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오늘 밤 10시 55분에 EBS1에서 멜 깁슨 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방송하네요.
저는 이 영화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로 착각해서 꼭 보려고 표시해 뒀는데
지금 보니 멜 깁슨 감독의 영화라 약간 김이 빠지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보려고 해요.
그런데 이 영화가 거의 공포영화 급의 끔찍한 예수님 고문 장면을 보여준다고 해서 또 약간 갈등이 되기는 하네요.
이런 종교 영화를 보면서 제가 좀 감화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슬픈 영화를 보며 울어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아서 눈물이 펑펑 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번 보려고 합니다.
평론가 평점도 로저 이버트 평론가의 100점부터 pornographic bloodbath라고 하며 10점을 준 평론가까지 다양한데
다 보고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해요. (너무 잔인하면 끝까지 못 볼지도 모르겠지만...)
멜 깁슨 감독의 영화니 뭔가 드라마틱하고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드는데
뭐, 오랜만에 그런 영화 한 번 보려고요.
같이 보실 분 계신가요?? ^^
그런데 생각해 보니 EBS에서 피와 살이 튀는 고문 장면을 그대로 보여줄 리가 없는데 다 뿌옇게 처리하면 더 황당할 듯...
3월에도 보름달이 두 번 뜨는군요. 오늘 뜬 보름달

어쩐지... 왜 갑자기 이런 종교영화를 방송하나 했어요.
상당히 성서에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심지어 대사가 영어가 아니라 아랍어, 라틴어, 히브리어)
궁금해요. 제가 구경꾼으로 그런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휴... 영화 보는 내내 진땀이 났어요.
기독교에는 십자가와 구원에 관한 기독교의 논리가 있겠지만
이런 잔인함에 기반한 사랑이라니 제 머리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군요.
인간도 잔인하고 (존재한다면) 신도 잔인한 것 같아요.
종교음악 한 곡 붙일까 했는데...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아서 그냥 자야겠어요.
어젯밤엔 계속 고통스러운 장면을 보니 머리가 띵~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났는데
오늘 아침에 좀 생각해 보니 왜 신이 예수라는 존재와 십자가라는 고통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려 했는지는 여전히 이해가 잘 안 가지만 만약 이게 사람이 만든
이야기라면 왜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을지는 좀 이해가 가요.
만약 세상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어떤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할 때 그 어떤 영웅이
예수님만큼, 혹은 예수님의 처형을 지켜보는 마리아만큼 위로와 힘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를 들어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아픈 사람, 억울하게 모든 걸 잃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 본 사람들이 있다고 할 때 그 사람들이 끝까지 힘을 내어
삶을 견디게 하려면 그 사람들과 비슷하게 죽기까지 지독한 고통을 겪지만 그 모든 고통을
견뎌내고 마침내 승리하는 사람, 죽은 후 다시 살아나 천국으로 가는 그런 사람이 존재할
필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제 영화를 보면서 그냥 바로 죽여버리지 왜 저렇게 오래 지속적으로 고통을 가하는지
참 잔인하다 싶었는데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까지의 그 험난한 여정이 어쩌면 인생에서의
모든 고통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고 그 고통을 누군가가 다 견디고 그런 고통을 주었던
사람들까지 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그렇게 생을 마친 후 다시 살아나 천국으로 올라간
그런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고통받는, 그렇게 끊임없이 고통받다가 죽음으로 향해 가도록
예정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참 많은 위로와 힘을 주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종교가 만들어 냈는지 좀 이해가 돼요.
저에게 예수님의 십자가 이야기는 그 누구보다 지독한 고통을 죽을 때까지 받았지만
그 고통을 견디고 끝까지 사람들을 사랑했던 진정으로 강했던 어떤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