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는 생방으로 못 보겠어요.

언제부터인가 스포츠 경기는 생방으로 안 보고 나중에 결과가 나오면 다시 보던가 그렇게 보게 되요. 내가 내 시간을 써서 무언가를 한다는게 돈을 벌어야 된다든가, 아니면 불가피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순수한 즐거움을 위해서, 보는 것 그 차제가 즐거워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스포츠 경기를 보고 있으면 오히려 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요.


예를 들면 요즘에 올림픽 경기를 많이 하는데 전 세계에서 그 종목에 대해서 제일 잘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경기를 한단 말이죠? 그런데 메달은 세 개에요. 그 세 개도 각각의 의미가 달라요. 금메달은 너가 일등이다인데, 은메달과 동메달은 그냥 일등만 주기는 뭐하니까 들러리로 주는 것 같거든요. 실제로 대접해주는 것도 그렇고요. 은메달 백개 모여봐야 금메달 한개 못 이기잖아요. 거기에 경제적으로 따져봐도 상금으로 주는 돈도 차이가 많이 나고요. 언론에서 비춰주는 정도도 다르죠. 결국에 금메달 한 개를 향해서 그 많은 선수들이 그렇게 죽자사자 달려드는 건데, 그게 참 숨이 턱하니 막힌단 말이죠. 내가 사는 이 곳도 그렇게 경쟁하면서 힘겹게 살아가지 못해 안달인데, 저렇게 TV에서까지 대놓고 경쟁하는 것을 봐야되나...


그리고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경기장을 퇴장하는 선수들 모습도 참 보기가 그래요. 어제는 우리나라 선수가 은메달이 박탈되었다면서요. 그 선수 심정이 어떻겠어요. 힘들게 올림픽까지 나왔는데, 석연찮은 이유로 메달 박탈이라니... 남 얘기니까 쉽게 말하는거지 자기가 겪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머리가 다 아파져요.


올림픽 하면서 개막식면서 입장할 때는 참 위아더 월드라고 하다가 막상 경기 들어가니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게 역시 내가 사는 곳은 이런 곳이구나 하는 것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서 보기가 힘드네요.   


그래서 그냥 해피 엔딩만 찾아봐요. 기분 좋게 끝나는 경기. 그래도 우리나라 선수가 승리해서 기뻐하는 모습들. 최대한 마음에 부담을 덜 주도록 말이죠. 아마 그래서 영화도 그렇게 해피 엔딩이 많은 모양입니다.


    • 놀게 별로 없고 세상을 알기 힘들던 시절엔 올림픽은 고사하고 아시안 게임도 최고의 이벤트였죠.

    •   올림픽 동메달까지 병역면제라는게 참 웃겨요. 일반인들 보다 체력이 월등히 좋아야 가능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잘하는 전세계 국가대표들이 모인 시합에서 가장 우수한 그야말로 세계가 인정한 지구상 No. 1,2,3 를 군인이 되지 못하게 한다니. 그러니 그 자리를 소아마비여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손과 발이 뒤틀려 똑바로 걷지도, 방아쇠도 당기지 못하는 사람이 메꿨어요.

    • 개인적으로는 잘하는 사람을 인정해주는 의식 같은 거라 생각하면서 봅니다.


      물론 메달을 못따는 선수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메달을 따내는 선수들을 보면 박수받을만한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메달 없는 선수가 못한게 아니라 메달 딴 선수들이 정말 잘하는구나, 노력 많이 했겠구나 하는 심정으로 봅니다.




      하지만 하나 아쉬운게 있다면 개인의 의견이 판정요건이 되는 스포츠는 좀 감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보는눈이 다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시간이 유일한 판정인 스포츠나 수학적으로 기록/평가가 가능한 스포츠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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