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대선 후보의 개헌 의견 및 기타

0. 예고된대로, 12일인 어제 국회개헌특위에서 5개 정당 대선후보의 개헌 의견 발표가 있었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12/0200000000AKR20170412089100001.HTML
http://www.nocutnews.co.kr/news/4766685


1. 후보 5인 모두 개헌 추진 시기로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안에 의견을 같이했고,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 개편과 지방분권 강화에도 대체로 뜻을 같이했다..고 하는데, 전문이 없어서 확인 불가.

각 후보가 제시한 개헌안을 요약하면 권력구조에 있어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4년 중임제
안철수: 이원집정부제
심상정: 의원내각제(이원집정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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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중임제와 이원집정부제 양쪽을 고려한다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었으나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하는 것으로 기사는 정리하고 있네요. 심상정의 경우는 입장에 변화없이 의원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를 지지, 문재인의 경우도 4년 중임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유승민은 과도적으로 4년 중임제, 통일 이후 이원집정부제로 이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추가됐고, 특이한 것은 개헌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던 홍준표가 '4년중임제+이원집정부제'를 주장했다는 점인데, 안철수/심상정 안과 달리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에 있어서는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승민, 홍준표: 의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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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는 [이들은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추진하는 것과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라 정리했는데, 유승민과 홍준표의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정견은 제가 접한 일이 없고, 기사에도 언급되고 있지 않아 '이들'이 개헌특위에 참석한 야3당 후보를 지칭하는지 혹은 5정당 후보 모두를 지칭하는지 알 수 없네요.
또한 선거법 개정에 있어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에 동의했다 하나,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주장한 안철수, 심상정과 달리 각 정당이 생각하는 비례의석 비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은 최근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정견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불확실하네요. 야3당 모두 개헌 전 선거제도의 개편이 선결과제라는데 이해를 같이 합니다.


2. 이전에도 얼핏 얘기한 바 있습니다만..
저는 문재인의 정치개혁안, 선거법 개정과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의지가 높지 않다고 평가하는데 그 이유는 문재인 안을 종합한 '비례대표제+중임제 대통령'이라는 정치제도가 우리 학계나 시민사회, 정당에서 심도깊게 연구된 바 없을 뿐 아니라 기존에 이같은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의 사례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모델을 언급하는 선학태의 프레시안 기사는 [참고로 브라질 연정 대통령제를 소개한다. 브라질의 비례대표제-다당제-연합정치는 한국형 연합정치의 설계에 의미심장하다. 사실 브라질 '1988년 헌법'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용인했다. 그래서 종종 미국 주류 정치학자·정치인들에 의해 최악의 제도적 디자인으로 혹평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당정치는 개방형비례대표제-대선결선투표제-이념블록다당제-연합정치-연정대통령제를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시키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9055

비슷한 시기, 장석준은 한겨레 칼럼에서 브라질 정당정치의 실패를 언급하며
[그러나 탄핵으로 드러난 실상은 기대와 너무도 달랐다. 합의형 정치는 실은 눈먼 돈으로 밀실에서 벌인 추잡한 거래와 야합이었다.]라 말하고 있습니다.
http://hani.co.kr/arti/opinion/column/779298.html

물론 이 실패를 부른 브라질 사회의 특수성들이 함께 고려돼야 하겠으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다당제 선거구조와 권력의 집중을 추구하는 대통령제 권력구조의 조합은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서로 모순되는 면이 있죠.
브라질 정치의 실패를 다룬 기사는 작년부터 꽤 나왔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이같은 방향으로의 정치개혁안, 문재인 안에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글쎄요, 전 회의적입니다.
뒤베르제의 법칙을 감안하면 대통령제를 유지한채 중임제로의 권력구조 개편을 지향하는 정치세력은 선거제도의 개편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죠.
이와 관련해서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권력구조 개편에 조응하는 선거제도 개혁방안'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nars.go.kr/brdView.do?brd_Seq=20564&cmsCd=CM0018

결국, 이번 선거 결과 대선 후보들의 의견이 개헌 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고 가정하면..
'문재인-미국식 양당제/선거제도의 일부 보완', '안철수-유럽식 다당제/선거제도의 전면 개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현재 의석 배분을 감안하면 문재인 집권시 거대 보수 양당의 적대적 공생이라는 구도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야겠죠.
정치공학적으로도 그렇게 되리라는 예측은 이미 밝힌바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3. 그럼 우리 국민들은 개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권력구조를 선호할까?
개헌에 관한 여론조사들은 대체로 개헌의 필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선호하는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마다 편차가 큰 양상을 보이네요.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767118.html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0/28/0200000000AKR20161028068500001.HTML
http://www.focus.kr/view.php?key=2017010200120346045

권력의 집중이냐 분산이냐라는 관점에서, 대통령 중심제보다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면서 동시에 이원집정부제 개헌보다 중임제 개헌을 선호한다는게 저로써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4. 마지막으로 의회내 개헌방향에 대한 여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0208272

    • "저는 문재인의 정치개혁안, 선거법 개정과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의지가 높지 않다고 평가하는데" 라는 부분에 동의합니다. 




      실제 문재인 자신도 자신의 정책 방향이나 이후 우선순위에서 이 부분을 그렇게 큰 비중으로 놓지 않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런데 그게 문제냐면 ... 사실 별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전의 글에서 적었듯이 '정치개혁, 선거법 개정,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은 입법부에서 할 일이지, 


      87년 체제하의 대통령이 책임질 사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후보는 5년간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고


      입법부가 진행하는 선거법 개정이나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그 흐름을 뒷받침만 하면 됩니다. 


      • [ '정치개혁, 선거법 개정,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은 입법부에서 할 일]


        -> 물론 그렇죠. 하지만 집권여당과 대통령의 의견이 선거제도 개편과 개헌 논의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리란 것도 사실이니까요.


        개헌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는가 혹은 갖지 않는가가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 87년 체제의 대통령제에서는 '집권 여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모호합니다.


          대통령이 여당의 대표라고 하기도 어렵고, 정치적 동반자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6번의 임기에서 모두 대통령 임기 말에 '여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무의미해졌습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대통령 당선을 마지막으로 선출직 공직 선거에 나설 일이 없고 


          천지가 개벽해도 임기 5년이 지나면 그걸로 끝인 한국 대통령의 의견은 


          선거제도 개편이나 개헌논의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 개헌시기가 내년으로 유력시되는데 임기말을 논할 필요가 없고, 국민투표를 앞두고 공론화의 양상부터 달라질 수 밖에 없죠.


            제왕적이냐 아니냐를 떠나 대통령은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스피커예요.

            • '개헌 시기가 내년으로 유력시된다'고 하셨는데, 이 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개헌'은 지나치게 촉박합니다. 


              87년 헌법이 논의에서 공식 기구 성립과 개헌안 통과까지 약 2년 정도 걸렸습니다만


              이것 또한 군부독재하에서 민주화 운동의 일환으로서 개헌이었기 때문에 급진적으로 이뤄진 것이죠. 


              지금의 개헌 논의는 현 대통령 임기 전반에 걸쳐서 이뤄진 후 임기 말에 개헌 하고 


              그에 맞춰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적절하겠죠. 

    • 정치 잘 모르는 사람이라 개헌에 대해 디테일한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좀 꼬여 있는 건 전 이해가 갑니다. 박근혜 꼴 또 보긴 싫으니 대통령 권한은 분산 시켜야할 것 같고. 근데 국회의원들은 원래부터 꼴 보기 싫었으니 이원집정부제도 싫고. 뭐 그런 거겠죠. 그리고 그 결과가 이상해져도 큰 반감이 안 드는 건 두 제도에 대해 상세하게 잘 아는 국민이 많지 않아서이겠구요.


      또한 한국의 분위기는 뭔가 히어로가 등장해서 원맨쇼를 펼쳐 민족을 구원(...)해주길 바라는 그런 게 있어서 대통령에게서 힘을 빼는 걸 원치 않는 그런 정서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설마 박근혜급 미친 놈이 또 나오겠냐. 뭐 이런 느낌?
      •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먼저냐 제도가 먼저냐, 한 30년 해봤으니 제도 개혁을 통한 의식의 제고도 시도해 볼 때가 됐죠. 물론 부작용은 적지 않겠지만 전 낙관하는 편인데..

    • '권력구조 개편에 조응하는 선거제도 개혁방안' 읽어봤어요.


      앞으로도 좋은 자료 많이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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