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그 유명한(?) '리얼'을 봤습니다

iptv에 가입한 정액제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길래 충동적으로. ㅋㅋㅋ



뭐랄까.

듀나님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무시무시하고 고통스러운 지옥에서 온 사자가 듀나님을 무찌르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ㅋㅋㅋ

못 만든 것도 못 만든 거지만 정말 듀나님이 싫어하시는 거의 모든 요소들이 종합 선물 셋트처럼 들어 있더군요.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요소를 특별히 강력하게!! 이렇게 맞춤형(?)으로 만들기도 힘든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전까지는 배우 김수현에 대해서 '어쨌든 본인 밥값 이상의 연기는 하는 배우'라는 인상이 있었는데.

사실 이 영화를 봐도 김수현이 연기를 못 하진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아주 괜찮게 해요. 아마 한 장면 한 장면만 잘라 놓고 보면 악평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김수현의 사촌이 기용되어 오로지 김수현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이고, 그래서 아마도 지금의 이 모양새가 김수현이 원했던 것일 거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거죠. 그렇게 의심한다면 최악 맞아요. ㅋㅋㅋ


왜냐면 영화가 시종일관 '김수현의 멋짐'을 보여주는 데 사력을 다 하고 있는데 그 의도한 멋짐이 참으로 구립니다. 굉장히 꼴 보기 싫은 짓을 계속 하는데 영화는 그게 멋진 거라고 시종일관 착각을 하는 거죠. 그러니 이 영화가 정말 김수현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영화라면 김수현이 생각하는 멋짐이 그런 것이고 그렇다면(...)


듀나님 얘길 한 번만 더 하자면, 듀나님 리뷰에 보면 '이야기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적으셨는데.

아뇨 제가 보기엔 의외로 명료한 줄거리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짐작이지만 듀나님께서 이 영화의 존재 자체가 너무 싫고 특히 이야기 쪽으로의 완성도에 너무나도 큰 공포를 느끼셔서 이야기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싫으셨던 게 아닌가 싶은데. ㅋㅋ 줄거리는 분명히 있어요. 쏟아지는 양아치 조폭 워너비의 소망 성취 같은 허세의 파도에 파묻혀서 그렇지 줄거리는 있습니다.
심지어 줄거리만 딱 떼어 놓고 간단히 설명하면 그렇게까지 나쁘지도 않아요. 훌륭함과는 아주 거리가 멀지만 뭐 그럭저럭 시간 때울만한 B급 스릴러 정도는 되고. 심지어 저는 '여기서 허세 다 빼고 여자 캐릭터들 손 보고 디테일 추가해서 tvN 같은 데서 드라마로 만들면 인기 많겠네'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ㅋㅋ

근데 뭐...
이미 결론은 났죠. 빈틈 없이 치밀하고도 집요한 허세 개폼 후까시 자뻑 러시에 파묻혀서 모든 게 멸망했습니다. 아멘. 레스트 인 피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손해 본 게 없어 보이는 사람은 성동일이었습니다. 홍콩 느와르의 악당 같은 캐릭턴데 90년대 식으로 과장되게 폼 잡는 악당 보스 캐릭터에 권총에 샷건도 휘두르고 ㅋㅋ 뭐 연기하기 부담 없고 재밌었을 것 같아요. 딱히 배우 이미지에 흠이 갈 것도 없고. 이런 캐릭터 해 볼 기회가 흔한 것도 아니구요.


+ 도대체 그 구린 자뻑과 허세가 어떤 것이냐... 는 게 궁금하시다면. '성공한 미남 조폭 갑부이자 적에겐 삭막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 남자가 매일매일 돈을 마구 퍼다 버리는 것 같은 호사스런 생활을 하면서 덤벼드는 놈들은 다 원펀치 쓰리 강냉이로 날려 버리는 환타지' 라고 장황하게 요약해 봅니다.

덧붙여서 사소한 소품 하나, 로케이션 장소 한 군데 까지도 비싸 보이는 데 집착하는 영화의 태도 또한 실소가 나오는 요소였네요.

아... 물론 김수현의 1인 다역두요. 위에서도 말 했듯이 뭐 기술적으론 나쁘지 않은데. 영화를 뒤덮고 있는 강려크한 허세 포스와 내면 묘사 따윈 없는 시나리오와 맞물리니 그게...
    • 저는 뭐랄까, 만화가 김성모가 스포츠신문에 연재했을 법한 내용-양판소에 끝없이 있는 조폭 남성환타지물-을 나름 때깔 좋은 영화로 보는 느낌이었어요. 여러 의미로 아방가르드한 영상물입니다.

      • 제가 본문에서 저렇게 길고 장황하게 설명한 것을 이렇게 간단히 요약해 버리시네요.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ㅋㅋ 맞아요. 만화대여점 같은 데 몇 줄씩 차지하고 쌓여 있는 대여점용 조폭 만화. ㅠㅜ

    • 전 이 영화 극장까지 가서 봤는데,


      내용이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설정은 있는데, 이후 진행되는 게 없는 영화라는 인상이었어요. 그러니까 영화의 미스테리로 밀고 나가는건 사실 설정들인거고, 이후 전개가 존재해야 하는데, 이야기는 한없이 처음으로 되돌아오며 이상한 맺음을 하는 영화라는 인상이었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스토리가 없다.고 얘기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야기의 기본 아이디어가 독창적이지는 않아도 또 의외로 그렇게 흔하지는 않은 아이디어였고 영화를 보다 보면 의외로 거기에다가 몇 번의 자잘한 국면 전환 아이디어를 끼얹는 노력까지도 하더라구요. 다만 애초에 시작부터 글러 먹은 데다가 (해리성 정체 장애에 대한 그 말도 안 되는 치료법ㅋㅋ) 자뻑 놀이에 바빠서 개연성이나 이야기의 리듬 같은 부분엔 아예 신경도 쓰지 않고 있으니 '(제대로 된) 스토리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빡침을 섞어 표현할 수는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 이 글 보니까 너무 땡기는데요? ㅋㅋ 넷플릭스에 올라와준다면 바로 봐줄 의향 있습니다.
      • 누구에게든 보라고 추천할 수는 없는 영화지만 보겠다는 분을 말릴 생각까진 들지 않는군요. 하하.


        부작용으로 배우 김수현을 한 없이 하찮게 여기게 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미리 알려 드립니다. ㅋㅋ

    • 극장에서 만원 넘게 주고 본 사람들은 대체 어떤 기분이었을지...
      • 뭐 소문이 빨리 퍼져서 결국 김수현 팬들 위주로 보지 않았을까요. ㅋㅋ 어쨌든 '짤'로 보면 간지 폭발하는 장면 많긴 합니다.
    • 호기심을 참지 못 해서 봤었는데 내내 어이없다가 그 빨간 수트 입고 춤추(며 싸우)는 장면에서 영혼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습니다...


      배우 본인의 욕심이 과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는데, 과연 개봉관에서 이걸 보며 경악하는 관객들의 얼굴을 봤다면


      그 욕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어제 명동 지나가다가 그 초반에 수트입고 이성민이랑 대담하는 스틸샷이 파라다이스 카지노 광고짤로 쓰이는걸 보면서


      아.... 쟤 저러고 3분 있다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홀딱 벗었지... 란 생각과 함께 그 장면이 떠올라 고통받았습니다 orz

      • jj에 다마 몇개 박았고, br 두짝 있습니다. 됐습니까?


        ... 죄송..

        • 으아아악 그 대사까지 기억해내고 싶진 않았는데 너무 하십니다 T_T

    • 김수현이 군대가기전에 찍은 마지막 영화였는데 찍고나서 본인도 '한편만 더 찍었으면 좋겠다' 라고 했다는 그 영화인가요..

      • 제대 후 후속작 '언리얼' 기대합니다!
    • 김수현 정말 멋있고 섹시하죠. 커~다란 화면에서 주구장창 김수현 멋있는 모습만 틀어주는 걸로 만족할 수 있는 팬이라면 그럭저럭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이 흔치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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