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얼마 전 편집자님의 분노에 찬 전화를 받고 난 후 정말 정신이 번쩍 들었…전부터 만화가를 비롯한 작가들이 원고 마감에 시달린다는 얘기야 늘상 듣고 살았었지만 이제 제 얘기가 되고 보니 정말 실감이 납니다.

사실 책 출간하자는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제가 얼마나 기뻤었을지는 뭐 두 말 할것도 없는 얘깁니다만…막상 책 출간을 위한 글쓰기를 시작했더니 이건 뭐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초짜라면 당연히 겪어야 할 일이긴한데 인터넷에 제 맘대로 글 쓸 때와 책으로 읽기 위해 글을 쓰는 건 정말 다른 얘기니까요.

그러니까…넷에 올린 글들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아이고…) 물론 문장만 고치는 작업이긴 합니다만 이게 생각보다 큰 일이라 버둥거리고 있네요. 그동안 쓴 글들 모아서 편집부에 넘기면 그만이니까 얼마나 편해…라고 생각했었던게 얼마나 바보같던지…ㅠ.ㅠ

이러고 보니 지금 모처에 연재중인 역사 칼럼들 출간할 때도 똑같은 문제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관공서 기관지에 연재하다 보니 사실 구체적인 역사 이야기 보다는 역사적 사건의 줄거리만 간략히 설명하면서 쓴 글인데 - 누가 역사 이야기 줄거리만 보고 싶어서 책을 사겠습니까 - 결국 이 칼럼들도 전부 다시 써야한다는 얘기…

그래도 글 쓰는 것 자체는 정말 재밌습니다. 어젯밤까지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서 정말 고생스러웠는데 - 아무래도 마감 스트레스 때문인듯 -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책상에 앉아 자료들 뒤적거리고 있노라니 확실히 활력이 솟는군요. 이제부터는 진짜 발에 불이 붙은터라 마감 이외에는 다른건 다 접고 있습니다. (제가 발이 넓어서 웹서핑을 여기저기 여러 게시판들 하고 다녔는데 현재는 다 접은 상태입니다. 이러니 확실히 집중은 잘 되네요 ㅎㅎ)



그와중에 문득 한가지 의문점도 정리되었습니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왜 갑자기 전쟁을 일으켰는지 궁금했었는데 - 전쟁을 일으킨 이유야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시기가 너무 빠른데다가(침공 개시하고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선전포고 함…순서가 바뀌었…) 준비도 미쳐 안된 상태에서 본인이 왜 총대를 맸는지(무려 첫 전투에서 선두 부대를 직접 지휘함. 그런데 이 양반 실전 경험도 없…) 마냥 젊은 장수의 혈기방장으로 보기에는 좀 얼척없는 행동이라 정말 의아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ㅎㅎ 얏호…사실 이것 때문에 몰비츠 전투에 대한 글이 막히고 있었는데, 이제 좀 진전이 있을듯 합니다.


(하지만…일단 원고 마감이 급해서요…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프리드리히 대왕 관련 글은 연재 재개하겠습니다^^;;)


확실히 날씨가 사람 기분에 많은 영향을 주네요. 미친듯한 폭염이 좀 가라앉으니 살것 같습니다 :-)
    • 마감까지 쉼없이 막힘없이 달리실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

      • 감사합니다ㅠ. ㅠ 사실 지금 제가 젤 듣고 싶은 말입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제 관심분야가 마구 줄어들게 되었다는 겁니다. 머릿속에 지금 써야하는 글에 대한 생각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건 다 밀어내게 되더군요. 덕분에 그 좋아하던 영화니 드라마니 거의 못보고 있습니다.…ㅠ.ㅠ 다른 사람이 쓴 글도 가벼운 신변잡기나 정치 관련 짧은 글 아니면 거의 클릭도 못하게 되는…;; 제 두뇌 용량과 주의력에 한계가 있어서 글쓰기에 집중하려니 그렇게 되더군요. 편집장님이 저더러 다른 사람이 쓴 글은 읽지도 않으시겠죠? 하셨는데 진짜 그러고 있습니다. 일을 좀 하려니 생활이 많이 단순해지네요. 뭐…당연한 일이겠습니다만 ㅎㅎ
    • 일단 다른 일들은 밀어내시고~ 이 게시판에도 댓글 다시거나 하면 제가 때찌!해드리겠습니다. 하하.




      책쓰기를 염두에 두신 분들은 아예 평소 글을 쓸 때도 챕터별로 딱딱 책에 맞춰서 연재하는 포맷으로 써놓으시더군요. 

      • 그건 좀 봐주십쇼…ㅎㅎ 다른 게시판들 다 끊고 유일하게 한 군데 접속하는데가 여기 듀게라서…^^;;


        말씀하신대로 챕터별로 연재식이 젤 좋은듯 합니다. 사실 책 계약 처음 할 때 그 챕터 때문에 엄청 고생했거든요. 출판사에서 원하는 형식의 주제와 소재가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야해서(덕분에 동성애 관련 역사 소재들은 이번 책에서 모두 제외됐습니다. 편집장님이 무지 싫어하시더라는…-_-; 그리고 막장 궁정사도 영~탐탁치 않아하셔서 그것도 제외…;;) 처음 쓰는 책이라 출판사에서 원하는 메뉴얼을 그대로 따르기로 했습니다.

    • 일이 되면 다 싫어지는 것 같아요.
      •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게, 취미가 일이 됐으니 기쁜 마음으로 덕업일치에 매진해야 하는데 그게 참 마음대로 안되더라는…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 봤더니 일 삼아서 돈 벌려고 글을 쓰거나 강연을 할 때는 정말 돈 주고 내 강연을 듣거나 책을 살 사람들에게 맞춰야 하기 때문이더군요. 절대로! 내가 좋고 끌린다고 해서 그런 소재들 마구 디밀었다가는…-_-;


        그냥 취미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시민단체같은데서 재능기부로 강연하는 건(그런데 저는 이렇게 한적은 없고 주변에서 이렇게 취미로 인문강연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네요.) 정말 내 맘대로 하고 싶은거 다해도 되지만 말입니다…일이 되면 다 싫어지는 이유가 이게 가장 큰 듯 합니다.
    • 배철수: 작곡은 언제 합니까? 아침에? 밤에? 어떤 감정, 어떤 느낌일 때 합니까?


      양방언: 마감 앞두고


      (출처 : https://twitter.com/didithethinker/status/680337005029371904 )




      쓰시는 책 기대하겠습니다. 건필하세요~ ㅎㅎ

      • 감사합니다. 마감 앞..순간 빵 터졌네요 ㅎ




        그렇습니다. 마감의 위력 실감하고 있습니다....ㅠ.ㅠ

    • 무지 반가운 소식이네요. 목 빠지게 기다리겠습니다. 집필에 박차를 가해주세요! 

      • 정말 감사합니다^^ 얼릉 마무리 하겠습니다 :-)
    • 님 글을 너무 재미잇게 읽어왔었던게 티가 나네요...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그림들이라니 너무나 재밌겠는걸? 하고 클릭질을 했......


      마감 잘 하세요. 건강 조심하시고요. 너무 덥네요.

      • 감사합니다^^ 제가 그동안 제목으로 낚시질을 너무 했…여튼 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넘 기쁘구요. 마감을 향해 열씨미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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