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몫 끼어드는 잡담.


1.인터넷 게시판 어딜 가나 뜨겁네요.

바로 밑에 쓰신 글처럼 듀게가 이 틈에라도 복작거려서 보기 좋...다기보다 웬지 맘이 놓이고.


사실 겨우내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무력증이 너무 길어서 자판 두드려 이야기 빚는 힘 안 드는 일에조차

에너지를 소모하기가 어려웠어요.


뭔가 소통하고 싶고, 내 생각을-아무리 한심한 것이라 해도- 내보이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는데.


이 틈을 타서 저도 (충분히 한심하게 여겨질 수 있는) 근황 및 잡담을 털어놓아 봅니다.



2.지난 가을에 비해서, 저 개인은 전투력(?)이 훅 떨어졌어요. 탄핵이 가결되고 난 후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조금은 마음이 놓여선지...

지금도 누가 되느냐 누가 나쁘냐에 열 올리는 분위기에 묻어지지는 않네요.

어차피 저는 선거일에  투표장 가서 내가 뽑을 사람 꾹 뽑고 돌아오면 된다는 주의고.

다만.한 가지 조심스런 부분은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박근혜와 이명박에 대해서 엮어질 가능성이 있는 쪽은 뽑고 싶지 않습니다.

김 빠진 그 말을 다시 인용한다면....'내가 이러려고' ,우리가 이러려고 몇 주 내내-어떤 많은 분들은 몇 달 내내- 촛불을 든 게 아니잖습니까.



3. 이제 저 개인의 근황...

겨울잠과 같았던 무력증이 계속되는 동안 한 가지 지칠 줄 모르고 들이판 분야가 있었으니.


저...사주에 빠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주를 간명하는 일에 빠졌어요.


첫 시작은 저 자신, 그리고 제 아이를 불안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나름 책도 잃고 저 자신에 대해 심리상담도 받아보는 등 불안을 달래고 저와 제 아이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을 할 무렵

인터넷으로 만세력 및 각 개인의 사주 팔자의 성분에 대해 미사여구 없이 딱 뜻하는 것만 기술하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사주를 스스로 파악하다 보니,신기한 점이 있더군요.

아이를 비롯 제 가족들의 사주도 넣어 보니 맞는 것들,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단, 여기서 '사주와 맞는다'는 것은 무슨 운명을 예언했다, 앞날을 점쳤다기보다는

그 사람의 천성에 가까운 성품, 행동 방식 등이 맞아들어간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어떤 느낌이냐면...사주의 '일주'로 사람들을 파악할 때는 9개가 아닌, 마치 몇십 개의 결과를 내는 애니어그램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누군가의 앞일을 점치기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심리인지, 그런 것들을 아는 데에서 더 묘미를 느꼈습니다.


(사주 간명에 대해 아시는 분이라면 용어를 보고 제가 어느 수준인지 아시겠지만)

처음에는 사주에 화수목금토 중 뭐가 많고 적다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정관 편관 정재 편재 편인 인수...요런 성분들을 파악하는 단계를 지나

일주(태어난 날 두 글자)별 성격을 파악하고 알아보는 데 이르고,

다음엔 사주의 기본 구조(천간 4글자+지지 4글자=사주8자),사주 내 여러 신살(흔히 도화살 육해살 등), 12운 등을 들이파고,

그 다음에는 사주 내 형,충, 파, 해, 합 등을 알아가고

그러다가 그런 것들보다 중요한 건 사주의 '격국' 이 얼마나 좋고 나쁘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요즈음은 대운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주 안의 오행이 어떻게 어울리느냐에 따라 이 사람의 인생의 성분과 모양이 빚어진다는 것에 눈이 가는 중인데...

예를 들면 태어난 년의 '해수'가 '축토'와 합하여 어쩌구...'갑목'이 뭘 생하여 어쩌구....

역시 이런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짧은 알음으로 사주 여덟 글자가 그 배열에 따라서 인생의 모양을 빚어가는 양상이

그처럼 다른 것을 파악하다 보면

이것이 잠시나마 다른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 그 무게에 눌리기보다는

퍼즐이나 테트리스를 맞추어 모양을 찾아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주를 간명하는 분들 중에 처음에 이런 느낌으로 빠지는 분들이 

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예전에는 결코 알지 못했던 용어들. 뭐라더라...녹마동향 재관동림 천충지충 충중봉합 관인상생 식신생재

이런 단어들이 입에 챡챡 붙고 있습니다 -_-


그런데 사주를 알면 알수록... 저는 앞날을 점치는 기능으로서의 사주를 백 퍼센트 신뢰하지는 못하게 됩니다.

사주가 좋지 않아도-단 이 때 좋지 않다는 것은, 사주의 성분들이 나쁘기보다는 그 사람이 그 사주를 가지고 살아갈 때 여러 고난을 겪거나

마음을 다치기 쉽다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의지력으로 또는 (제 생각에) 사주조차 맞히지 못하는 어떤 힘으로

사주와는 다르게 인생을 일구어 가는 경우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주를 어떤 부분 맹신하면서도,또 사주가 이런 부분까지 다 맞출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되는 부분도 생기구요.

인간의 의지력을 존중하는 마음이 이상하게도 다시 솟구칠 때가 있더군요.


아마, 제 사주가 별로...일반적으로 살기 힘든 사주이기 때문일까요? 하하하


제 사주와 대운만 믿자면, 좌절 잘하는 저는 접시물에 코 박고 죽어야 할 겁니다.

게다가 참고로 저는 외격의 사주라서, 쉽게 이렇다, 고 판단하기가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제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은 이렇게 하는데, 당장 '오늘의 일진' 같은 것을 보고 하루하루를 점치는 습관은 좀 끊어야 할 것 같습니다.



4. 또 한 가지 찌질한 듯 즐거운 근황은.


30년 넘게 할 줄 모르던 남자 배우들 팬질을 돌려가며 한다는 것 정도.

지난 여름 소지섭이 참 좋아졌더랬습니다.

어쩌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재방송(저는 이때 이 드라마를 처음 보았습니다)을 보게 되었는데

소지섭은 그저 차무혁이더군요.

어느 정도 마음이 사그라든 지금도 차무혁을 생각하면 마음 한 가닥이 울리는 듯합니다.

결정적으로 그가 좋아진 것은 그가 (처음엔)'아무도 안 듣는' 힙합 앨범을 무려 자비로, 거의 매년 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였습니다.

당시 톱 남자배우들의 비행들이 속속 밝혀지던 때라, 톱의 자리에 오르고도 헛짓 안 하고 자기 좋아하는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소지섭의 행보가

더 미덥게 느껴졌습니다.

제목만 들으면 제 주변인들 누구나 뿜던 'SOGANZI', 이거 좋습니다. 이거 명곡이에요. 


그러다가 작년 말에 좋아진 이는 강하늘.

얼굴만 보면 반듯한데, '동주'의 섬세한 청년미가 풍겨나는데,어딘가 퇴폐적인 느낌을 곁들일 구석도 있고.

작품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모습, 물처럼 그 모양이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에 눈이 갔습니다. 역시 <보보경심 려> 덕이 컸어요.


그러다가 요즘은...<역적>을 본방사수함과 동시에 윤균상에 눈이 갑니다.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배우예요.

드라마 잘 안 보는 제가 케이블 재방 몇 번 보다 어느덧 팬이 되어버린 <역적>. 이 드라마 참 좋아요. 요즘의 세태와도 맞물리고.

(지난회의 사건은 백남기 농민 사건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아무튼 주인공 길동 역의 윤균상. 이 사람의 매력은 입가가 일구는 표정, 특히 웃을 때의 입매라고 생각합니다.

그늘지게 웃을 때, 일그러지게 웃을 때, (특히 '가령'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만 지을 때, 그리고 환하게 웃을 때...

입가의 주름과 웃는 입모양이 어울려 뭐랄까. '전라도 총각미'가 뿜뿜합니다.

(별명 '아기장수'처럼) 순진한 듯 어린 듯 하면서도 든든하고, 그러면서도 아재미 풍기는 점이 참 매력적이더군요.

체구가 커서 그런 느낌이 더해지는 듯도요.

(그리고 80년대생인 제가 강하늘씨를 좋아할 때는 웬지 죄짓는(?)느낌이었는데. 윤균상씨는 '그래도' 80년대생이라 스스로에게 덜 겸연쩍습니다...)




4.셀프 디스같은 저의 근황은 이만 줄이겠습니다...정신 좀 차려야 한다는 점은 스스로도 알고 있으니 너무 혀를 차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 http://www.koreatimes.net/Kt_sportsHankook/1900792

      좋은 다양성 영화 투자도 좋아하는 일중 하나인거 같더군요.

      • 네, 이런 일에도 마음을 들이는 게 참 좋아보였어요. 목록 중 한두 편은 본 영화도 있고요. 멋진 사람...

    • 사주도 참 재밌는데 한자에 익숙하고 숙달하는게 어렵네요. 저처럼 원래 공부 못하는 사람은 손도 못대겠어요.
      • 사주 다루는 블로거들 중에서는 사주와 관련된 글자는 다 한자로 표기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한자에 짧아서, 저도 그런 글은 다 읽지 못하고 넘겨요 ;;;

    • 저도 작년에 들마 보보경심하고 영화 동주보고 강하늘 팬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흐흐 저도 반갑습니다! :-D 동주는 평생소장 VOD도 구입했어요. 한동안 강하늘갤 찾아보는 즐거움으로 지냈더랬죠 ㅋㅋㅋ

    • 2. 동감합니다. 추운 겨울 내내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바람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생각입니다.

      3. 그렇죠.. 결국 본인이 만들어 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예전에는 사주 같은 것도 재미로 봤었는데 큰 흐름만 참고하지 지금은 그냥 제 맘대로 삽니다..하하

      4. 저도 소지섭 팬이에요 ^^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고 분위기도 좋은 배우.. 저는 요새 남녀구분 없이 아이돌에 빠져서 덕질 중입니다. 사실 잡덕인데 방탄소년단(BTS), 위너, 비투비 팬이고, 여자친구 엄지, 구구단의 세정이 예뻐 보이더군요. 세정양의 아재미는 정말 최고에요! ㅋ 아무튼 아이돌을 볼때마다 무대 뒤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힘든 생활을 할지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젊은 친구들을 보며 저의 게으름을 반성하게되네요..
      • 2. 기준이 확실해지고 나니까, 딱히 흔들리지 않게 되더라고요. 


        3. 저도 결국 제 마음대로 살게 되어버렸어요 하하. 하지만 무슨 일이 터지면 당장 일진이나 사주를 찾아보게 되는 이 버릇이란...;;


        4. 소지섭팬님 반갑습니다 ㅎㅎ 저는 사실 요즘 아이돌들을 잘 몰라요(아지매 인증 ㅠㅠ) 방탄소년단도 이름만 안다고 하면 요즘 친구들은 빼박 아줌마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세정양은 오다가다 본 적 있어요. 웃는 모습 예능에서의 모습이 참 밝고 눈이 가더라고요. 사주 보는 법을 알아가며, 또 세상 뒷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돌들은 물론이고 우리가 그냥 쉽게 생각하는 직업들이 그 이면에서 얼마나 자신을 깎는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대단하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 앗! 저도 강헌의 좌파명리학을 듣고 내 사주를 열심히 구글검색해봤던 기억이..; 근데 그게 은근히 어렵더라고요. 한자도 많이 알아야 하는데 한자무식쟁이여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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