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버드 재관람 (다 스포)

다시봐도 끝내주게 재미있고 너무 좋네요. 시얼샤 로넌은 진짜 연기천재란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잘했지만 본편에서는 정말 잠깐 터치만 해도 금방 꿈틀하며 터치한 사람이 되래 놀랠정도. 샐리 호킨스, 에드 레드메인 같은 관상인데 이게 연기천재 관상인가 봅니다.

루카스 헤지스가 이영화에서 유난히 잘해요. 처음 봤을때부터 스스로는 좀 버거운 듯 한 나이스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 캐릭터를 안 다음 보니 정말 감탄이 나오네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쓰리 빌보드, 그리고 제목이 기억 안나는 크리스토프 발츠 나오는 테리 길리엄 영화보다 이 영화의 퍼포먼스가 훨씬 좋은데 그레타 거윅의 손 맛이 훨씬 훌륭하다고 봐도 되나요? 판을 잘 깔아줬어요. 이전에 고스트월드(국내 개봉명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브래드 랜프로도 생각나는데 스스로에겐 좀 버거운 외양새를 보이는 이들, 청소년시절이나 20대 초반 주변에 저런 남자애들을 종종 봐왔는데 비슷하게 그려서 신기하네요. 같은 문화권 사람들은 얼마나 똑같게 느낄까.

카일 캐릭터 말인데, 트위터에서 그레타 거윅이 사실 이 영화에서 자신의 학창시절은 레이디버드가 아니라 카일에 가까웠다 라도 했다는데 원문 인터뷰나 동영상은 모르겠지만 진짜 그랬겠구나 싶더라고요. 어쩜 그렇게 잘 그리는지. 저도 카일 보고 찔리고 부끄러웠는데 위안이 됩니다. 하여간 그 캐릭터 그린 걸 보면 무슨 생각으로 무슨 마음으로 저러고 다니는지 잘 아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레타 거윅 보면 카일 같았다는게 웃기긴 하지만 어색하지 않습니다.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매기스 플랜, 우리의 20세기 보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데도 튀어보이지 않나요? 배우 자체가 에고가 강한 사람이겠구나 싶었죠.

2000년대를 그린 방식이 보이후드보다 좋다고 했었는데 다시 보니 그때의 컨텐츠를 다루는 방식 때문이네요. 그냥 배경1로 지나가는게 아닌, 컴퓨터 쓸 때 전화모뎀이 단순한 웹디자인에 드륵드륵 처리되는 시간감 하며, 별 할게 없으니 카드게임이나 하는 아버지며, 모토로라 스타텍도 그렇고요.
특히 음악 말인데, 앨라니스 모리셋과 데이브 매튜스 밴드의 그 곡들은 90년대 중후반 히트했지 2000년대에 틀기엔 지나간 노래죠. 하지만 정서상 이치에 맞습니다. 그 때 미셸 브랜치, 에이브릴 라빈, 바네사 칼튼이 막 나와서 빌보드1위 또는 상위권을 달리고, 모던록차트에서는 Crash Into Me와 비슷한 스타일의 곡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죠. 90년대 중후반 데뷔한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은 2000년대 초반에 인기의 정점을 누리고 있었고요. 물론 90년대 음악계를 망친 림프비즈킷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데드풀 말마따나 헤비한 랩메틀도 유행이었지만요. 그러니 카일 같은 애가 그노래 싫어하는게 뻔하죠. 밴드도 벨앤세바스찬 스러운 프랑스단어 들어간 이름을 붙여줬잖아요? 음악도 그 때 유행에 비하면 ‘언더’스럽고요.

크리스틴 대학 자금 마련한다고 집 끼고대출 받는다는 장면은 곧 다가올 2008년을 이미 알고 있는 관객들에겐 호러네요. 그 때를 그린 영화 ‘빅 쇼트’, ‘라스트 홈’ 에구 무서워라
    • 내일 2회차 관람할 예정인데 저는 [레이디 버드]보면서 6분에 한 번씩 폭소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선 울었어요. 고스룩 입은 셸리에서 셸리 시인이 연상되는 것과 연극 템페스트에서 가상의 역할인 탬페스트를 맡았다는 것에 분개하는 장면 등의 언어 유희나 티모시 살라메의 정부의 뇌파 공격 음모론은 고스트 버스터즈 크리스 헴스워스가 생각나 대폭소를 ㅋㅋㅋㅋ.

      마지막 문단 이야기는 같이 본 동료와도 얘기했는데 잘되길 빕니다...흑
      • 크리스 헴스워스랑은 다른 종류긴 하죠. 얘는 진짜 책을 탐독하고 뭔가 많이 알고는 있단 말이예요. 그러나 그게 그리 대단치 않고 본인의 해석도 너무 나가서 문제지... 흑.

        카일이 하는 말도 웃기지만 크리스틴과 말이 안통하는 상황이 더 웃기지 않나요? ㅎㅎㅎ 농담인지도 모르고... 애가 너무 외곬수라서 세상 유머를 잘 모르는 듯
        • 음 확실히 2차 관람을 하고 오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카일이 음모론자인줄 알았는데 셀폰을 구매했었군요ㅋㅋ.. 장면을 되짚어 보니 편집과 연기가 아주 걸작이었어요.
    • 토크쇼 보면서 느낀 건데 시얼사 로넌은 실제 사람자체가 컬러풀하더라고요ㅎㅎ 그게 연기에도 드러나는 거 같아요. 저도 제 관람 해야하는데 왜 이렇게 볼 영화가 많은지!
      • 젊은 천재들이 많아서(감독과 다른 배우들 포함) 미래가 아주 밝습니다!
    • 아 보러가고싶은 마음 너무 간절한데 너무 바쁜데 아 어떡하지...정말 뽐뿌옵니다 ㅠㅠㅠ

      • 오잉? 그런데 이 글 잃으시면 어떡하요... 뭐 쓰고 보니 딱리 스포랄게 없지만 감상에 지장을 주고 싶진 않아요.
    • 저도 어제 듀게 분들과 번개로 봤습니다. 일단 영화가 너무 재밌더군요! 참 저 만만치 않은 일상을 어쩌면 저렇게 시니컬하고 재치있게 그려냈을까 감탄하면서 봤네요.
      • 원래 대본 분량이 영화로 만들면 3시간도 훠얼씬 넘는다고 하죠? (자크 리베트도 아니고...) 여러 사건이 유려하게 연결되면서 각각의 감정에 방해받지 않는 걸 보며 감탄했네요. 하긴 우리네 실상이 하나에만 집중할 수는 없긴 하죠. 김혜리 기자님 글에서도 언급 되었지만 카일의 아버지나 대니나 각 인물들의 복잡성 때문에 상처를 받아도 마음이 풀어지는 느낌이 들고, 이런걸 그리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좀 더 나이스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주인공이 할 것 같네요.
    • 저도 어제 봤답니다. 좋았습니다..저는 그 신부님이 무슨 고민으로 신경정신과를 찾아가 상담받으셨는지 궁금했어요. 혹시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요??

      •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고 그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 못할 고통을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정도의 메시지만 주는 것 같습니다. 그 신부님 사정이 영화의 핵심이 아니고 딱히 알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 신부가 되기 전에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17살에 마약중독으로 자살했다고 했던 것 같아요.
        • 아 맞네요. 상담내용은 모르겠지만 앞 단에 힌트를 주면 그렇게 연결시키는 게 맞겠죠.
    • 영화 넘 재밌고 넘 좋네요.!!! 하루종일 방에 틀어놓고 싶은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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