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먹고싶어요...

* 가장 중요한건...역시 맛일겁니다.

 

 

* 대형마트들의 박리다매 물량공세 얘기는 일단 제외하고요(사실 가장 중요한 얘기이긴 하지만).

 

롯데에서 5000원에파냐, 6000원에 파냐..사실 이건 단기적인 이슈에 불과할뿐 역시나 가장 중요한건 맛이라고 생각해요. 닭맛이 다 거기서 거기다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길가에 주차한 봉고차에서도 '저렴한' 닭은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두마리 만원, 심지어 세마리 만원. 그건 전기구이였고, 어디 시장통에서 파는 평범한 후라이드 치킨도 5000~7000원인 곳은 볼 수 있어요. 지금 당장 동네 치킨집 메뉴만 봐도 치킨 두마리에 15000원짜리가 허다해요. 근데도 한마리에 12000~15000원짜리 브랜드닭을 시켜먹는 사람들은 그 닭을 시켜먹었습니다.

 

물론 닭은 소녀시대 화보를 구입하면 딸려오는 옵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응?). 

 

과거에나, 지금에나. 닭문제에서 중요한건 단순히 가격문제가 아니었다는 얘기죠. 타업체의 가격이 거품이다...이런 얘기들이 의미가 있으려면 결국 롯데마트 닭의 맛이 어느정도 선에 올라와 있어야 가능한 일일겁니다. 그냥 길에서 파는, 혹은 기존 마트에서 팔았던 닭들과 맛에 큰차이가 없다면 그냥 이슈만 생산했을뿐 별다른 지각변동은 없을꺼에요. 물론 꽤 괜찮은 맛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저렴한 가격에 품질좋은 물건을 소비자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것이 저희 회사의 의무입니다라는 얘긴 손발이 오그라들고요. 기업은 결국 이익을 바라 볼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드니까요.

 

 

*  요 며칠 닭을 몇마리 먹긴 했는데...이건 뭐 전부 삼계탕, 오븐에 구운 치킨, 전기구이....

 

후라이드치킨이 먹고싶어요.

    • 저는 달콤한 양녕치킨 먹고 싶어요. 닭닭 거려서 닭고파졌어요.
    • 전 방금 먹었어요. 소녀시대 사진을 샀더니 닭이 딸려오더군요(팬도 아닌데 왜?) 참 내년 달력계획 없다고 하더라구요.
    • 이마트가 피자를 팔고, 롯데마트가 치킨을 팔아도 동네 피자집과 치킨집이 당장에 다 망하진 않겠죠. 아마도 앞으로도 오랜 기간 우리 동네의 이웃으로 장사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배달'이라는 큰 장점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롯데마트의 치킨이, 이마트의 피자가 파란을 일으킬만큼 맛이 없더라도, 하루 판매량에 스스로 제한을 둔다 할지라도 거인이 시장에 들어선 이상 변화는 불가피할 겁니다. 방향은 두 가지겠죠. 소비자가 비싼 값을 기꺼이 지출할 만큼 고급스러운 맛과 서비스로 재무장 하는 길과, 롯데마트 처럼 가격을 낮추는 길. 앞의 길은 아무나 갈 수 없을 겁니다. 퇴직 후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일로서 선택되곤 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집, 사실 지금도 이건 가맹점주보다 가맹본사가 더 남는 장사입니다. 본사는 고급 재료를 쓰고, 세련된 디자인의 인테리어와 포장, 간판으로 재무장하자며 가맹점주에게 더 많은 돈을 뜯어내려 하겠죠. 이 돈을 감당할 수 없는 가맹점주와 본사는 가격을 낮추는 길로 가야 할 겁니다. 이 후자의 길에서도 마찬가지로 손해보는 건 가맹점주일 가능성이 더 크죠.

      물론 이 것이 롯데마트와 이마트 같은 큰손들의 패악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마트가 피자를, 롯데마트가 치킨을 팔기 전에도 우리의 자영업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으니까요. 경쟁은 치열했고 수익은 열악했습니다. 대부분 적자 생활이었죠.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이 시장을 먹는다면, 이들 몰락해갈 자영업자만큼의 고용을 확대할까요? 전 오히려 이 부분이 걱정입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시피 대형 마트는 비정규직의 전시장이죠.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이 다 모여있는 곳,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는 곳입니다. 마트 안에 있는 각 매장들 또한 서로 경쟁관계죠.

      그렇기에 사실 생닭 '원가' 논쟁은 저에게 참 생경한 풍경입니다. 언제는 우리가 '원가' 따져서 물건을 구입했던가요. 저렴한 상품의 핵심은 인건비 따먹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각종 전자제품들이 중국 공장의 저임금 노동자를 통해 가격을 낮추듯 마트의 값싼 상품들 대부분도 마트 노동자의 저임금, 납품업체에게 각종 이벤트 할인 비용 떠넘기기, 단가 후려치기 등을 통해 가능한 겁니다.

      솔직히 친구들하고 그런 얘기합니다. 이제 나이도 나이니 치킨 튀기는 거라도 배워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손해보는 장사를 계속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지금 직장에 평생 붙어있을 수 없는 이상 언젠가 우리도 치킨집이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제가 치킨집을 열었을 때 쯤이면 치킨집들의 사정은 더 열악해지고, 저는 더 낮은 수익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만 하겠죠. 배달 알바를 고용한다 쳐도 최저임금은 보장해주기 힘들겠죠.

      원래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치킨이 땡기는 하루네요.
    • 생닭원가얘기는 저도 갸우뚱했습니다. 말씀을 반복하는 것이지만, 언제부터 우리가 원가따지며 물건을 구입했는지 의문이라서요.
    • 야근하다가 굽네 사 먹으러 갔는데 소녀시대 화보촬영비용이 7억원선이라 내년은 계약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 7억을 굽네매장에서 팔리는 닭 수로 나누면 얼마나 될까요.
    • 생닭 원가 이야기가 왜 생경한가요. 치킨업계 가격 수직 상승과 가격 거품은 기사로도 많이 나오고 그때마다 회사들이 내건 구실이 원가 상승인데요.
      당연히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먹으면 좋지요. 그렇지만 어차피 대형 프렌차이즈 구조가 가맹점주 짜내기 방식이라는 건 대부분 아는 사실이잖아요. 그 상황에서 닭 원가 이야기를 하는 건 가맹점주를 욕하자는 게 아니고, 프렌차이즈사의 횡포, 그러나 그래도 팔리니 됐다는 식의 턱도 없는 사업 마인드 그런 거 말하는 거죠.
      그리고 메피스토님이나 24601님은 원가 안 따지며 돈 쓰실 수 있는지 몰라도 대부분 주머니 형편 빤한 사람들은 생산 원가도 당연히 따져봅니다. 요모조모 따져볼 수 있는 건 다 확인하죠. 살림 몇 년 하면서 장 보러 다니면 왠만큼 식재료, 생필품 가격은 훤해지니까요.
    • 해삼너구리// 전 굳이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둘 중 어느 하나를 편들고 싶지 않습니다. "주머니 형편 번한 사람들은 생산 원가도 당연히 따져"본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원가'의 범위는 어디까진가요?

      오늘 출근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전자제품의 경우 대형 양판점들이 몰락하면서 인터넷 거래 중심으로 옮겨갔죠. 인터넷에선 최저가를 놓고 박터지게 경쟁하고 있죠. 인터넷 쇼핑몰은 양판점을 유지하기 위한 부동산 비용과 인테리어 비용이 절감되니 원가가 절감될 수 있겠죠. 하지만 홈페이지ㆍ서버의 구축과 유지ㆍ관리라는 새로운 비용이 발생하죠. 게다가 인터넷 쇼핑이 유지되기 위해선 핵심적으로 '택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요새 택배는 그야말로 바닥경쟁을 벌이고 있죠. 물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발명됐을까요? 아니죠. 그저 택배기사들 인건비 따먹기입니다.

      '원가'라고 하면 자꾸 원 재료비만 생각하곤 합니다. 인건비는 왜 고려하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닭 튀기는 치킨집 사장의 노동, 배달하는 알바생의 노동, 그 밖에 치킨 하나가 집에 배달될 때까지 들어가야 하는 수많은 노동들.

      그리고 정말 이상한건, 이마트 피자가 나왔을 땐 피자 원가(사실은 원재료비) 얘기가 이토록 크게 나오지 않았습니다(물론 이마트 피자가 롯데마트 치킨만큼 싸진 않죠). 피자 원재료비는 그 가격이 정당할만큼 비싼가요?
    • 계속 먹었으면서 또
      역시 고기는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죠.
    • 24601/ 원가에는 당연히 재료비뿐 아니라 다른 요소도 포함되지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치킨으로 설명하자면 이런 거에요.
      아직 동네에는 그래도 7000-8000원 짜리 시장 치킨집도 있고 하지만, 브랜드 치킨 기준으로 15000-18000원 한다고 할 때 닭 한마리 사다 튀기면 원가 5000원 정도면 해결되는데, 좀 더 주고 사먹고 간편한 걸 추구하느냐, 시간 좀 들이고 번거롭지만 비용 부담을 줄일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거죠. 이때 재료 원가는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죠.
      저도 당연히 대형마트와 프렌차이즈 중 한 군데 편을 들려는 건 아니에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욕할 건 욕하고, 그 사이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거죠. 말씀하신 대로 턱도 없는 인건비로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그걸 굳이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마트 피자랑은 다른 상황인 게, 그때는 물론 윤리적 소비에 대한 논쟁은 있었을지언정 지금처럼 광풍은 불지 않았죠. 이마트 피자로 듀게 게시물이 도배가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역시 뭐랄까, 치킨은 종교 같은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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