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난감한 어린이 역사책(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남긴 주말의 명화들)
헨리 8세와 앤 볼린?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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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볼린의 초상화, 작자 미상, 1534년경, 원작 유실 현재 복제본이 런던 국립 초상화 박물관에 소장
이 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여기를 참고하세요
https://ko.wikipedia.org/wiki/%EC%95%A4_%EB%B6%88%EB%A6%B0
대박이네요....책 소개를 보니 초등학생 용 역사 로맨스...라는데...앤 볼린과 헨리 8세 이야기가 초등학생 용...이야기인가요? 헐...;; 저는 중학생들 한테도 이 커플 얘기는 못하겠던데...전에 학원 사회 시간에(중학교 원생들입니다) 영국의 종교개혁에 대해 설명할 때였죠. "...영국의 종교개혁은 왕의 이혼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교회 개혁이 매우 보수적이었고..." 바로 이 문장에 대해 설명하다가 '왕의 이혼 문제'에서 좀 망설이긴 했습니다. 바로 다음 장 '절대왕정'에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1세의 부모 얘기를 얘기해 주면 애들한테 흥미로울지....
그런데 말입니다....

영화 천 일의 앤(1968년작)의 앤 볼린, 쥬느비에브 비졸드
제가 이 영화를 초딩 6학년 때 봤는데 진짜.....그 충격을 잊을 수가 없네요..T.T

티비 주말의 명화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 진짜 여주인공이 이렇게 죽을지 몰랐거든요...
진짜 공포영화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얘기를 소재로 초딩이 읽을 책을 만들다니?
언젠가 초등 2학년 아이들 논술 시간에 엘리자베스 1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적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여왕이 겪었던 고난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제가 문득 말 실수를 하고 말았죠. 여왕의 어머니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었다고 했는데, 순간 여자애 하나가 엉엉 울고 난리가 났...그 후로 학생들 대상으로 역사 관련 이야기를 할 때 마다 진짜 조심하게 되더군요. 한번은 과외를 하러 간 학생네 집에 어린이용 위인전집이 있는걸 본적이 있는데 엘리자베스 1세에 대한 책이 있었습니다. 초등 저학년 용 그림책이었는데 엘리자베스 1세? 게다가 미국의 어린이 위인전집 번역본이더군요. 순간 호기심이 들어서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영미권에서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가르칠까나...
"여왕님이 어려서 공주 시절에 여왕님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어요. 그래서 여왕님은 일찍이 어머니와 헤어져 자라야 했답니다..."
이걸로 설명 끝! 이더군요. 그럼 그렇지....애들한테 할 소리가 따로 있지....-_-;;

그래도 진짜 최고의 공포는 영화 <천일의 스캔들>이었죠.(The Other Boleyn Girl, 2008)
순간 무슨 액션 영화 장면인 줄....극장에서 사람들 비명 지르고 난리도 아니....


그때 무슨 순정 만화 보는 기분으로 정신없이 티비 보던 생각이 나네요. 어머니와 함께 봤는데, 결말 때문에 어머니도 몸서리 치셨죠. 아버지는 잠깐 쓱 보더니 "미친 놈 다 늙은 놈이 저렇게 어린 여자애를 데리고..." 하면서 욕하던것도 생각이 납...(사실 실제 헨리 8세와 앤 볼린의 연배 차는 10살이 채 되지 않는데, 배역인 쥬느비에브 비졸드하고 리처드 버튼의 나이 차이가 꽤 됐던 걸로...)
그러고 보니까 트라우마가 하나 더 있었네요....

프랑스 영화 <당통>1983년, 제라르 드파르디유 주연
역시 티비 주말의 명화 시간에 봤는데 당시 중딩이었던 저는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빠져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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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에 나오는 오스칼은 아니지만 로베스피에르나 생 쥬스트를 실물로 볼 수 있다니! 얏호!!! 하면서 봤는데........

이 스머프들은 뭐지?.....

카미유 데물렝

조르쥬 당통
진짜 충격으로 온 몸이 얼어붙어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때 제 동생도 이 영화를 같이 봤는데(저는 중학생 동생은 초딩 2학년)이었는데 얼마 전에 제가 이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동생과 같이 다시 보면서 물어봤죠. 옛날에 이 영화 티비에서 봤는데 기억나?
당연히 기억나지!!! 내가 얼마나 놀랐었는데...아저씨들 목이 뎅겅뎅겅....T.T...하더군요. 내가 진짜 언니 하나는 잘뒀지...언니 따라서 영화 같이 보다가 놀란게 어디 한 두번이야?(....에일리언 2(1986)와....독일 영화 <양철북>(1979년작, 국내개봉 1987) 얘기입니다...극장에 동생을 데리고 갔었거든요. 이건 정말 동생에게 두고두고 미안해서.....난 대체 초딩한테 뭘 보여 준 겨.....-_-;;)
저도 기억이 더 났습니다. 정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실감을 했다는....내가 어른이 되면 절대로 정치가는 되지 말아야지...이런 생각도 했었던것 같고.

다시 앤 볼린 이야기로....
여튼 이 영국의 장희빈 이야기는 진짜 인기가 많더군요. 도대체 몇 번을 영화로 드라마로...그러고 보니 뉴욕 타임즈는 지난 2000년 신년 특집호 기사에서 이들 커플 이야기를 '지난 천년의 서구 역사에서 최대 스캔들'로 선정했던데, 확실히 쇼킹한 이야기긴 하죠.

영드 <울프 홀>의 앤 볼린,Wolf Hall's Claire Foy on Anne Boleyn

좀 멋진 짤로 마무리.....

로맨스야 로맨스겠지만 시대가 바뀌었는데 난감한 로맨스는 그만.
'가지각색 털가죽'은 Donkey Skin의 다른 제목 같기도 한데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왕비가 죽은뒤 왕이 나는 왕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재혼하겠다고 선언했는데, 그 왕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찾고 보니 친딸...=_=; 마녀가 공주를 위해 외모를 추한 괴물로 바꿔주는 당나귀 가죽 망토를 만들어줬는데 문제는 저주걸린 옷이라 한번 입으면 벗을 수 없음. 망토 덕분에 아버지와의 결혼을 피하는데 성공했지만, 괴물로 몰려 숲으로 도망쳤던 공주가 언제나 그렇듯 멋진 왕자를 만나서 진정한 사랑의 키스 덕분에 저주를 풀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로 기억합니다. 그래픽 노블 '페이블즈'를 기반으로 한 게임 '울프 어몽 어스'에도 이 동화가 언급되죠.
권력자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짜 무서운 인간들이죠. 언젠가 헨리 8세의 총신이던 토머스 모어 경에게 그의 사위(큰 딸 마가렛의 남편, 궁정의사. 훗날 여왕 메리 1세의 어전의가 됨)가 이런 얘길 한적이 있죠. "아버님, 폐하께서 정말 아버님을 신뢰하고 믿으시는것 같습니다. 이런 총애를 받으시니 앞으로는 그 어떤 걱정도 없을것 같습니다. " 그랬더니 모어경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했죠. "…아니, 그렇지 않아…폐하는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내 목을 벨 수 있는 분이지…"
……-_-; 여기서 모어 경이 얘기한 목을 벤다는건 직위에서 파면한다는게 아니라 진짜로 단두대에서 목을 자른다는 얘기였죠. 그리고 진짜로 그렇게 됐…ㅠ_ㅠ
정말…그러고 보니 성경도 정말 대단하죠. 특히 구약…성채 하나 점령하고 주민들 마구 학살하는 얘기가 그냥 나옴…T.T 어느 분은 회상하길, 어렸을적에 부모님 따라 교회 가서 목사님 설교 듣다가 지루하면 슬쩍슬쩍 구약성경을 뒤져봤는데, 진짜 그 때마다 신세경이 펼쳐졌다고…
그나저나 천 일의 앤은 그야말로 호러 로맨스인듯 합니다…ㅠ
저도 초등학교 때 봤는데 볼 때부터 잊을 수 없이 매혹된 영화가 "천일의 앤"인데요. 어릴 때부터 비극적인 운명, 배신, 권력투쟁, 죽음....이런 것들에 마음이
몹시 끌렸었던거 같아요. 감옥에서 헨리 8세에서 앤 볼린이 당차게 외치던 모습도 잊을 수 없는 나의 베스트 영화거든요.
영드 "울프 홀" 보고 싶어지네요. 글쎄요, 세계 명작이라고 분류해놓았던 것들을 열심히 읽었는데 "안나 까레리나"를 내가 10살에 읽고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의아해진 적은 있어요.
단두대 설계한 건 길로틴이지만, 원래 도끼처럼 둥글었던 날을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비대칭 날로 바꿔 절삭력을 높이도록 지시한 게 공학쪽에 관심이 많던 루이 16세라고 들었는데 말이죠 =_=;; 결국 루이 16세는 본인의 조언 덕분에 큰 고통 안 겪고 깔끔하게 사망.
음 제 세대의 많은 사람들은 앤 볼린의 이야기를 아주 어렸을 때 먼나라이웃나라로 접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합니다... 문득 드라마 튜터스의 앤 볼린도 생각나네요.
아버지가 천일의 앤을 영화관에서 봤는데 주인공 여배우를 보고 저런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했답니다. 저 배우 대사 중에 본인 목이 가늘어서 별로 고통스럽지 않을 거라는 대목이 있는데 목 뿐만아니라 허리도 참 가늘어요. 예쁘고.
그 후에 결혼하고 이윽고 첫딸인 저를 낳았는데 뭐 어린시절이야 예뻤는데 점차 범접할 수 없는 허리 둘레의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무섭게 살이 오를 때 교육방송에서 그 영화를 방영하는데 아버지가 그 말씀을 하는거에요.
어찌나 죄송하던지..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아!!! 지금은 키만 전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