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후기 (스포 X)


1.

우선, 전 홍상수 감독의 세계를 잘 모릅니다..

예전에, 그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관에서 누가 더 킬킬대며 많이 웃나 가 은근한 경쟁하던 시기가 있었잖아요?


전 그 때도 와 찌질해 와 웃겨 하아 그러기보다는 

어머 왜 저래 하며 당황하던 관객이었거든요..^^;;;


그래도 뭔가 흥미로운 점이 있는 것 같고 배우들의 찰진 연기가 주는 재미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정도였어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볼 땐

이 스캔들을 온 몸에 휘두른 후의 첫 작품이니 과연 어떤 말을 할까 하는 관음적인 호기심에 영화를 보러 갔었고,

영화 곳곳에서 발견되는 감독 자신의 항변에 불편해하기도, 관음적 흥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외롭고 쓸쓸한 느낌은 좋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알 수 없지만 왠지 뭔가 있는 것 같은 느.낌.'만 주는 게 과연 좋은 작품일까요)



<그 후>는 <밤의~>보다 많이 안 좋았어요. 

<밤의~>에서 느꼈던 불편함이 더 가운데에 튀어나와있는 듯 했어요. 자기연민에 너무 빠진. 

흥미로울 듯한 어떤 상황만 설정해놓으면 끝인가?..하는.


그런데 앞서도 얘기했지만 

자기연민이라든가, 손에 쉬이 잡히지 않는 플롯이라든가, 그런 게 원래 홍상수 감독의 인기작들에도 이미 해당되던 특징 아니었나 싶어서, (전 그 때도 잘 몰랐으니까..)

이 이유만으로 영화가 안 좋았다고 말하기엔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구요.


그래서 궁금해요, <밤의~> 때도 그랬지만,

홍상수 영화를 원래 좋아하던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2. 

이번에도 키득거릴 수 있는 부분들이 몇몇 있긴 했지만,

이제는 좀 불편한 거죠.

그게 감독 자신의 항변 같다는 느낌이 너무 들고, 그가 원망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세상 사람들 다 아는데, 

이 거대한 스크린과 극장과 사운드와 제작비를 써서 자기 변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불공평해보여서요. (그래서 이기적이다, 자기연민에만 빠졌다, 하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뭐..그런데 따지고보면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사실 작가가 자신의 직간접 경험을 기반으로 창조한 세계라고 하면,

다들 자기 입장에서밖에 얘기할 수 없죠.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가요조차요.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연을, 그 사안 자체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배제하더라도,

그 당사자들 중 어느 한 쪽은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걸 대중들이 알고 있는데,

그 소재를 써서 대중에게 흥행하려고 한다면 그건 '대중'예술로선 적합하지 않은 선택 아니었을까요.


감독이 대중성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것들을 예술로 담고 싶어하는 창작자라면, 그래서 굳이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면 (대중예술로서의 흥행은 1도 바라지 않는다면)

그러면 뭐 상관없어요. (그럼에도 모순은 있어보입니다만)


앞서, 이별 노래에도 비유했지만

절절한 사랑을 노래하는데 사실 그 사연의 당사자 상대방은 질색하던 연애였을지 아닐지 누가 알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작품이 되는 건 

그 사건의 어떤 속성을 예술로 은유하는 거죠. 그 은유가 오롯이 잘 만들어졌다면, 실제 사건이 어쨌든 간에 우리는 작품 자체만 가지고 평가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사실 영화 자체만의 좋음도 잘 모르겠고.. (그것만 갖고 이해하기엔 이미 실제 상황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집중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밤의~> 때부터, 홍상수 영화에 대한 좋은 후기를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은데, 그래서 정말, 이 영화들을 여전히 좋게 보시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후기가 궁금합니다.




3. 홍상수 감독에게 '예쁘다'는 말이 갖는 의미는 뭐죠. 그 말을 인물에게 해주는 게 대체 왜 그렇게 중요한 거죠?

   


4. 배우간의 케미가 너무 없어서 당혹스러웠습니다. 



5. <밤의~>에서의, 사랑의 대한 태도와, <그 후>에서의 태도는 좀 달라진 것 같죠.



    • 풍경을 영화적으로 필름에 담아내는 솜씨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이제 필름이 아니군요.

    • 이제는 (완전) 믿고 거를 생각입니다. 정말 전형적인 한국 남자스러움을 나쁜 쪽으로 고루 잘 갖추고 있는 저 꼴을 더 이상 못 참겠어요.

      • 저두요…정말 홍상수 영화는 이제는 믿고 거르는게 상책…
    • 그동안 자신이 쌓아올린 홍상수라는 거품을 한 방에 휘익 날려버리시는 대담함이 유일한 장점 아니었을지요. 상수일기는 이제 더 이상..... 

    • 영화를 찍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한번 정도는 한다고 하죠.




      근데 홍상수는 주구장창 자기 이야기를 찍습니다.


      대충 영화내용은 이렇습니다. 찌질한 지식인. 여자는 그런 남자를 이상하게 좋아하죠.


      매번 자기 복제. 자기 복제.


      그게 홍상수 영화의 매력이고 단점입니다.


      몰랐다면 순진한거고 알았다면 좋아할 수 없었겠죠.


      ㅎㅎㅎ





    • 저는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믿고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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