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케빈스페이시, 저스티스리그, 연말모임)


 1.이번에 케빈 스페이시는 왜그렇게 모냥빠지게 커밍아웃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보다는 훨씬 멋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300번은 있었을텐데 그걸 다 놓치고 이렇게 해버리다니.


 이건 완전 그거랑 똑같잖아요. 팀버튼판 배트맨에서 조커가 배트맨의 주먹을 맞기 직전에 안경을 쓰고 '이봐, 난 안경을 썼어! 안경을 쓴 사람을 때리는 건 나쁜 거잖아!'라고 하는 장면이 너무 오버랩되어서 웃겨요. 


 케빈 스페이시는 주먹이 닿기 1초 전에 '잠깐! 난 사실 게이야! 게이를 때리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겠지! 어디 한번 쳐봐 이 정의로운 척하는 놈들아!'라고 한 것 같은데...조커가 두들겨맞았듯이 그도 신나게 두들겨맞고 있죠. 어차피 두들겨맞을 바에야 차라리 sns에 이러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그래. 난 원래 그런 놈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놈이어도 니들은 그동안 내가 번 돈과 아카데미상을 빼앗아 갈 순 없거든. 어때 존나 약오르지?'


 이랬으면 재미있기라도 했을 텐데. 지금의 모습은 너무 가오가 안살잖아요. 이게 뭐예요.



 2.나는 어떠냐고요? 나야 저렇게 변명할 필요가 없죠. 나는 그동안 정의로운 척 하며 살지 않았으니까요. 내가 한 나쁜 일들이 들키면- 


 '아아 너희들 전혀 놀라지 않았지? 난 그동안 돈과 여자만을 좋아한다고 일 주일에 한번씩은 말했으니까. 나한테 전혀 실망한 거 없는 거지?'


 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되거든요. 한데 이상하게도 내가 한 나쁜 일들은 영 들키지 않고 있어요. 빨리 좀 들켰으면 좋겠는데. 내가 한 나쁜 일들이 결국 안 들키면 억울하잖아요. 언젠가 들킬 거라고 생각해서 솔직하게 말하고 다니는 건데 말이죠. 


 만약 끝까지 안 들키면 후회될 것 같아요. 안 들킬 줄 알았으면 나도 그냥 정의로운 척 좀 하고 트위터로 매 시 정각과 30분마다 사람들을 꾸짖으면서 사는 건데. 그러면 페미니스트 여자친구까지는 아니어도 페미니스트 여사친쯤은 있었을 텐데. 쳇......


 이거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아무도 나를 뒷조사할 사립 탐정을 고용하지 않는다면 내가 고용할 수밖에. 돈이 좀 아깝긴 하지만 말이죠.



 3.오늘 쓰는 일기를 보며 오늘 기분이 좀 좋아 보이겠지만 아니예요. 아침부터 6시간 반동안 삽질을 했죠. 6시간 반동안 일을 하는 것과 삽질을 하는 건 달라요. 일은 일이고 삽질은 삽질인거죠. 일과 삽질의 차이는 결과를 냈는가, 내지 못한는가로 구분해요. 


 여러분도 알겠지만 이 세상엔 삽질을 해놓고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좀 너무 많잖아요? 나는 착하니까 그런 거짓말쟁이는 안될려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원고 마감이나 미리 해 두는건데. 수요일에 저스티스리그를 보러 가야 해서 이번 마감은 좀 빨리 끝내놔야 해요. 



 4.휴.



 5.연말 모임 하고 싶네요. 뭐 꼭 할 필요가 있어서 하는 건 아니고, 나도 이제 어른이니까요. 어른들이 하는 것처럼 한번 연말모임 해보고 싶어요. 오실 분 있나요? 아직 이르지만 모임을 하면 사람들이 너무 적게 와서 미리 한번 써두려고요.


 하지만 이게 좋은거예요. 꼭 할 필요가 없는데 하는 거 말이죠. 꼭 할 필요가 있어서 하는 건 너무 딱딱하거든요.



 


 






    • 그러게요 모양새 있는 커잉아웃이었으면, 좀 안타깝네요.


      사람은 다 반반으로 사니까 들키든 안들키든 미리 다 알고 있든(난) 다를게 없는거죠.


      그림 모임도 있고 많이 들 같이 얼굴을 보겠어요.

    • 과거에 저지른 아동 성범죄 좀 물타기 해볼까 하고 짜잔 커밍아웃했더니 별 효과는 없고 자신이 게이인 걸 모르던

      대중에게까지 스스로 까발린 형태가 돼버렸죠(스페이시는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던 유리벽장)

      성범죄 추문을 덮으려고 한거라 애초에 모양새있는 커밍아웃할 처지도 아니었어요
    • 평생 본 커밍아웃 중에서 제일 폼 안 나는 커밍아웃이긴 했네요.


      이렇게 "좋아하는 배우 리스트"에서 하나둘씩 삭제되어가는 요즘의 사태가 참... 거시기하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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