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정치를 위해서

작년에 제가 잠깐 한국에 갔는데, 정당에서 일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서 같이 대화를 나누었어요. 그 사람이 "**는 지금 **당에서 몸빵하고 있는 거고"라고 했지요. 그 말이 일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가슴이 아픕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알기 때문이지요. 그 사람 실력이면 다른 데 가서 큰 돈을 벌 수도 있는데, 좀 더 나은 정치를 해보겠다고 어리숙하나마 가서 자기 젊은 날을 바쳤고 또 바치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돈빵할 사람은 돈빵하고, 몸빵할 사람은 몸빵하면서. 지난달에 시사인에 오재영 정의당 정무수석의 사망소식이 떴지요. 제목이 '삶을 '갈아 넣은' 한국 진보 정당사'더군요. 그 기사를 읽으면서도 몸빵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그럼'님이 쓴 '투표 못했습니다'란 포스팅을 읽었습니다. 요는 최악을 물리치기 위해 최선을 버리고 차선 또는 차악을 선택해야겠냐, 지금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진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지부터 따져봐야겠다. 그리고 투표 안했다, 이런 이야기지요.


그런데 그럼님은 혹시 지금 차선이니 차악이라고 생각하는 정당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그럼님 생각에는 똥구덩이에서 구르는 것 같아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차악이라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골터지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집안 식구들 한 명 설득하기도 힘든데, 같은 정당인들을 설득하면서, 자기를 포함하여 사람들의 머리를 깨우쳐 가면서, 뭐가 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길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너희 정당들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냐, 라고 하지만 그럼님은 그럼 시민으로서 어떤 최선을 다하고 계신 거죠? 정당 후원금을 내는 것, 나라 경제가 이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좋은지 고민하는 것이라든가, 뉴스 읽고 팩트를 체크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주변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그런 시민으로서의 최선 말이죠. 


그리고 투표하는 것 말입니다. 


투표는 다른 이와 얼굴 붉히면서 싸울 필요도 없고, 내 호주머니에서 정당 후원금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조용히 투표장에 가서 자기 의사를 표명하고 오면 되지요. 투표를 안하면 어떻게 시민으로서의 최선을 다한다고 할 수 있죠? 


정치는 정말로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고 그게 바로 선진국의 힘입니다. 



    • 투표도 하고

      내 주머니 돈도 꺼내서 기부도 좀 하고

      몸빵하며 고생도 해보면

      정치가 내 옆으로 더 가까이 옵니다.

      가끔은 억울하고 가끔은 분하고 가끔은 슬프지만

      한번의 기쁨과 성취가 오롯이 내 것으로 돌아오는 쾌감이 더 커집니다.

      그게 며칠 남지 않은 거 같아 설레이고 있습니다.
    • 저도 주변에서 투표 절대로 안한다는 사람들 몇몇 본적이 있는데 대충 이런 사람들이더군요. 진짜로 사는데 바빠서 생각의 여유가 없는 사람과(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새삼스럽게 투표 어쩌구 얘기도 안하더군요. 왜냐하면 정말 그 정도로 삶의 여유가 없거든요) 그냥 관심 좀 끌고 싶어서 이런 인터넷같은데서 구구절절 투표 안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관종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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