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 2049 뒷북 촌평


 1. 

 2019 블레이드 러너는 어둡고 습하고 끈적거렸다면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더 차갑지만 건조하고 먼지투성이네요


 2.

 음악도 그런 톤에 맞춰서 미니멀의 끝을 달렸고 매우 적절한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3.

 디스토피아는 전편에서보다 더욱 더 절망스럽게 느껴집니다.

 이미 자본(웰레스사)은 충분히 세상을 장악해버렸고 '인간'혹은 인간적 가치는 이미 사라지고

 무한대의 욕망만이 남아 있군요.


 4.

 웰레스사의 회장실의 공간디자인이 흥미로왔습니다.

 미니멀의 끝판왕급 공간에 물과 약간의 빛을 가미해서 손톱만큼의 인간적 느낌? 마저 날려버립니다.

 회장의 비주얼은 '예수'를 연상 시키더군요.  

 그가 복제인간을 만들어내고 스스로 번식까지 하게 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짧은 대사는 의미심장합니다.


 5.

 모든 최고의 문명을 가능하게했던 '노예'가 (아마도 정치적 이유로?) 더 이상 불가능해졌으므로 '노예'가 될 복제인간을 만들어내고

 스스로 번식까지 하여 유일신의 위치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허황되게 전해지지 않더군요.


 6.

 삼성같은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 재벌기업이 극한의 과학기술을 독점한다면 충분히 저런 발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여요.

 인간들은 가상의 사랑, 욕망에 열정을 소모하며 웰레스사의 부를 축적시키는 도구이면서 똥만드는 장치로 전락하고

 번식력까지 갖춘 복제인간으로 세계를 재구축하여 '유일신'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웰레스 회장의 의지가 전혀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아요.



 7.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중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나던 시퀀스는 데커드 경감이 숨어 있던 폐허 한가운데였어요.

 다른 곳과 달리 갈색의 색감이 지배하고 있었고 웰레스 회장의 욕망에 비하면 인간적이기까지한 소박한 '욕망'이 지배하던

 도박장에는 2049년에는 초사치품으로 여겨지는 원목가구들과 가죽소파들이 넘처나고


 엘비스프레슬리와 프랭크시내트라의 노래가 나옵니다. 

 (아마 영화에서 이 장면 때문에 전작과 달리 음악이 극단적으로 절제되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8. 

 영화속 세상의 갈등은 이제 더 이상 인간vs복제인간이 중심이 아니군요.

 그것은 정체성의 문제도 포함됩니다.  

 2019에서 인간을 복제인간과 구분하던 '기억'의 문제도 자본은 이미 해결해버렸는데 그 해결도 결국 oo 의 상상력일 뿐이고 말이죠.

 뭐가 리얼이고 뭐가 가상인지도 무의미해집니다.

 징징거리는 찌질한 (진짜)인간군상들과 진지하고 열망에 차있는 복제인간 레지스탕스들과의 대비는 그런 의미겠죠.


 9.

 그래서 저같은 자본주의를 극복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회주의자 입장에서 보자면 2049는 전작보다 한발자국 더 나아간 문제의식을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할거 같아요.

 


 10.

 그래서 한번 더 보기로 했습니다.




p.s  영화를 다 보고 듀게를 비롯한 여기저기 리뷰들을 보게 되었어요. 

      예상외로 혹평이 더 많았고 전작을 못본 사람들이 더 좋은 평가를 하는게 인상적이더군요.

      전 그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좋았어요.

    • 4. 회장님 개량한복 입고 있어서 유교어르신 인 줄 알았네요.
        • 일본식 실내복?  조상님하니 좀 그럴듯 하군요 

    • 저도 좋게 봤어요. 그래도 어쩐지 땀내나고 습했던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보다 더 정교하게 어둡고 암울한 느낌이 좋더라고요.
      • 아! 맞다~ 땀내! 라는 말이 생각 안났어요.  

    • 블레이드 러너를 최대치로 칭찬하는 감상평을 있는대로 읽었고 그걸 그대로 투사해서 봤던 사람으로서..


      이 후속작을 기대안 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맥이 점점 빠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카지노에서 둘이 싸울때는 지루하다 못해 쓰러질 것 같았고요.


      그리고 자식을 만나게 해주는 마무리장면에서는 분노의 감정마저. 제가 가족영화를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이라서 그랬을거에요.


      심각하게 봤지만 별 기억에도 안남네요.




      소부님. 혹시 MOON이라는 샘 락웰이 나오는 영화보셨나요?


      전 그 작품의 가족지향이 인터스텔라의 가족사랑보다 더 깊고 덜 끈적여서 좋았고 블레이드러너2049보다 특수효과는 더 사실적이었습니다. 전 2049에 나오는 모든 미래상이 그럴듯하다라기보다 황당무계했거든요. 한번 대놓고 파보면 모순이라는 파편이 와다닷 떨어질 것 같아 그냥 헛웃음의 연속이었어요.


      (*특수효과가 사실적이었다는 건 정밀했다는 게 아니고 소규모답게 일부만 묘사하고 한정적이어서 덜 가짜스럽게 받아들여졌다는 겁니다)

      • The Moon 말씀하시는거죠?  2049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말씀하신 부분에 혹해서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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