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를 했었습니다.

요즘엔 이와 관련된 단어를 키워드에 넣어도 검색 결과는 안 뜨고 예방 전화 목록만 수두룩히 뜨더군요.
엊그제 목을 달았었습니다.
한두 가지 이유만이겠습니까. 그리고 어쨌든 인생을 다 살지는 못해서 지금이 얼마만큼의 지점인지 모르겠는데, 큰 위기 중의 한 도막인 건 분명하게 여겨집니다.
어떤 이유를 대도,결론은 그거지요.희망이 없다는 것.희망이 없는 채로,내내 공포와 불안만이 주가 되는 삶이 이어질 것을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내다볼 수 있다는 것.
흔히 자살 시도를 하려는 이들에게 희망을 놓지 말라던지, 부모님 생각을 하라든지, 그 자신이 부모인 경우엔 아이 두고 부모가 그러면 안 된다든지, 많은 말들을 하지만

그런 게 귀에 안 들어 오는 게 일을 벌이는 시점 같습니다.

그런데요...못 죽었어요.
멍청하게도,너무 아파서요.
그리고 나중에는 발각이 되었구요.

끈이 풀리거나 한 건 아닌데
발이 땅에 까치발처럼 닿더라구요.
앞목만 팍 졸리고...
아파서 울면서 머리를 뺐습니다.
그리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역시 길은 없었고,이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머리를 넣고 떨어지려 하면 간당간당하게 발이 닿거나,
한번은 끈이 매어둔 곳에서 탁 풀리면서 비교적 세게 충격이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기를 한 4번째였나. 결국 모친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는 못 보았어요.

다른 방법은 실패의 경우
부작용이 남는다고 하더군요. 음독이나 약물 과량 복용 등...
그런데 이 방법은 딱히 그런 말이 없어서 시도한 것이었는데,

이 방법도 부작용이 있더군요.
발각된 이후 이러구러한 시간이 지나고 한 3시간쯤 되었나
어머니가 그래도 밥을 먹으라고 하시며 옆방으로 가셨습니다.
치사하고 구질하지만,아이와 함께
밥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부드러운 음식이 아니었기에 더 그랬겠지만...
식사를 웬만큼 했을 때 목에서 울컥 하는 느낌이 들고
목뿐 아니라 위장 상부에까지 그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야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음식이 입에서 뱉어져 나왔고
무엇보다 그 더위에 오한이 오면서 사지와 머리에서 힘이 슥 빠지고 이무것도 생각하지 못할 것 같은
전신 증상-급성으로 병이 올 때 오는 것 같은- 이 오더군요.
다행히 구토나 토혈은 없어서, 누워서 생각했습니다.

돈 때문에도 죽으려 했는데,
죽을래다 응급실 가서 큰돈쓰게
생겼구나.

방금 죽으려던 주제에,아프다고 진통제와 소염제를 삼켰더니
그날 밤은 어떻게 넘겼는데
다음 날도 전신증상 같은 무력감과
목의 통증이 계속되어
신경과를 겸한 내과로 갔습니다.
대강의 사정을 말하고요.
목 안에 타박상을 입은 것 같다는 소견과 함께 해당 약, 그리고 안정제를 얻어
며칠 동안 인공의 힘을 빌려
졸림과 분노가 혼재된 채로,
남의 인생을 살듯이 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가족들은
언제 그런 꼴을 보았더냐는 듯
제게 주던 좋은 영향은 물론,압박도 그대로 주는군요.

죽기도 쉽지도 않고 , 잘못 죽으려다 큰돈 쓸까봐 더 이상 시도는 안하는데
그 이후로도 그 시도를 하게 했던 마음이며 상황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인공의 힘으로 누르고 있는 것 뿐이지요.
저같은 바보짓을 하실 분들은 없겠지만,
어떻게 죽으려 해도 부작용이랄까 하는 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나 봅니다.
    • 누군 별다르게 얼마나 재밌게 산답니까 같이 살아봅시다.

    • 정말.. 죽으려고 해도 모지리라서 괜히 헛돈만 나갈까봐 시도하기도 무섭다는거 찌질하면서도 현실적인 공포같아요... 공감이 되서요. 그래도 상황이 좋아질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이 있는 날이 오시길 바라요.

    •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삶의 희망을 조금이라도 가지실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죽을 용기를 가지고 살아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오죽하면 그러셨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입니다. 남아있을 가족들을 위해 살아주세요. 아이가 평생 가져갈 짐이 너무 큽니다. 

    • 아 글 읽고 눈물날려 그래요. 꼭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럴 땐 힘내달라고 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힘내주세요.

    • 힘든 시절이 있었는데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읽고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이 책을 권해 준 친구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꼭 읽어보세요. 상담보다 도움이 될 거예요. 여전히 삶은 고해라고 생각하지만 고통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겠어요. 

    •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란 책도 추천 드립니다. 힘내세요.
    • 캘리그라피 하신다고 했는데 듀게에도 작품 한번 보여주세요


      그러한 재능이 갈고 닦으시면  대단한 작품이 될것 같아요


      글자야 말로 님의 기쁨 슬픔 절망 희망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깐요




      어여 쾌차하시고 세계에서 가장 유이무이한 재능을 한 껏 뿌리시길..(굳이 한글일 필요있나요?)

    • 유령눈팅회원인데 글 읽고 깜짝 놀라 로그인했습니다. 구름진 하늘님의 글 너무 잘 보고 있어요.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예쁘게 삶을 잘 꾸려나가고 계시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히 듀게에서 보여진 모습만이 전부는 아닐테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정말 많이 힘드셨나보다 싶네요... 일면식도 없는 저의 손가락 놀림이 구름진 하늘님께 무슨 힘이 될 수 있겠느냐만은... 일단 구름진 하늘님께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조차 구름진 하늘님의 인생을 지켜보게 만들고, 응원하게 만드는 훌륭한 글솜씨를 가지셨고, 밑에 쓰신 글 보니까 글씨도 잘 쓰시는 것 같고...!!! 지금 구름진 하늘님의 마음이 많이 지쳐 있어서 보이지 않을 뿐이지, 희망은 분명히 있고, 그걸 일단 찾아서 움켜쥘 수 있을 정도의 힘만이라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하세요....!!

    •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까요.. 아이가 보지 못했다니 다행이네요. 내일은 오늘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그냥 지금 터널을 지나고 계시는 거고 그 터널은 끝이 있을 겁니다. 다치신 거 쾌차하기를 바랄께요.
    • 제가 바로 작년 이맘때 죽을 생각 하루가 멀다고 한적 있었는데, 그때 구름진하늘님 글 보며 용기냈었어요,, 엊그제만 해도 폰트 묻는 글 올리시길레, 구름진하늘님 글씨체는 어떨까, 궁금하다, 생각했었는데, 이게 웬 청천벽력같은 글인가요.. 정말 조금만 엇갈렸더라도 영영 구름진하늘님 근황을 모를 수도 있었을거란 생각하니 눈물이 왈칵 차오릅니다,,ㅠ . 때로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만으로 가벼워 지는 것들도 있으니 제발 힘내주셨음 좋겠어요ㅠ
    • 실패로 끝났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무슨 말을 더 보태기가 조심스럽네요. 그렇지만 만약 성공하셨다면 아이와 어머니는 정말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아야 할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좀 더 버텨보세요. 언젠가는 좋은 날, 아주 밝진 않더라도 좀 더 숨 돌릴만한 날이 꼭 올 겁니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 잘 모르는 남의 삶에 대해 책임지지 못할 응원을 보내는 게 얼마나 더 나은 일일지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으셨음 좋겠어요. 내일도요.
    • 아이를 생각하세요 제발...
    • 하드한 댓글을 달 것인데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어차피 생을 포기하려 했던 구름진 하늘임이시니 자기자신을 위해 살 것도 없으니 아이와 모친님, 그리고 기타 약자들만을 위한 삶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본인 삶은 덤이고요. 오로지 남을 위한 삶, 저는 제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지 못했기에 아직 그 경지까지 못갔습니다.

      포기하지 못했으면 계속 자신를 위해 살고 반대로 포기했으면 까짓거 남을 위해 한번 살아보죠.
    • 그러지 마세요 절대, 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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