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리는 사랑 노래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타임라인을 훑고 지나가다가

드랙퀸 루폴이 뷔욕(Bjork)의 새 앨범이 나왔다고 지나가듯 얘기하는 걸 봤어요.

 

뷔욕은 추억의 이름인데 아직도 새 앨범을 내는구나 싶어서

예전 노래도 찾아보고, 새로 나온 곡도 들어봤죠.

 

제가 18세 즈음에 친구와 함께 엄청 열심히 찾아 듣던 기억이 났어요.

'어둠 속에 댄서'도 비디오를 빌려서 봤었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아무래도 90년대 추억이라면

다들 떠올릴 'Venus as a boy'도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Hyperballad'라는 곡을 어렸을 때도 아주 좋아했던 게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노래를 다시 찾아 들어보고, 요새는 유투브 댓글에 꼭 친절한 사람들이 가사를 올려두는데

가사를 다시 읽어 봤더니 이렇게 진한 사랑노래였구나 싶었어요.

 

https://youtu.be/-W5OfUzwyyw


동영상이 나오려나 모르겠네요;;




"Hyper Ballad"

 

we live on a mountain

right at the top

우린 산의 꼭대기에 살고 있어

 

there's a beautiful view

from the top of the mountain

산꼭대기의 전망은 아름답지

 

every morning i walk towards the edge

and throw little things off

like:

매일 아침 나는 가장자리로 걸어가

작은 물건들을 던져

 

car-parts, bottles and cutlery

자동차 부품이나, 병 그리고 식기 같은 것들을

 

or whatever i find lying around

아니면 그냥 주변에 늘어져 있는 아무것이라도

 

it's become a habit

습관이 되었지

 

a way to start the day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이야

 

i go through this

before you wake up

나는 네가 일어나기 전에

이걸 다 끝내지

 

so i can feel happier

to be safe up here with you

이 위에서 너와 안전하게 살면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it's real early morning

no-one is awake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아주 이른 아침

 

i'm back at my cliff

나는 나의 절벽으로 돌아가

still throwing things off

계속해서 물건을 던져

 

i listen to the sounds they make

on their way down

그것들이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를 들어

 

i follow with my eyes 'til they crash

부딪힐 때까지 눈으로 좇아

 

imagine what my body would sound like

slamming against those rocks

저 바위에 내 몸이 부딪힌다면

어떤 소리를 낼까 상상해

 

and when it lands

will my eyes

be closed or open?

바닥에 닿으면 내 눈은

감겨 있을까 아니면 뜨고 있을까?

 

i'll go through all this

before you wake up

나는 네가 일어나기 전에

이걸 다 끝내지

 

so i can feel happier

to be safe up here with you

이 위에서 너와 안전하게 살면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동영상은 어느 곳에서의 공연 실황인데

일렉트로닉 소리를  내기 위해 현장에서 엄청 열심히 애를 쓰는 기술자 분들의 모습이 신선하고 멋있어요.

그리고 뷔욕의 표정과 춤사위가 너무 귀엽고 신선합니다.

뒤에 백코러스 여성분들의 귀여운 춤사위도 또한 ㅎㅎㅎ

 

 

어릴 때는 자세히 생각해 보지 않아서

가사가 이렇게 낭만적이고 멋진 줄 몰랐어요.

 

그러다가 유투브 댓글에서 댓글에서

뷔욕이 어쩌다가 이 곡을 쓰게 되었나 누가 적어두었더라고요.

 

 

The critical time in a relationship, which usually happens after 3 years, and I can see all around me with all my friends. It's got to do with when you fall in love, 

it is so precious to you, you never know this might be the last time, so your behaviour towards the loved one becomes very sweet and you go somewhere else to be aggressive. 

Because I believe that all people have got both sides. So you end up having to unload your aggression at a bar or by throwing cutlery off cliffs. 

So you can come back to your loved one, kiss him sweet on his cheek, and say happily, Hi honey."

 

관계에서 중요한 시간이 대개 3년 정도 지나면 오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 겪는 걸 봤어요.

사랑에 빠져버린 때엔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죠.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다정하게 행동하게 되고, 다른 곳에 공격적으로 굴어요

왜냐면 저는 사람들에겐 양면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그래서 바에 가서 공격성을 풀어 둔다거나 절벽에서 식기를 던져대요

그리고 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와서, 뺨에 다정하게 키스한 후 행복하게 안녕, 자기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이제 결혼한지 8년을 향해 가고 있어요.

이 노래만큼 오래된 사랑을 위한 태도를 잘 설명한 게 있을런지요...

 

가만히 있어도 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열매처럼 솟아나는 시기는 이제 지나갔고.

그 동안 쌓인 나쁜 기억, 경험, 지난한 다툼 같은 것들이

, 자동차 부품, 식기 같이 바닥에 늘어져 있는 걸 발견해요.

 

가만히 들여다 보면, 때론 모든 걸 놔버릴까

그냥 나 자신도 던질까

이걸 그만두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뷔욕은 그만두지 말래요.

대신 식기를 던지고 그것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다음에

그 사람이 깨기 전에 행복해질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룬 자리는

아름다운 경치가 있지만 아래로 아래로 가는

가장자리도 있는 곳이죠. 정말 그래요.

그곳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이 사람이 가르쳐 준 방법을 잊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이런 가사로 자신의 결심과 경험을 풀어놓을 생각을 했을까요.

대단한 아티스트예요.

 

때론 음악이 세월과 나 자신의 나이 듦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 신기해요.


듀게에 결혼 초에 썼던 글을 기억하시는 분이 아직도 계시려나 모르겠지만, 

그 때도 약간 과연 제가 앞으로 남편을 사랑하는 감정을 잘 지키고 살까 궁금해 하시던 분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는걸요 ㅎㅎㅎㅎㅎ

아무튼 저는 이러고 살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여러 곳에서 새로 배우고, 스스로 깨달아 가면서요. 

후회는 했지만 하지 않았고요. 

앞으로 뭔가 예쁜 걸 직조하기 위해서는 많이 애써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지만 그것도 즐거움의 단면이라고만 여기려고요. 



    • 내 속에 쌓인 공격성은 다른 데서 해소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다정하게 대한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

    • 6년차입니다. 사랑보단 의리죠.


      ㅠㅠ





      • 본문에 쓰는 것을 잊었지만 전 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요 ㅎㅎ
    • 사랑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많이 현실을 그 몸뚱아리에 묻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건 어떻게 보면 오염인 것 같기도 하고요..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요... 


      솔직히 그냥, 공감가는 글입니다.

    • 어둠속의 댄서는 BIFF 때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우비입고 2시간 가까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정도로 몰입해 울며 불며 봤던 영화라 언급만으로도 반가운 기분이네요.


      뷔욕의 말처럼 내 안의 공격성을 해소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다정하게 군다는 부분은 저 같은 경우는 가끔은 선후가 바뀌기도 하는 것 같아요.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공격성을 다른데서 풀어두기도 하지만, 사랑이 주는 스트레스를 어떤 방법으로든 풀어내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사랑 또한 본인이 선택한 사람과 선택적인 공간과 시간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좋은 노래 잘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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