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둘이 너무 예뻐요" 선물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오는 길에 만난 막스의 엄마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날은 출근할 때 입은 에메랄드빛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빨간 바지 입은 선물이와 내가 어울린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감사했더니 막스 엄마는 이어서  "막스는 이제 손을 잡지 않아요 좋겠다 아직도 손잡고 다니고" 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무얼 예쁘다고 하는 지 깨닫고 더욱 환하게 웃는다.

다들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경고한다. 아이들이 엄마 손을 뿌리치지 않고 잡아 주는 시간이. 개나리 노랗게 정원을 색을 바꾸는 사월이면 매해 선물이가 태어났을 때를 생각하게 되고, 마치 나없을 때 큰 마냥 언제 이렇게 컸니? 라고 물어보게 된다. 혼자 뛰어 다니다가도 엄마가 주변에 있는 지 뒤돌아 보던 아이들이 엄마 없이도 뭐든 잘 하게 된다. 그게 이치이지만 어린 아이들이 소풍때 돌아보며 우리 엄마만 나 두고 어디 갔을 까 두려워 하는 것 처럼, 부모들도 아이가 부모를 떠나는 날이 온다는 것을 약간을 두려운 마음으로 준비하게 된다. 이제 한자리 숫자의 나이 마지막이 아이들이 자기 방 문 닫고, 대답이라고는 응 아니 밖에 안하는 십대가 되고, 대학을 결정하고, 독립해서 이사가는 날들은 아직은 오지 않을 거 같지만, 손을 잡지 않고 가겠다는 아이의 의지는 언제가는 그날이 온다는 걸 신호한다.


선물이는 손잡고 가는 날도 있고, 엄마를 뒤에 두고 앞만 보고 가는 날들도 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안톤을 처음 만날 날, 옆에서 걸어가는 선물이의 손이 쭈빗 쭈빗 안톤을 찾는 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가는 걸 잊은 지 오래된 안톤은 자신을 향한 손을 느끼지 못한다. 선물이가 손 잡고 싶어하는 데라고 말을 해 줄까 하다가 그냥 멈춘다. 두 아이 사이의 관계이니까. 조금 있다가 선물이는 안톤을 툭 치더니 달리기 경주를 하자고 한다. 좀 당황한 안톤은 뒤를 돌아 우리를 바라본다. 우리는 둘다 약속이나 한것 처럼 어깨를 으쓱거리며 나도 몰라 라는 제스처를 해보인다. 얼굴에 미소를 담고 안톤은 선물이랑 함께 뛰어간다. 천천히 따라오는 우리들은 뒤로 한채 그래도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으면서. 가게에서 살것을 사고 나오는 길 놀이터를 향해가는 두 아이들, 선물이는 안톤의 손을 잡고 있다. 우리의 시선이 마주친다. 우리는 둘다 아이들을 보고 있었구나.


"막스엄마가 우리 예쁘데" 선물이 손을 꽉잡으면서 아이도 바로 옆에서 들었던 말을 다시 반복해본다. 아이는 아무 감흥없이 응 이라고 말하고 걸어간다. "선물아 엄마 선물이 사랑해"라고 말하자 또 감흥없이 응 이라고 답한다. 그리곤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엄마 나 오늘 무당벌래 봤어"라며 환하게 웃는 아이. 선물아 우리 지금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 아 예뻐라... 글만 읽어도 얼마나 예쁜지 생생하네요.
    • 아이를 보면 인간과 삶의 모든걸 합친거와 같을 만큼의 깊이 입니다.

    •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 화창한 오월, 마음도 다행히 여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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