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있습니다.

집에 쥐가 있어요.
그러니까 6~7년전에 동생와이프가 아이를 가졌을때
제가 살고 있는집에서 1년정도 같이 살았어요.
자기집 두고 여기가 더 좋다고 하니 저야뭐
당신이 편하신대로 하세요.라고 했었죠.

제 방은 창문넘어가 다용도실인데
가끔씩 한밤중에 부스럭소리.
쥐였어요.
낙엽을 쓸고 있는 비질소리인가.
쥐였어요.
뭘까.도둑인가.
쥐였어요.
저층(2층)이니 밖에서 나는 소리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쥐였어요.

간혹 새벽녘 현관앞에서
누군가 전화통화를 하면 선명히 들리곤 했어요..
너무 통화가 오래되면 내려가서 저는 조용히 말합니다.
"당신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현재 28분째 여기서 통화중이시네요."

아무튼 쥐였어요.
세상에 아파트에 쥐가 있을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어요.

거실에서 TV를 보시는데 쥐가 지나갔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관리실에 말해서 쥐잡는 끈끈이를 쥐의 주동선으로 추측되는곳에 배치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야근중 다급한 전화벨소리가 들렸어요.
"쥐가 끈끈이에 붙어서 계속 찍찍거리는데 어떡하니.무서워죽겠다."
하필이면 동생은 당직.

퇴근하고 빠른걸음으로 집에 도착하니 너무 조용해...
그순간 방문이 살짝 열리는데
어머니.올케.조카2명의 눈만 4단높이로 보였어요.
조카들은 울고 올케와 어머니는 소리지르고 쥐는 끈끈이에 붙어서 노래부르고.
잘 들어보니 쥐의 노래는 솔로가 아니고 듀엣이었어요.
싱크대밑에 왼쪽 큰 엄마쥐.오른쪽 작은 새끼쥐 한마리씩.

이걸 그대로 뒀다가는 이밤의 끝을 쥐와 함께 보내야할테고
아무도 방밖으로 못나오겠다 싶어서
선택의 여지없이 집게로 한마리씩 꺼내어 봉다리에 담았어요.
쥐새끼는 마치 오케스트라 단장의 지휘봉처럼 꼬리를 힘차게 휘둘러댔어요.
집게로 집어서 조카들 보여주려고 문열었더니 까무러치려고 해서 포기.

"찍찍찍.찍찌찍찍찍"

한마리 담고. 또 한마리 담고 집게까지 같이 넣고
두번 묶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왔어요.
그날 이후 저는 조카들의 영웅(?)이 되었어요.
"쥐잡는 고모","까불지마.우리고모는 쥐도 잡아."
실제로 잡은것도 아닌데말이죠.
전리품이라도 챙겨둘걸 그랬나.

그런데. 쥐가 또 나타났어요.
지난번에 구멍을 막았는데 다른곳을 뚫어서 올라왔나봐요.
이시끼가 싱크대 배수관도 다 갉아놔서 물이 줄줄 새는 바람에 일단 교체.
현재 찐득이를 설치해놓은 상태이고 관리소에서 지하실에 보이는 구멍은 다 막았어요.

이제 독안에 든 쥐!!!
대치동에 있는 쥐새끼를 잡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건하게 기다리는중.

참. 쥐잡은 그날밤.
꿈에서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만났는데
저를 보고 손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어요.
그래서 제가 집게로 잡아서 쓰레기봉투에 넣었어요.
    • 쥐 잡는 셜록K 듀게님, 저도 존경합니다. ^^ 


      저라면 일단 사진 몇 장 찍어서 듀게에 자랑할 텐데...  


      인생에 몇 번 없을 이런 무용담은 디지털 장비로 저장해서 대대손손 보여줘야 하니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마시길... 

      •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찍을수가 없었어요.ㅎㅎ


        그런데 쥐가 엄청 말랐더라구요.


        여기에 갖혀서 못나가고 있는것같아요.어서 잡혀라.

    • 아... 전에 살던 집에서, 키우던 고슴도치였나 싶었던 게 쥐로 밝혀져서 기절할 듯 놀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ㅜㅜ

      • 엄청 빠른 고슴도치였나보네요. . .


        쥐와 동거하다보니 화장실 갈때마다 불안불안 철통방어.

    • 골목길에서 정말 팔뚝만한 5,60센치 정도 크기의 쥐를 본 적이 있어요. 미국도 아닌 한국에서요.


      온 몸에 혹 같은 게 울퉁불퉁 달렸더군요. 병에 걸린 쥐였던 거 같은데 공포영화에나 나오는 쥐 였어요.




      그리고 옛날 살았던 집에는 쥐가 한 번씩 나왔어요. 저는 쥐 공포증이 있었는데 


      고등학교때 시험기간이었나 제 방에 쥐가 들어 와서 방에서 도망쳤었어요. 또 한 번은 쥐가 들어 와서 쥐 덫을 설치했는데 


      덫에 잡히자 말자 쥐가 놀라서 오줌을 누더군요. 포유류는 비슷한 면이 있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수장을 시켰는데 증오인지 공포인지 너무 나도 강열한 감정을 가지고 다른 생명체를 죽였던 '나'에 대해서 가끔 생각해 보게 되요.



      • 바퀴도 미국바퀴는 엄청 크던데...


        어릴때는 진짜 쥐가 많았죠.


        살생하고 싶지않지만 피할수 없게 되었네요.


        잡히기만 해봐라.!! 그런데 얘가 잘 피해다니나봐요. 빵조각으로 유인해야겠어요.

    • 쥐구멍은 녹슨 쇠솥 닦는데 쓰는 반짝반짝 하는 철수세미로 막는 게 최고입니다.

      • 아요즘에는 폼건인가?


        무스같이 쏘면 그대로 구멍막히면서 굳어지는 그런걸로 막더라구요.


        갈수록 신기한것들이 많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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