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평점이 잘 나올만 하네요.
- 예매하면서 평론가 평점을 클릭해보니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이라 웬일이야 싶었거든요. 우선 완성도와 대중성의 균형을 잘 맞춘, 그 어려운 지점을 잘 해결한 훌륭한 영화라고 느꼈어요.
그간 현대사를 다룬 영화라면 처음부터 독립영화 식으로 제작되거나, 반대로 아예 대중성에 무게를 두고 만들어진 느낌이었는데, 완성도와 대중성 모두 떨어지지 않는 진일보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많은 내용을 영화적 재미까지 살려가며 조리있게 잘 담았더라고요.
음.. 근데 중고딩처럼 보이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지루해 하는걸 보면서 왜때문에 이게 재미가 없을까?! 이 이상 더 재밌게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어 혼란하더군요(?).
- 아무래도 연희의 시선이 가장 공감도 가고 좋았어요. 웬만하면 그냥 좀 살고 싶은데, 점점 내 삶의 중심부로 파고드는 시대의 우울..
연희와 선배 이야기를 유독 화사한 청춘물처럼 담아낸 것도, 한 인물에 대한 헌정일 뿐만 아니라, 회색빛 시대에 젊음을 저당잡히고 다치고 목숨을 잃어야 했던, 그 시절의 그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헌정처럼 느껴졌어요. 생에서 응당 가장 빛이 나야할 시기를 그렇게 보내지 못했으니까요.
근데 신발의 이미지가 처음부터 강하게 등장한데다 동아리 이름 나오면서 부터는, 그게 좀 스포 아닌 스포가 되더라능ㅎㅎ;;
- 박희순의 '받들겠습니다'라는 너무 비장해서 유치한 그 대사는, 나중에는 사람을 참으로 비참하게 만들더군요.. 마치 개처럼 목줄을 채우는 듯했어요. 내부로부터 서서히 무너져내리는 군부세력과 그걸 혼자서 힘겹게 끌고가는 악인의 신념도, 입체적이고 박진감있게 표현된 것 같아요. 박희순 멋짐.. +_+
작은 역과 큰 역을 가리지 않고 참여해준 모든 배우들이 고맙지만, 악역을 맡아준 배우들에게는 조금 더 많이 고마워요.
- 교회와 성당이 교차하는 장면, 설경구가 스테인드 글라스에 겹쳐 보이고 김윤석이 전두환과 겹쳐보이는 장면 등, 이미지적인 씬들도 인상적이었어요. 종소리가 들리며 연희가 뛰어가는 장면은 이제 신이 계획한 역사적인 그 날이 왔다고 하는 듯한,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어요. 그래도 그 모든 미장센을 이긴건 결국 잘생김..
1987도 봐야겠어요..
폭풍눈물이 마중나와 있는 신과함께는 안볼거에요.
보통 한국영화는 설이나 추석까지 기다려서 TV 특선영화로 보는데 1987은 어떨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