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과 손님의 영역에 대하여

편의점에 술을 사러 갔는데, 처음 보는 직원분이 있더군요. 별 생각 없이 주류매대에서 피처 한 병을 꺼내 가져갔어요. 편의점 직원 분이 그랬어요. 봉투 드릴까요? 그래서 저는 네 담아주세요 그랬죠.

그랬을 뿐인데 비닐봉투를 꺼내어 제 앞에 놓아 두더라고요.

잠깐 황당해서 직원을 쳐다봤습니다만, 직원은 뭐가 문제인지 인지조차 못하고 서 있더군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직접 술을 봉투에 집어넣어 나왔습니다.

나갈 때 혼잣말이라고 중얼거리고 싶었지만 제가 할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직원이 아니라 예전에도 다른 편의점에서 비슷한 경험을 겪었거든요. 당시에는 직원이 서있다가 넣어드릴까요? 하고 물어봐서 마지막에 물품을 넣어주긴 했지만 말입니다.

지금까지 편의점 점원의 역할이란 게 대형마트 점원의 역할하고는 다르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말이죠. 오늘은 약간 점원이 물건을 담아주는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 보통 담아주지 않나요? 대형마트는 직원이 일일히 담아주기에는 비효율적이라
      • 그렇죠. 근데 그 직원 분이 편의점 업무가 처음이라 그런 걸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게 참 쓰고나니 더 난감하네요.
    • 요새는 봉투도 20원 받아서, 봉투에 담아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봉투도 구매하시겠느냐, 여깄다 그런 개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 매뉴얼이 궁금하군요.


      상황 따라서 남의 손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보통 때라면 제가 담든 매장측에서 담아주든 상관없어서요. 요컨대 계산원들 업무에 포함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연령대가 높은 분들은 담아주시고 ,젊은 분들는 봉투만 주시고, 거의 그렇더군요. 그렇다고 딱히 연령대 높은 계산원들이 친절한 건 또 아니었습니다. --a

    • 엄밀히 말하면 물건 담아주는건 그 사람 업무영역은 아닌 거 같아요

      그냥 한국에선 의무화된 재량의 영역인듯..

      아파트 경비원 관련 공문에 붙었듯이 ‘센스’라 불리는 갑질하기 좋은 영역이기도 하죠 ㅋ

      만약 이 일화가 서구쪽 사례였음 문제될 성격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엿장수 마음'이라는 옛성현의 훌륭한 가르침이 이미 있.... 쿨럭;


      제 경험으로는 까르푸같은 대형마트의 경우는 셀프주어담기, 수입식품마트나 백화점식품매장 같은 고급매장의 경우는 점원이 담아주기로 나뉘는데 편의점은 판매단가가 대형마트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취급하는 물건의 단가자체가 싼것들 위주라 좀 애매하네요.  그런데 보통의 경우 대게 점원이 담아주기가 많은데 그 이유는 고객대응 회전율과 상관이 있는듯 합니다. 편의점 매대는 보통 1~2개이고 매우 좁으니 그냥 손님이 셀프 주어담기하는 것보다 숙달된 점원이 후다닥 주어담기하면 그만큼 회전율이 빠를테니까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손님이 드믄 드믄 오는 골목형 편의점이라면 또 애매해지겠네요. 결국 엿장수 맘대로가 진리 -_-;



    • 봉투 줄까라고 했지 담아 줄까라고 한 건 아님
    • 미국에서도 담아주더군요. 편의점에서도 담아주고 홀푸드는 아주 정성스럽게 배치까지 신경써서 담아주고.


      한인마트는 한분은 계산, 다른 한 분이 쓸어담기.


      저도 이건 고객친절 고객모심 이런 것보다 회전율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 미국인들 계산대에서 행동은 한국사람들보다 너~~~~~무~~~~~ 느려서...


      고객이 물건을 직접 담고 지갑에서 카드 꺼내고 하는 시간보다는 계산원이 담는 게 훨씬 빠를 것 같거든요.


      한국 편의점에서는 저도 그냥 봉투만 받은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렇게 기분이 상하거나 무시당하는 느낌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요즘 CVS는 무인계산대가 꽤 많은데 개인적으론 이거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 이 글 읽고 생각났는데요, 우리 동네 편의점 알바 청년은 담아드릴까요? 하면서 동시에 손에 침을 참 듬뿍 묻혀서 (혀를 쭉 내밀면서 푸짐하게 침을 생산하여 묻히심...) 비닐 봉지를 오픈하는데...... 그것때문에 제가 계산한 물건들을 얼른 가방에 다 쑤셔넣거나 그냥 손으로 들고온적도 많거든요 ㅎ 어휴... 다른 편의점은 집으로 가는 동선에서 한참 벗어나 있어서 그 알바분이 일하는 편의점을 들릴 일이 많은데, 연등님이 겪은 상황이 딱 제가 원하는 응대예요... 그냥 봉투만 꺼내서 얌전히 올려놔줬음 합니다 ㅠ 연등님이 순간 어색하셨을 것도 같지만, 위생상의 문제로 괜찮게 받아들이셔도 어떨까 싶어요 ㅎ
      • 그 알바청년이 방금 전에 화장실 갔다 왔는데 손에 물기가 전혀 없이 거슬거슬한 손가락으로 봉투를 꺼냈다면, 


        순발력 있게 봉투를 그냥 달라고 말하는 게 중요하겠죠?

      • 그러고보니 저도 전에 살던 아파트 슈퍼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슈퍼 아저씨가 항상 침을 바르고 봉투를 뜯던...;;

        요즘 자주가는 다른 편의점 점주 아저씨는 곽에 스폰지를 놓고 성당에서 성수적셔놓은 듯이 하셔서 그나마 좀 낫더군요.
        • 성수적셔놓은듯이.... 하 감사하네요 그분. ㅋㅋ 우리 동네 편의점 그 알바 청년께선 침 듬뿍 묻힌 손으로 (무척 날쌘 동작) 봉지를 비벼서 연 다음 물건들을 또 참 날쌔게 담아주시는 분이세요.... 오늘도 우유 사가야 하는데 그냥 봉지는 무조건 안 받는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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