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과 석가모니의 만남 - 간다라 미술전
이번 주말은 헛되지 않았어요. 사촌조카 돌잔치에 참석 차 상경한 김에 예술의 전당에 들러 전시회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 목표는 무민 원화전이었지만, 입장도 아니고 매표줄을 길게 선 거 보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어요...=_=;
언제나처럼 굉장히 좋은 전시들이 진행중입니다.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보그 사진전/라이프 사진전/무민 원화전/카림 라시드 전이 진행중이고, 지하의 비타민관에서는 무료 전시 김품창 : 어울림의 공간 - 제주 전시도 있습니다. 서예박물관에선 알렉산더와 불교의 만남 : 간다라 미술전과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치바이스 전시회까지... 정말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보그/라이프는 지난번에 봤고 무민 원화전은 인파로 포기해서 간다라 미술전, 치바이스전, 카림 라시드 전 3개를 봤습니다. 카림 라시드 전 14,000원 + 간다라 미술전 5,000원(원래 10,000원이지만 카림 라시드전 티켓 보유시 50% 할인) + 치바이스전은 입구에서 어떤 분께서 무료 초대권 한 장을 나눔해주셔서 19,000원에 전시를 세 개나 봤어요!+_+! 초대권 주신 분 복 받으실 거에요...
사진 편집이 먼저 끝난 간다라 미술전부터 올립니다.
간다라 미술은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의 영향으로 그리스/로마의 조각양식과 인도 전통양식이 합쳐져 쿠샨왕조 때 크게 번성한 미술양식이라고 합니다. 특히 석가모니 사후 500년간의 무불상 시대를 벗어나 최초로 인간의 모습을 한 불상이 출현한 시기라고 하죠.더 자세한 내용은 세계사와 미술사를 잘 아시는 분(빅캣님이라든지, 빅캣님이라든지, 빅캣님 같은...=_=)꼐서 설명해주실 거라 믿어요 >_<;;
간다라미술 초기에는 그리스/로마의 영향이 더욱 두드러져 아래 헤라클레스나 디오니소스 두상 같은 게 인도/파키스탄 지역에서 발굴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구를 떠받치는 아틀라스 상은 나중에 불상을 받치는 모습으로 변용되기도 하고요. 또 초기의 석상은 움푹 들어간 눈과 높은 콧대, 곱슬곱슬한 머리 등 인도보다 그리스인의 모습에 가깝기도.
아래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태몽, 탄신, 성장, 고행, 해탈, 열반에 이르기까지 나타낸 석상들입니다. 사진 찍느라 다른 관람객을 피해서 움직이다보니 중간에 순서가 꼬인 컷들도 일부 있습니다 >_<;;
열반한 석가모니. 주변의 제자들의 슬퍼하는 모습이 생생합니다.
석가모니가 열반한 뒤 사리를 분배하는 장면입니다. 서로 사리를 가져가려는 다툼을 중재하여 8명의 왕이 똑같이 나눠가지고 가기로 했는데 석상엔 7명만 표현되어있습니다.(가운데 인물은 나눠주는 제자) 왕 중 한 명이 늦게 온 걸 표현한 거라고...
마지막은 아이를 잡아먹는 식인종의 우두머리다가 석가모니의 가르침으로 참회하여 아이를 수호하는 신이 되었다는 자귀모왕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편안한 일요일 저녁 되세요 >3<)/
감사합니다 >3<) / 그리스/로마의 표현양식이 알렉산더의 동방원정을 통해 인도에 영향을 주고, 또 이 간다라 미술이 바다건너 백제까지 건너와 우리나라 불상 양식에도 영향을 줬다는 게 참 흥미롭더군요. 그리스/로마의 기술력과 섬세함 보면 혼자 무슨 치트키 켜고 있던 시대 같아요.
그런거였군요 얼굴이 없다 생긴.
간다라는 지역명이고 만다라와는 관련이 없군요.
둥글넙적한 부처만 보다 진짜 인도인 부처를 보니 실감나네요.
오히려 간다라 후기로 갈수록 당시 기준 이상화된 부처의 모습 = 가느다란 눈매와 넙대한 얼굴, 부드러운 몸매의 모습이 나타나고, 초기 불상들은 얼굴이나 근육표현이 더 사실적입니다.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까지 고행하던 모습을 담은 석상은 피골이 상접하고 움푹 꺼진 눈, 튀어나온 광대도...
멋지네요^^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일 때문에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샌드맨님 덕분에 감상 잘 했습니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직 전시기간 남아있으니 시간 돼신다면 직접 가서 보세요 >3<) / 그냥 하루종일 예술에 전당 내에서만 전시회 투어해도 아깝지 않을만큼 좋은 전시들이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언제 간다라 미술 글 한편만... >_<;;
저도 불교 미술에 대해서는 별반 아는게 없어서...
예전에 썼던 이 글이 제가 아는거 전부라서 말이죠^^;;
잘 봤습니다.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내일 편집 마저해서 카림 라시드, 치바이스 전시회 글도 올릴 수 있으면 좋겠군요. 이로써 연간 목표였던 공연 5개, 전시회 10개 초과달성! >3<) /
많이들 아시겠지만 그리스 로마 석상들이 매우 사실적인 이유는 대리석이 아주 무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막 캐낸 대리석은 정말 야들야들할 정도로 무르다고 해요. 섬세한 표현을 하기 쉬운 것이죠. 반면 화강암은 단단해서 그렇게 자유자재로 조각할 수가 없죠. 우리나라 불상 보면서 '왜 이렇게 밋밋한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돌 차이 때문이라능.
예수도 부처도 우상숭배하지 말라고, 자기를 상으로 그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결국 스물스물 그림과 조각이 나오고 결국 큰 비지니스가 되어버렸죠. 우상을 숭배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3대종교 중 가르침을 잘 지켜 지금까지도 신상을 만들지 않고 추상적인 무늬만 그리고 있는 데가 이슬람인데, 우상화의 정도로 치면 무함마드의 절대권력이 3대종교 중 최고라는 게 아이러니죠. 리버럴한(?) 예수와 부처 가르침은 슬금슬금 어겨 신상이 나왔는데, 우상의 최고봉인 무함마드 가르침은 감히 못 어겨서 신상이 없으니...
대리석이 다루기 쉬운 재료인 덕분도 있지만, 인체비례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인간의 몸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문화적 특성도 빼놓을 수 없죠. 석가모니의 바람과 달리 결국 우상화가 이루어졌지만, 그나마 불교는 이에 대해 꽤 리버럴한 분위기라 마음에 들어요. 얼어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을 만난 스님이 장작을 구할 수 없자 불상을 쪼개서 불을 피웠다는 고사도 있고, 선불교의 고승 임제 선사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라고 말할만큼 부처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깨우침을 얻는데 방해가 된다면 부처조차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라 주장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