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있음) 택시운전사
며칠전에 아이가 태권도에서 하는 자고 오는 캠프를 갔어요. 간만에 남편하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개봉첫날 관람을 했습니다. 십몇년만에.. ㅜ.ㅜ
시작도 좋고 류준열 유해진 연기도 좋았고 중간 부분까지는 정말 무리가 없는 영화였어요. 제 아버지가 그 시절부터 택시기사를 하셨기 때문에 어린시절의 아버지 택시가 그대로 재현이 된게 참 신기하고 반갑기도 했구요. 아버지 돌아오시면 짤랑대는 돈가방에서 용돈 백원씩 주시는 걸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던 기억이 새록 새록..
택시기사와 기자의 밀고 당기기도 재미있었고 광주로 들어가는 부분은 긴박감도 느껴졌네요. 사건의 시점은 5/18일 시작되고 며칠이 지난 시점인 듯 했구요 실제 기자분은 두번을 들어갔었다고 하던데 영화에서는 한번만 들어간 것으로 돼 있네요. 촛점을 택시운전사에게 맞추기 위해서 택시운전사가 다시 들어가는 것으로 각색을 한 듯 합니다.
근데 그 부분에서 좀 무리하게 느껴졌었어요. 다시 돌아가는 부분이 참.. 설득력이 없는데 오로지 송강호의 연기력으로만 돌파한 느낌이랄까요. 그 이후에 택시기사들이 7인의 사무라이? 그런 느낌으로 추격전을 벌이는데 음..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저거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영화는 벌써 300만을 넘었다고 하니 천만영화 가려나요. 배우들의 열연이 매우 아깝더군요. 너무 틀에 박힌 영화로 끝나나 싶었는데 그래도 마지막 인터뷰 장면은 묵직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 기자분은 택시기사분을 끝내 못 찾았다고 하던데 실제로는 안기부에 잡혀가서 삼청교육대 끌려가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일개 택시기사가 그 서슬퍼런 오공시절에 광주와 연관되고 무사했을리가 없죠. 그런 생각을 하니 광주에서 희생하신 분들 그리고 목숨걸고 그걸 외부에 알린 분들에게 절로 머리가 숙여지네요.
정말 뒤의 20분 정도는 말끔하게 들어내고 싶더라고요. 특히 택시 기사님들이 갑자기 패스트 앤 퓨리어스 찍는 부분은. 류해진이 '호우~' 외칠 것만 같더이다.
저는 토마스 크레취만을 데려다 놓고 흔한 외국인 재연배우를 시키는건가 싶고(...) 좀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중요한 역임에도 주체적인 대사나 장면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 의아했어요. 인터뷰 읽어보니 한국 촬영 현장에 적응이 어려웠던 것 같던데 의사소통의 문제인지, 연기력의 문제인지, 역할 자체의 문제인지.. 송강호가 어두운 마루에 돌아누워서 대사 하는 부분이 슬펐다는 후기가 많던데, 저는 그 장면에서 토마스 크레취만 얼굴 나올 때마다 왠지 뻘쭘하더라구요..
영화 자체도 진입장벽을 낮춘 대중영화로 만든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아쉬움은 있었고요. 그래도 감동이 있었어요. 특히 같이 보는 관객들과 실시간 공감대가 형성된달까, 엄태구 검문 장면에서는 일순간 다함께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