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범 너무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미루다가 못 쓸 것 같아서, 거칠게나마 남기려고요.
이 영화에 관심은 있어도 선뜻 예매를 하기 꺼려지는 건 아마도
1. 소재의 무거움을 감당할 수 있을까,
2. 영화가 주장만 앞서고 되게 '못 만들진' 않았을까,
가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가지에 대한 제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1. 영화를 보고 난 후,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2. 꽤 주목을 받았던 이전 작품인 <두 개의 문> 보다도 더 빼어납니다. 정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소재의 부담감에, 마음이 먹먹해질 것이 감당하기 어려울까봐 저어되신다면, 어서 GV를 찾아보세요!
제 경우엔 변영주 감독이 공동사회를 보고 두 감독님이 참석하신 GV였는데, 꽤 유쾌하게 진행된 GV 덕분에 마음을 다 털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궁금했던 점, 우려했던 점들을 다 답해주셨거든요.
GV 강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화를 찍는 행위가 (밥도 안 나오고 쌀도 안 나오지만) 정말로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그리고, 용산 참사 이후의 담론이 왜 다소 지지부진하였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요.
영화를 보면서,
위악적으로 보이는 저 사람, 지금 굉장히 아파보이는데, 저 사람 지금 위험한데, 내 눈엔 보이는데, 사람들이 저걸 몰라주면 어떡하지..? 라고 발을 동동 굴렀는데
다행히도, 저보다 더 섬세하고, 훌륭한 청자였던 영화는 제 조바심을 안심시켜주고, 그 다음으로까지 나아갑니다.
이에 관해서, GV 사회자 변영주 감독이 얘기했던 것을 거칠게 옮겨봅니다.
"원래 다큐멘터리란 것이 그렇듯, 기획과 실제는 언제나 실패하게 됩니다. '이런 걸 만들어야지'하는 순간, 언제나 실패하게 돼요. 그 속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간 순간. 그런 게 다큐멘터리인 거죠. 중요한 건 그 순간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인데,
이럴 때 대부분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확장'시켜 버려요. 갑자기, 재개발 '전체'에 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돌린다거나, 박원순 시장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한다든가.. @#$@%식의 확장.
근데 이 영화는 그렇게 가지 않아요. 오히려 더 좁힙니다. 아무 (다른 조언을) 얘기도 듣지 않고, 그냥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독들이 듣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만듦새도 기대 이상입니다.
(변영주 감독이 두 감독에게, 좀 더 노련하게 (그럴 듯하게) 인터뷰를 핸들링 했어야 했다고, 선배로서 지적하긴 했으나)
적어도, 저예산 다큐 영화라 하면 으레 떠올리는 기술적인 궁핍함에 대해선 그다지 거슬릴 부분이 없다고 봅니다.
이 영화가 해낸 일이 너무나 고맙고,
아직 진행형인 사건인만큼
속보처럼 다가온 이 영화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속사정을 알게 되고, 그래서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이 사건 안에도 사람이 있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고,
그래서 어서 활발하게
이 다음의 논의가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평입니다. 평을 읽고 나니 영화를 꼭 보러 가고 싶어지네요.
의무감으로 보러가야겠다고 생각한 영화였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기대감을 가지고 보러가고 싶어졌어요 ^^
이 영화 제작한 단체인 연분홍치마에서 만든 다른 다큐들도 아주 좋습니다. 가깝게는 작년에 개봉한 안녕, 히어로도 좋았구요. 감상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