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춰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여러분, 건강한 나날들 보내고 계신지요.
저는 어떤 시험을 위해 정신없이 무언가를 암기하거나 계산하거나 하는 데에 매달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때 '참사랑'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듀게를 탐험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요새는 약간 그 연애 혹은 결혼 시의 '맞춰나간다'고 하는 것이 묘하게 무섭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연애할 여건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으니 이솝 우화에서처럼
여우가 '아, 저 포도는 보나마나 무척 실 거야'라고 생각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함께하게 된다는 건 필연적으로 양측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희생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그걸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드는 것이지요.
막상 좋은 사람이 생가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면서 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겠지만서도...
'독신이 편하다'는 사고를 은연중에 굳혀 나가고 있네요.
인간이란 참으로 간사하고도 또 간사한 존재니까요.
뭐, 그런 생각을 하며 멍때리는 어버이날의 저녁입니다.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듭니다. 픽션에서 묘사하는 듯한 오랜 정이니 깊은 교감이니 사실 그런 건 없는 게 아닐까,
느낀다한들 한 사람만의 착각이나 도취가 아닐까하는... 특히 수혜받는 쪽의 입장에서.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 거 없이 평화롭게 적정거리 유지하며 잘 살아가는 쪽이 더 품위있는 인생이 아닐까 싶은.
두려움도 있겠죠 하지만 평생을 그런 두려움 한가득으로 사는거 아닐까요.
맞추는 것인지, 변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내가 더 많이 변했어!/맞췄어!' 라고만 안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이가 없다면 결혼생활에서 딱히 희생이라고 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친구 관계도 한번씩은 서로 양보해야 유지되지만 그게 희생은 아니잖아요 만약 한쪽만 양보하고 있다면 문제 있는 관계일 거고. 자녀 양육은 희생이 맞죠. 그래도 본인이 좋아서 낳는 거죠.
맞춰간다는 핑계로 강제 교정(...)을 당한 경험이 많은 터라, 새 연애를 시작할 때 상대방이 '맞춰가자'라고 말하면 움찔하게 되더라고요.
잘 지내시는가요 힘내세용!
간이고 쓸개고 빼주기보다 좀 더 편하고 나다운 연애를 하시면 되지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세상에서 소위 말하는 연애시의 바람직함, 정석 뭐 그런것들을 무시하고 내가 해주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연애쪽으로 생각하신다면 조금 덜 스트레스 받으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