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 문제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분노하고 하기 전에 자초지종을 정확히 확인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예산이 0이 되었다는 건 중앙정부 지원이 0이라는 뜻이죠. 기본적으로 이 사업은 지방비 사업인걸요. (참고로, 이 사업이 지방비로 이관된 건 참여정부 시절입니다. 성격상 지방비로 편성되는 게 맞는 사업이기도 하구요.)
정확한 비율(본예산/추경)은 모르겠지만 '09년에 지원하고 '10년에 일부 지원하는 사업은 대체로 '금융위기때문에 사정이 어려우니 한시적으로 도와주마'사업입니다. 원칙적으로 '09년만 주고 땡인데, 복지예산이라는 게 한번 쏘고 나면 멈추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10년에도 쬐끔 더 줍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하고 단서 붙이구요.
그래서 이 사업의 경우는, '11년 예산에서 지방재정이 확보가 됐다면 사실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게 원칙이기도 하구요. 조만간 보건복지부에서 해명자료를 낼 터이니 그것까지 확인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 그리고 이런 사업의 경우 진짜악당(?)을 굳이 고르라고 하면...국회보다는 기획재정부입니다. 복지예산을, 그것도 이미 시행되고 있는 사업을 삭감하는 간 큰 행동은 정치인 입장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죠. (중앙정부가) 돈 쓰는 거 싫어! <- 이런 얘기 하는 건 기재부입니다.
상임위에서 증액하기로 하는 거랑 예결위에서 최종적으로 처리되는 건 별개입니다. 중요한 참고사항이긴 하지만요. 상임위에서야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웬만하면 증액합니다. 다만 여러 상임위의 증액요구를 두고 기재부가 열심히 칼질을 하려 들지요. 예결위에서 이 절차를 하는 건데, 예결위 파행되는 과정에서 아마 웬만한 상임위 증액안은 다 커트됐을 겁니다. 그게 무슨 한나라당의 반서민 어쩌고 운운할 성질도 아닙니다. 여당도 복지쪽은 웬만하면 넣자고 하는 편인데, 그게 안된다는 건 기재부가 결사항전을 했다는 뜻이겠죠. '죽어도 이거 증액 못시킵니다. 국가재정이 블라블라~'
아마 후속 아이템이 또 뜨지 않을까 싶네요. 급식과 관련 없는 다른 복지 관련 사업이 예산안에서 커트됐다는 얘기 같은 거요. 증액은커녕 정부안에서 5천억이 삭감됐다면 분명히 그런 게 하나쯤은 있을 테니까요.
보건복지부에서 사전에 조율하고 예산안이 올라온걸로 알고있어요. 무작정 올라온 예산이 아니란거죠. 아이들 A형 간염 예방 접종 예산안 같은건 출산율 저하와 관련해서 큰 그림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걸깍고 자기 지역구 예산에 수십억을 늘리는건 정말 황당할 따름입니다.
레옴/ 간염예방접종이 뭔 얘긴가 했더니..기사가 새로 떴네요. (예지력 +1? -_-) 보건복지부에서 사전 조율했다고 '정부'랑 조율한 건 아닙니다. 기재부는 여타 부처와 '사실상의 지위'가 다르죠. 복지부야 예산 늘리는 거 안 싫어합니다. 국회에서 올려주면 오히려 좋아라 하죠. "국회에서 올려달래요~~"할 수 있으니까요.
'정부 부처 사이에서 갑'인 기재부가 이걸 총괄합니다. 애초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각 부처와 기재부가 협상한 결과입니다. ('협상'이라고 쓰고 '부처가 기재부에 조르고 기재부가 예산을 떼어주는 행위'라고 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예결위에서 기재부는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두고 최종적으로 국회 예결위와 실랑이를 하죠. 국회는 복지예산이라면 웬만하면 통과시켜줍니다. '복지예산도 자르는 나쁜놈들'소리 듣고 싶어할 정치인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위원회에서 콜? 뭐..좋아. 하지 뭐." 이렇게 간단한걸요. 근데 이게 예산에 반영이 안됐다는 건 거의 기재부에서 반대했다는 겁니다. 예결위가 예결위 혼자 하는 게 아니거든요. 바로 옆에 기재부 관계자 앉혀놓다시피 합니다.
앗. 그동안 또 댓글이 올라왔네요. mad hatter/ 국회가 칼자루는 쥐고 있죠. 원하는 걸 다 할 수 없을 뿐이고. 셜록/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데, 또 그렇다고 똑같지도 않습니다. 그 중에 보다 보수적인 쪽이라고 하면 정부죠. 복지예산 더 안 쓰려고 하는 것도 정부이구요. (반대로 '사업예산'은 기를 쓰고 타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