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귤 도둑, 동생 불쌍

1. 으하하하하 누가 제 귤 훔쳐갔어요. 책상 위에 올려두었는데 어디 다녀와보니 없어요.
먹고 싶으면 말을 하지. 크크큭.
힝. 내 귤.

2. 요즘 동생이 넘 불쌍해요. 동생 군 단위에서 공무원하고 있거든요. 원래 군소리가 잘 없는 녀석이라 잘하고 있으려니 했었는데 어제 통화해보니 그렇지도 않나봐요.
얘가 쌀 직불금 담당하고 있는데 받을 자격없는 재경부재지주들이 와서 돈 내놓으라고 멱살을 잡는다고 해요. 처음엔 너무 황당했었는데 요즘은 주례행사정도로 생각한다네요.
게다가 동생 동네에 구제역이 퍼져서 이주일 넘게 밖에서 소독 업무를 보고 있는데 외지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니까 밤에도 초소를 지켜야 한다네요. 원래 하던 업무도 계속 봐야 되고 하니 힘든가봐요. 지난 주에는 관내 공무원 분이 과로로 돌아가시기까지 했다고 해요. 일도 위험한 게 있는지 소독하시던 어떤 분은 사고나셔서 척추를 다치기까지... 손바닥만한 군단위에 소독 초소가 30개가 넘는다니... ㄷㄷㄷ
외지인들이 들어오는 거 매우 경계하고 있어요. 그렇게 소독하고 했는데도 결국 양성반응 나온 농가가 있어 속상해하더군요.

남의 돈 받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고생하고 있는 거 같아요. 동생이라 그런지 불쌍해요. 물론 동생은 만년 솔로인 누나보다 춥고 힘들어도 커플인 자기가 더 낫다고 통화를 마무리하긴 했지만 말이죠.

    • 공무원 힘들 땐 힘들어요 철밥통이라지만.
      남의 먹을거 가져가는 사람 귀엽더군요.
      만년겨울여왕이시군요.
    • 포킹/ 다녀가셨군요. 힘들 땐 힘든 건지 힘든 사람만 힘든 건지 헷갈리기도 해요.
    • 재경부재지주라는 표현을 아직도 쓰는군요. 경제사학 논문에서나 볼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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