 안철수는 보수, 중도를 다 꼬드겨야 하니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갔다가 스텝 현란하게 밟으며 중심까지 지켜내는 곡예를 선보여야 하는 어려운 미션인데...
걍 닥치고 문재인만 까면 지지율이 오르는 마법 같은 나날들이 펼쳐지니 이게 참. ㅋㅋ
암튼 다음 주 여론 조사 결과가 기대됩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번 한 주 동안 써먹을만한 네거티브는 거의 다 써먹은 거나 다름 없거든요.
이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지지율이 역전되거나 더 좁혀지거나 하는 걸로 나온다면 그땐 정말 '정책 승부' 밖에 남은 게 없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 유권자들은 후보들 정책엔 그리 큰 관심이 없습니...
3.
근데 정말로 언론들이 좀 너무하긴 합니다. ㅋㅋ
뉴스는 다 인터넷으로만 보고 티비를 아예 안 보고 살아서 잘은 몰랐는데,
http://www.nocutnews.co.kr/news/4764343
이 인터뷰에 나오는 수치들이 다 사실이라면 이건 뭐. ㅋㅋㅋㅋㅋ 이건 거의 문재인 vs 안철수가 아니라 문재인 vs World 수준이잖아요.
이걸 이겨낼 방법이 있겠습니까. 이런 상황이면 민주당 캠프가 국민의당 캠프보다 훠어어얼씬 잘 해야 될까 말까 한데 그게... 음;
민주당 측에서 뭔가 빼도 박도 못 할 크리티컬 히트 꺼리를 찾아내지 못 한다면 이번 대선은 의외의 큰 차이로 안철수가 낙승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론 조사 결과들을 봐도 문재인 vs 안철수는 20대 vs 60대 이상의 구도인데.
이게 말이 '60대 이상' 이지 인구수로 20대를 가볍게 찍어 누르는 데다가 또 이 양반들이 워낙 성실한 투표자들이어야 말이죠. 네거티브 같은 것에 흔들릴 성향들도 아니구요.
4.
드디어 대한민국 대선 토론에도 스탠딩 방식이 도입되는군요.
http://news.naver.com/main/election/president2017/news/read.nhn?mode=LSD&mid=sec&sid1=154&oid=003&aid=0007877673
아무래도 문재인은 사람의 똑똑함 여부와는 별개로 말빨은 떨어지는 느낌인지라 안철수측 지지자들이 기뻐하고 있습니다만.
왠지 지지율 1, 2위가 사이 좋게 고구마 나눠 먹는 가운데 홍준표가 아무말 무쌍 난무로 좌중의 얼을 빼 놓고 지지율 최하 콤비 심상정과 유승민이 냠냠 쩝쩝 발라 먹는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대선 후보 다섯명의 인터뷰나 연설들을 구경해 온 느낌으론 그래요. ㅋㅋㅋ
부디 홍준표가 재밌는 시간 많이 선사해 준 후 얼른 감옥이나 갔으면 좋겠네요.
5.
사실 제가 안철수를 탐탁치 않아 하는 이유 중엔 제 밥벌이와 관련된 것도 있습니다.
이 양반의 교육 개혁 공약이 전혀 맘에 안 들거든요.
문재인의 공약은 대체로 무난~하게 '민주당 계열이 내놓을만한 공약' 이라는 느낌이라면 안철수의 공약은 '일단 멋져 보이게 막 질러 보았으니 나중에 수정해주시죠' 라는 느낌.
두 후보의 교육 공약에 대해 극혐과 격렬한 지지의 기운 없이 건조하게 진행되는 대화를 구경해보고 싶습니다만.
아무도 그런 얘긴 안 하더라구요.
심지어 두 후보들 본인들도 아직까진 디테일을 짐작하기 어려운 얘기만 하고 있어서...;
6. 엊그제 오전에 박영선이 국민의당으로 간다는 기사가 뜨더니 바로 그 날 오후에 본인이 부정하고, 저녁에는 문재인 선거팀에 박영선이 이름을 올렸다는 뉴스가 뜨더군요.
우연의 일치 치곤 너무 타이밍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7.
아무도 관심 없으신 것 같지만.
박광온이라고 기억하십니까 박광온. 문재인 캠프 공보단장이어서 뉴스에도 매일 보이는 박광온.
민주당 관련 뉴스에서 이 분 이름을 볼 때마다 괜히 반가워요.
이 분 따님이 바로 그 유명한 '랜선효녀'님 아니시겠습니까. ㅋㅋㅋ
아버지 많이 성공하셨네요 효녀님. 뿌듯하시겠어요.
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선거판을 이렇게 재미진 게임 정도의 레벨(?)로 관전하려면 어떠한 자세가 필요한가. 누구 팬덤은 어떻네 품평도 좀 하면서. 그럼 스트레스도 안받고 참 좋을거 같긴 하다. 내 인생도 아닌데 정치에 대한 진지한 절실함 같은걸 가지는건 결국 바보짓에 불과한가?
죄송하지만 제 기준에서 이 글의 느낌은 나이브한 것 보다는 좀 얄미움에 가까워요. 뭐 다양한 사고방식이 있으니까요. 어떤 이의 눈에는 저같이 대놓고 선거판에 열을 내기도 하는 사람이 흔히 말하는 누구의 '빠'나 '까'처럼 보이기도 하겠죠.
그리고 이번 대선이 야 vs 야 구도라는데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론과 언론은 이미 전통적인 보수-진보의 선거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유력한 성골 새누리 후보는 없지만 보수 육두품 정도 돼보이는 분은 있는거 같거든요.
저도 이번에 세대별 구도로 가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이번엔 50대가 반반정도라 해볼만 하다는 거죠. 적극적 투표층에서는 문재인 지지율이 여유있게 나오고 있긴 하지만, 60대분들이 지금은 기분이 나빠서 '에휴 투표 안해'라고 생각하지시다가 정작 당일엔 다 투표를 하실 것 같은 편견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60대 투표율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뽑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해서 투표를 포기하실 분들이 아니죠. ㅋㅋ
그래서 어찌보면 문 vs 안 대결의 가장 큰 변수는 홍준표가 아닐까 싶구요(...)
박지원의 맞상대는 누구니 누구니 해도 레드준표. 이해찬과 같이 정공법을 쓰는 쪽과는 결을 달리 합니다.
벌써 한 쨉씩 주고 받았더군요. "홍준표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는 박지원 선빵에 "안철수 대통령 되면 박지원이 상왕 된다"고 레드준표 응수.
토론회에서 홍준표가 누구를 주 목표로 공격할진 모르겠지만 누가 되었든 참 피곤한 시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ㅋㅋ
로이베티님께 댓글로 딴지를 많이 단 사람으로서 많이 찔립니다.
사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기분이 상했다는 표현(?)이 있다면 사과하려고도 했었습니다.
대인배(라고 아부를,,,,)이신 로이배티님께서 그런 표현을 않아셔서 제가 마음의 찔림을 외면하며 지내온것 같습니다.
사실 표현은 없었어도 낌새정도는 있긴 있었던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나이브하다는 표현도 제가했었죠...)
위이 보들이님의 댓글에 공감이 갑니다.
언론들의 일방적인 문재인 비방, 경쟁하는 후보 응원.
-> 여기에 문재인 지지자들의 분노
-> 상대 지지자들의 노문빠, 문베충 소리로 대응, 언론도 여기에 편승...
-> 문 지지자들은 거의 극렬 지지자들
이런류의 악순환...왠지 억울하죠...
나는 진보, 중립, 라이트한 정치관심자,,,라고하는 분들이
노문빠, 문베충,,,,악다구니...이런 표현으로 비하하는 다른 지지자분들에게 은근 공감을 표합니다.
아무래도, 확률상 현재, 인터넷에서는 문 지지자들이 훨씬 많으니까 질낮은 빠들이 더 많이 보이겠죠.
그러나, 이전부터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등이 언론에서 그렇게 당하는 것을 봐왔던 본 지지자들이 조용하기가 쉽겠습니까?
이런 배경들을 생각하시면,
유독 문 지지자들이 양비하는 느낌의 글들이나
은근히 반대진영을 지지하는 것 같은글들..
그리고, 가르치려는 점잖은 분들에대해 냉정해지기 힘든것 같습니다.
아뇨 딴지(?) 거신 걸로 찔려하시거나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제가 뭐 딱히 남들보다 내용 충실한 글, 옳은 글 적는 사람도 아니라서 딴지 걸릴 구석이 엄청 많은 게 사실이고.
또 실제로 제 글에 걸리는 태클들 중에 정말로 문제 없는 부분에 괜히 들어 오는 태클 같은 건 거의 없었거든요. 하하;
그냥 제가 생각이 짧고 글이 모자라서 그런 게죠.
에휴 어쩌다 이리 되어쓰까잉~ 싶은 대선 D-30입니다. 그런데 저는 올해 서른이고, 이게 세 번째 대선인데요.(지금껏 대선 성공률 0% ㅠ) 따지고 보면 이번이 제일 편한 대선이긴 해요 ㅎㅎ 왜인지 영문을 몰랐었는데, 적어주신대로 일단 새누리가 뿌셔졌으니까(?) ㅋㅋㅋ
제가 지금 가장 안도하는 바는 이번 대선레이스가 짧을 거라는 겁니다. 이미 듀게 말고는 모든 커뮤니티에 발을 끊었는데, 한달만 은둔하면 되니까요. 근데 이런, 우리 팀장님이 매일 ytn을 틀어놓으신단 걸 까먹었네요. 티비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는 연습과, 회사 사람들의 은근한 샤이보수뽐뿌(...) 를 진정하며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한 달 남았네요! 그래서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