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마침 라스트 제다이 이야기가 나왔네요. 얼마전에 다시 봤는데(스포)

뭐 요즘 라제 평이야 그냥 "유서깊은 프랜차이즈를 멸망시킨 작품" 으로 고정된거 같습니다


저는 영화 개봉시 꽤 충격을 받았고 호평을 했습니다..사실 지금도 좋아합니다만


작품이 문제작임은 부정 못하죠.


사실 제가 좋아하는 점이 그 점이란걸 다시 보니까 느끼게 되더라구요..





이 영화는 정말 기이하고 지독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모든 기대와 예상을 배신하고 부정하는데 힘을 다 사용합니다.


악의마저 느껴질 정도에요. 이 정도 초 거대 블록버스터에서 이럴 수가 있나 할 정도죠.


밑에 가라님 글에 달린 리플에 적힌것처럼, 깨어난포스에서 이어진 떡밥들이나, 궁금증은 전부 부정하고 기존 스타워즈 팬덤의 상식과 관습마저 박살냈습니다.


재밌는점은 깨어난포스는 완전 정 반대인 영화라는 점이에요. 영화의 매무새와는 다르게 기존 스타워즈의 맥락안에 있는...좋게 말하면요.


나쁘게 말하면 또 반복되는 새로운 희망이었죠. 건담시리즈가 끊임없이 뉴타입나오고, 액시즈 떨구고...뭐 그랬던 것쳐럼. 거기다가 떡밥은 오지게 뿌려놨었죠.



그러니까 더 괴상하지 않겠습니까?


더 재밌는...음...그런... 라스트 제다이는 영화 자체가 영화를 공격해요. 라적라.


예를 하나 들자면. 핀이 자기만 생존해가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후반에는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뜻을 이루려는 보이죠.


근데 로즈가 뜬금없이 튀어나와서 핀의 자살특공을 막습니다......그리고 증오로 싸우지 말고 사랑으로 싸우자고 하죠....뭐..언니 멕이는 발언이란건 넘어갑시다..


로즈랑 입장이 바뀌었죠. 요것만 보면 뭔가 정신적 성장인가? 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옆 우주에선 훌도 장군이 하이퍼스페이스 카미카제를 하고있습니다.


뭐지? 그걸 부정적으로 그리는것도 아니고 꽤 긍정적으로 그려냄.




뭐 이렇게 영화내에서 영화끼리 공격하는게 한 두개가 아니에요.


저는 영화보고 너무 충격적이라 혹시 내가 말로만 들어본 부조리극이란게 있다던데 이건가? 하고 검색까지 해봤어요.




그래서 요즘 다시 한번 봤는데 역시 그 점이 맘에 들었던 거였어요.


저는 인피니티워도 마지막에 타노스가 (일단은) 승리하는 엔딩에 감탄했거든요. 요즘 제일 잘나가는 영화에서 이런 막나가는 엔딩을 할 수 있는 깡에 감탄했어요.


제가 이런데 많이 꽃히나봐요.





근데 다시 봐도 처음 봐도 로즈 티코는 용납이 안됨.


좋게 봐 주려해도 이건 대체 왜 만들었을까..


영화도 혼란스러운데 캐릭터도 하는짓이 이상하니까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가 없죠. 그러니 자연스레 욕먹지.



    • 저는 깨포만 보고 라제는 안본 입장이라 뭐가 더 나은가를 따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깨포는 꽤 재밌게 봤어요.




      라제가 나왔을 때 당혹스러웠던게 삼부작의 1,2편 감독들이 지금 각자의 영화갖고 서로 알력다툼이라도 하는 건가? 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쌍제이야 뭐 떡밥의 제왕으로 유명하고 


      깨포에서도 레이의 기원이나 스노크의 정체, 다음편에서의 루크의 활약 등 많은 떡밥을 던졌죠. 근데 그게 라제에서는 쌍제이가 던진 그런 클리셰들을 거의 대부분 맥거핀화 시켰다고 하더라구요. 


      레이의 출생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스노크는 어이없게 끔살, 등등........ 기존에 이런 트릴로지가 있었나 싶네요. 제가 알기로 3편은 또 쌍제이 감독인데 그럼 어떻게 될까요




      만약에 이게 디즈니의 의도적인 행보라면 솔직히 좋은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라제는 삼부작에 중간에 와야 할 영화는 아닌것 같아요. 처음부터 그런 길로 가던가, 아니면 


      그렇게 마무리가 그런 방식으로 되던가 하는게 좀 더 일관적이지 않나요? 만약에 디즈니가 기획 시점에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지금 스타워즈 시리즈는


      마블의 캐빈 파이기 같은 총괄 역할을 하는 사람이 부재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물론 이건 제 생각이고 나름의 의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 뭐 라스트 제다이가 완벽한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게 시리즈 중간에 들어가선 안되는 물건이었다는 평들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

        이미 다크 나이트나 스카이폴이 시리즈 내에서 비슷한 역할을 해냈잖아요? 시대에 맞춘 원전의 재해석과 함께 작품의 본질적 가치를 계승하는건 장기 시리즈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고, 그 역할을 하기에 가장 알맞은 위치는 당연히 새 시리즈의 중간편이죠.
        • 스카이폴은 제가 모르는 영화고 다크나이트와 라제가 시리즈에서 비슷한 역할이라는 이야기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문제삼고 있는건 시리즈의 가치나 매력의 계승이 아니라 삼부작 안에서의 일관성이고, 그 부분에서 다크나이트는 딱히 전작인 배트맨 비긴즈의 설정이나 분위기를 뒤집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가령 비긴즈는 다음 영화에서 조커가 등장할 거라는 떡밥으로 끝났고, 그와 일관되게 조커가 메인빌런으로 나왔죠.




          놀란의 배트맨 삼부작이 기존 배트맨 영화와는 차별화된 해석을 함으로서 명작이 되었고, 그 삼부작의 핵심이 다크나이트라는 점은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다크나이트는 삼부작의 첫작품인 배트맨 비긴즈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부정하는건 아니죠. 당연한게 세 영화의 감독이 모두 놀란이니까요. 그런데 스타워즈 시퀄 삼부작은요? 첫작품과 마지막 작품의 감독은 쌍제이, 두번째는 라이언 존슨입니다. 그리고 두 감독이 찍은 스타워즈 영화의 개성이나 추구하는 점이 너무 달라요. 제가 문제시삼고 있는건 그 부분입니다. 기존의 오리지널 에피소드나 프리퀄 시리즈랑 다른 길을 추구하는건 자연스러운데 한 묶음으로 인식되는 시리즈에서 중간에 있는 영화가 다른 두 영화와 전혀 다르다? 이건 좀 부자연스럽지 않나요? 그리고 그게 진짜 의도적인 것이라면 그 의도를 추구하는 목적이 뭔지 궁금한 거죠.

          • 아뇨, 라제를 보시고 나면 알게 되시겠지만 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의 관계와 깨포-라스트 제다이의 관계는 생각만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는 분명 이어지는 시리즈임에도 실제로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 예를 들면 고담시의 모습입니다. 배트맨 비긴즈는 새 시리즈의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기존의 팬들에게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했고, 그렇기에 작품 내의 고담시는 지난 영화들에서처럼 가상의 디스토피아적 도시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의 고담 시요? 그건 그냥 현실의 뉴욕이죠.

            이야기의 형태는 어떤가요. 배트맨 비긴즈는 크게 튀지 않는 히어로물이었던 것에 비해, 다크 나이트는 바로 그 히어로물을 복잡한 현대의 시각으로 바라봄으로 해서 뒤틀어버립니다.

            스타워즈의 시퀄 두 편의 관계도 이와 비슷합니다. 무난하게 전작들과 비슷한 형태의 첫 편과 새로운 시각을 부과하는 후속편이죠. (재미있는건, 다크 나이트 내 배트맨 - 조커 - 투 페이스의 관계는 라스트 제다이의 루크 - 스노크 - 렌 의 관계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감독이 다르다곤 해도 이미 첫편 제작 중에 두번째 편이 기획되고 있었고, 두 편의 감독들은 서로 만나 이야기를 조율하였습니다. 여기서 드러난건 쌍제이가 떡밥의 제왕이지 복선의 제왕은 아니었다는 거죠. 라이언 존슨이 쌍제이가 완성해둔 거대한 기획을 무시한게 아니라, 원래 떡밥만 있고 실존하지 않았던 기획을 라이언 존슨이 맡아 새로 만들어낸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왜 라제는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욕을 먹느냐? 저는 그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라제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제는 스타워즈에 새로운 시각을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타워즈의 모든 것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작중에서 스타워즈의 기존 가치관을 부정하는 인물은 셋인데 하나는 악당, 하나는 은둔하는 선, 또 하나는 자칭 중립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면 악당에 의한 스타워즈 가치관의 부정은 깨달음을 얻은 은둔하던 선에 의해 부정당하죠. (자칭중립은 뭐하냐고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칭중립은 중립이 아니죠) 네, 부정을 부정했으니 긍정입니다. 라제는 기존 스타워즈 가치관을 긍정한단 말입니다! 과거의 영웅이 거부당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이어지고 새로운 희망이 된다고요! (라스트 제다이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의 마지막이 그야말로 새로운 희망이라는 것도 꽤 재밌지 않습니까?) 라제가 스타워즈의 테마를 무시했다는 말은 인피니티 워를 보고 와서 “타노스가 옳은 일을 했구먼!”이라고 하는 거랑 다를게 없는거죠.
    • 저는 로즈 티코를 포함해 그런 전복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전통이나 캐릭터 붕괴라던가 그런 지적은 납득하지만, 스토리가 나쁘다고만 할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스노크가 사라지고 카일로가 올라서서 9편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 아뇨. 다른건 몰라도 절대 못생겨선 아니에요. 절대.

      • 로즈를 욕하는 많은 사람들이 외모얘기를 걸고 넘어지는 거나 디시같은 곳에선 로즈를 ‘못생긴 놈들’카테고리에 넣어둔걸 보면 그런 부분도 꽤 큰듯 하죠.
    • 제 느낌에는 깨어난 포스가 새로운 희망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라스트 제다이도 제국의 역습을 강하게 의식하고 만들어 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더군요. 제국의 역습은 지금에서야 걸작으로 칭송받지만, 새로운 희망의 속편을 기대하고 극장에 간 관객들에게는 "이게 뭐야?"란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요? 관객에 일반적으로 속편에 기대하는 내용을 철저히 깨부수는 전개였죠. 악의 제국은 승리하고, 반군은 산산히 흩어지고, 한 솔로 같은 주요 캐릭터는 냉동된채 그냥 사라져 버립니다. 수련을 통해 강해져 승리를 쟁취해야할 주인공은 철저히 패배한채, 타도해야할 악의 존재가 실은 자신의 아버지였음을, 스승들이 그동안 자신을 속여왔음을 깨닫고는... 그대로 영화가 끝납니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관객의 기대를 꾸준히 배반하면서 영화를 끝냅니다. 시퀄의 제국의 역습이 되어야 하는 라스트 제다이도 비슷한 구성이지요. 주인공들은 철저히 실패하며 패배하고, 관객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전개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제국의 역습이 가졌던 매력을 담아내려 많이 노력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 음.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렇다면 더욱 실망이네요. 제대로 해내지도 못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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