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이런 멘붕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살면서 인터넷에 글 쓴 적 많지 않은데 오늘은 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살면서 겪는 수많은 일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이 일들을 겪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버겁네요.......

저는 고양이 집사입니다. 자연스레 길냥이들에게도 눈이 가고 항상 애잔한 마음입니다. 오늘 집에 와서 주차하고 보니 어둠 속에 누워있는 고양이가 보였습니다. 주차하면 도망갔어야 정상인데 아무래도 기척이 없는 것이 이상하여 휴대폰 후레쉬로 보니 엎어져 누워 있는게 소리를 내도 꼼짝을 안 하더군요. 아무래도 죽은 것 같은데 만져보긴 무섭고 혼자서 몇 번을 불러보다 멘붕이 되어 빌라 출입구에 들어섰습니다. 문을 밀고 들어서는데 문짝이 떨어지며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미 무너진 마음이 같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저 문짝처럼 주저앉아 울고 싶은 마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양말 한 짝을 손에 끼고 고양이의 죽음을 확인했습니다. 깨발랄 초딩의 딱딱히 굳은 몸..... 그 옆에는 평소 같이 뛰놀던 다른 냥이가 슬픈 눈을 하고 앉았더군요..... 고양이 묻어줘야 하는데 마음만 가득할 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몸도 머리도 굳어 버렸습니다.

문짝과 유리조각을 치우고 집에 온 지금 눈물이 계속 나네요. 냥이들에게 겨울 지낼 박스라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주민들과 갈등이 있을까봐 아무 것도 하지 않았거든요.........

내일이면 아무렇지 않게 또 일상을 살아가겠지만 오늘만큼은 힘이 듭니다.......
    • (토닥토닥) 무지개다리를 건너 아픔없는 곳으로 갔을 거예요. (묵념)

    • 고양이도 고양이지만 문짝 유리가 깨지다니 황망하고 놀라셨겠어요. 다친데는 없으신가요. 돌보던 고양이라니 마음이 아프시겠네요... 날이 아직 그 정도로 춥지는 않았는데 어디가 아픈 아이였을지도.. 여기에라도 푸시고 맘 달래셔요.
    • 고양이 개 트라우마가 있어서 특히 고양이 사진은 잘 안보게돼요.

      • 가영님의 엉뚱함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건 좀...   고양이의 죽음때문에 슬퍼하시는 분께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아 그게요 지난 시간에 좀 마음이 그래서 그것들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입니다.

    •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울집 고양이에게 더 잘해줘야겠어요.
    • 기운내시고 마음 잘 다독이시길 바랍니다. 길냥이들이 제일 고달프고 먹이는 사람들도 맘아픈 계절이네요.


      길냥이들이 겨우 버티는 것이지만 영하 이십도 정도까지 떨어져도 겨울 날 수 있다고, 대신 추위에 면역력 유지하도록 온수와 음식 더 잘 챙겨 주라고


      애들 오래 돌본 분들들이 알려줘서요, 저도 겨울집을 만들어줄 수 없는 곳의 애들은 엘라이신과 생고기를 계속 주고 있어요. 


      힘내세요.

    • 비슷한 경험이 있어 그마음 잘압니다. 베란다에 자주 놀러오던 길냥이가 언제부턴가 병색이 돌아 베란다 한켠에 박스에 타올을 깔아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지요. 며칠을 비실거리고 누워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참 희한하게도 마지막 순간에 다시 돌아와 무지개다리를 건너더군요. 저도 제가 그렇게 엉엉 울줄은 몰랐습니다 ㅠ 일년전 일인데 지금도 떠올릴때마다 눈물이 나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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