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대화...(로망)
1.하루종일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어요. 1년 전만 같았어도 조금만 지겨워지면 밖으로 뛰어나갔겠죠. 하지만 이젠 그럴 수가 없어요...나이를 먹어가고 있거든요.
몇 년 전만 해도 그랬어요. '괜찮아. 3년 후에도 나는 35살이야. 오늘도 내일도 다음 주도 다음 달도 내년도 버리면서 살아도 돼.'라고요. 하지만...이제는 겁이 나서 하루하루를 버릴 수가 없어요. 주식장이 끝날때까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죠. 장 막판에 관광주와 중공업주에 외국인들이 몰려오는 걸 보니 기다린 보람은 있다고 여겨져서 안심이 되고 기분도 나아졌어요.
그러나 이건 약해진 것일 수도 있겠죠. 내가 모니터 앞에 있었든 나가서 놀았든 외국인들은 왔을테니까요. 나는 그냥 불안했기 때문에 모니터 앞에 앉아있었을 뿐이예요.
2.어제는 듀게 기반 모임에서 번개를 했어요. 홍대에서 이런저런 걸 먹고...조금 걸었어요. 같이 있던 사람이 건물 하나를 가리키며 언젠가는 이런 걸 가지고 싶다고, 현실적으로 그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라고 물어왔어요.
그야 그런 곳에 그런 건물을 가지는 건 어려워요. 법인도 아닌 일개 개인이 그런 곳에 그런 건물을 가진다면 꽤나 떵떵거리고 다닐 수 있겠죠 그야. 하지만 그렇더라도...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건 수많은 건물중에 하나일 뿐인거예요. 그래서 대답했어요. '한 명의 남자가 꿔야 하는 꿈치고는...소박한 것일 수도 있겠어요.'
그러자 그는 '그럼 꿈이 얼마나 더 커야 하는 거죠?'라고 물어왔어요. 그건 나도 잘 몰라요. 꿈을 논하기엔 내 꿈은 이미 너무 소박해져 버렸거든요...내가 산 주식에서 더 많은 외국인들을 보는 것...뭐 고작 그런 거요.
3.친구가 물었어요. '이봐, 현질을 좀 하면 여자들을 사귈 수 있을까?'라고요. 친구의 현질이란 건 포르쉐를 사는 거였어요. 그래서 말해 줬어요. 아이돌비율을 가진 너는 현질을 하지 않아도 이미 여자들을 잘 사귈 수 있을거라고요. 하지만...포르쉐가 없는 인생보다는 있는 인생이 나으니까 포르쉐는 사 두라고 했죠. 그러자 친구는 포르쉐 매장이 너희 동네에 있다며 내일 보자고 말했어요.
다음 날, 역에서 만나 매장으로 걸어갔어요. 친구는 포르쉐와 악명 높기로 유명한 포르쉐의 옵션질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친구의 그런 구상을 듣다 보니 좀 이상했어요. 고개가 갸웃거려졌죠. 나는 포르쉐가 싼 차라서(외제차치곤) 사러 가는 건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한 마디 해줘야 할 것 같았어요.
'이봐, 아무래도 포르쉐가 아니라 마세라티를 사야 할 것 같은데. 거기서 약간만 더 보태면 콰트로포르테를 살 수 있는데 왜 포르쉐따윌 사고 있는 거지?'라고 말하자 친구는 포르쉐가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어요. 뭐가 문젠지 이해를 못한 것 같아서 말해 줬죠.
'지금 너는 여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차를 사는 거잖아. 그런데 포르쉐는 '너의 로망'일 뿐이지 '여자들의 로망'이 아니란 말이야. 여자에게 보여줄 차를 산다면 그 점을 고려해야지.'
그러자 친구가 대답했어요.
'하지만 마세라티를 샀는데도 여자를 못 사귄다면? 그럼 내겐 아무것도 남지 않아. 하지만 포르쉐를 사고 나서 여자를 못 사귄다면...적어도 나의 로망만은 남겠지!'
4.휴.
5.매장에 도착했어요. 매장은 닫혀 있었어요. 친구는 '이럴 리가 없어! 분명히 8시까지 연다고 했단 말이야!'라고 외쳤어요. 그렇게 외쳐봤자 포르쉐 매장이 닫힌 게 현실이었지만요.
우리는 매장에 좀더 가까이 다가갔어요. 종이 하나가 붙어 있었어요. '동절기에는 7시까지.'라고 써진 종이였어요.
3. 재밌네요.
차를 사는 목적이 "자신의 로망 +알파(여자사귀기)" 이냐
"여자사귀기 + 알파(자신의 로망)" 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네요..
글을 다시 읽어봐도 여자사귀기가 목적인듯 한데, 주된 목적은 사라지고 +알파만 남아....
흠...
포르쉐를 사고 싶었는데,, 포르쉐를 타고 다니면 겸사겸사 여자도 사귈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나보네요.
사귀는데 이차저차가 문제가 되면 못사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