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를 보고

1.처음엔 이 영화의 컨셉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개봉일이 가까워올 수록 내용이 다 드러나고 심지어는 하이라이트가 어떤 내용인지도 알려져서..시사회 평이 좋았어도 이렇게 내용이 다 알려져도 재미가 있을까 좀 반신반의하고 보러갔어요..

2. 보고 난 후..퉁퉁부은 눈으로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크레딧 다 올라갈때까지 기다리다 나왔어요
이 정도면 소감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3.이 영화는 단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엄청난 힘을 갖고있습니다. 이미 미디어에 웬만한 내용이 다 노출되어있음에도..끝까지 감동에 쩔어서 눈물을 펑펑 흘리게 만드는 이유는..

역시 연기때문입니다. 나문희 배우는 연기를 하는 걸 넘어서 나옥분이란 캐릭터의 화신이 되어 연기를 합니다. 사실 연기를 보다가 나문희가 아니라 나옥분이란 사람이 저렇게 생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주제는 미의회에서 이뤄졌던 위안부 증언이지만 나문희 배우의 나옥분 연기가 얼마나 생생하던지..보다보니 평생을 자신을 숨기며 살았던 여성이 큰 결심을 하고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할때 익숙한 이야기라 흘려들어왔었는데..이 영화를 통해 그 분들의 용기가 얼마나 위대했던 건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훈의 박민재 캐릭 연기도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긴 하지만..저는 일부러 이제훈이 이 영화에서 연기를 안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특히 나문희 배우랑 같이 붙을때는 합이 짝짝 붙도록 자신을 많이 죽인 듯 합니다. 그랬기때문에 나문희 배우의 연기랑 앙상블이 충분히 이뤄졌단 생각입니다. 연기 욕심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제가 보기엔 이 영화의 이야기는 자신이 중심이 아니란 걸 충분히 인지한 배우의 노력인 듯 해요..

3.사실 처음부터 중반부까지는 좀 조용하게 영화가 진행되서 반신반의했던 건 사실이에요..하지만 돌아보니..감독 스스로도 이 영화에서 경거망동을 하지 않고 후반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초반이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에요..깨알같은 개그들이 들어가있어서 충분히 숨은 쉽니다.

4. 마지막으로 조연진도 충분히 좋았다고 하고 싶습니다. 더 킹에서 남자검사들 속에서 자기 분량을 지켜낸 여검사 역 김소진 배우도 저분저분 자기 연기를 잘해냈고 시장통 사람들도 충분히 감동을 줄 만큼 좋았어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손숙 배우의 연기였습니다. 나문희 배우보다 비중이 적고 거의 고정된 연기를 했어야함에도 충분히 울림있는 연기를 해줘서 나문희 배우의 연기가 더 살았다는 생각입니다.

결론은 여성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고 남성배우들은 나대지않고 잘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이 영화를 영화가 아닌 거의 다큐급으로 만들어버린 나문희 배우의 연기투혼에 경의를 표합니다.
    • 전 라인하르트님이 언급하신 배우의 연기부분에 공감하며서도 한편으론 많이 아쉬웠습니다. 소재때문에 안좋은 얘기하기가 어렵지만 뒷부분에 너무 많은 억지와 우연이 들어가있었어요. 음.. 그래도 '아주' 잘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제법'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단점이 없는 건 아니라고 했어요..ㅎ..저는 연기를 많이 보거든요
      • 택시운전사와 비교하면 만듬새가 아주 준수하죠. 칭찬할 부분이 많은 영화.
    • 나문희 배우님 존재 자체가 눈물 바다를 만들더군요. 후반보다 중반이 더 눈물나고요. 감정의 불출보단 변화하는 과정이 더 뭉클하기 마련이라서일까요. 이제훈 배우는 평범한 연기도 잘하는데 시그널에서는 왜 그랬을까요...?
      • 대본 탓도 있을거에요. 나쁜녀석들 강예원의 경우도 그렇고. 입에 붙지 않는 대사를 주는거죠.


        아이캔스피크는 굳이 찾아볼 것 같진 않네요. 부담스럽달까.
        • 보통 한국영화 신파식으로 나오는 눈물이 아녜요. 부담스러움은 걱정 안하셔도 될 듯.
    • 진짜 이제훈을 지나칠 수 없네요. 맡은 역할의 주제를 알고 그 만큼 해내는 사람이야말로 프로죠. 비밀의 없다의 김주혁, 원더우먼의 크리스 파인 등... 그에 반해 눈치 없이 튈려고 발악한 아가씨의 남자배우들은... 한숨.
      • 영화보면서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참 현명하고, 고마운 자질인 것 같습니다.
      • 근데 듀나님도 평에서 말씀 하셨듯이 그건 박찬욱의 잘못 같습니다.


        애초에 그 남자 캐릭터들이 스토리상 비중에 비해 분량이 많아요. 특히 막판의 그 흡연 대화 장면 같은 건 그냥 후일담처럼 대사 한 줄로 처리해도 됐을 것을 장시간 장광설로 풀어내는 데다가 하정우에게 난데 없는 비장미(...)까지 던져줘서 당황스러웠죠. 이걸 배우 잘못으로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전 아닌 것 같습니다.




        참고로 그 문제에 대한 듀나님의 코멘트는 아래와 같고 전 거기에 동의합니다.




        "신경 쓰이는 건 남자들의 존재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원작보다 남자들의 비중이 더 커요. 원작의 석스비 부인에 해당되는 캐릭터가 거의 없어져 버렸고 원작의 크리스토퍼 릴리인 후견인 코우츠키의 비중이 높아졌죠. 이런 변형이 영화에 새로운 주제를 추가하긴 합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라는 사람들이 어떤 인물들이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주죠. 이들이 영화 내내 대부분 조롱의 대상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들에게 클라이맥스를 내준 건 좀 심했습니다. 한국 영화가 종종 빠지는 함정인데, 자기 비하와 조롱이 심해지면 그게 어느 순간부터 나르시시즘이 된단 말이죠. 여자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에선 여자들에게 클라이맥스를 주어야죠. 징징거리는 남자들이 차지할 자리가 아니란 말입니다. "




        "하정우와 조진웅의 경우는 그럭저럭 기본만큼 활용된 편인데, 문제는 캐릭터가 납작하고 기능적인 캐리커처인데도 눈치없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이죠. "


    • 평이 좋아 보러 가긴 했지만 별 기대가 안 되더군요.

      스포 당하지 않으려 대략의 내용도 모른채 갔다 오열하고 울었습니다.

      휴지가 없어 난감했고 목까지 타고 내리는 눈물에 감당이 안되었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9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2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