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비혼주의자는 아니었습니다. 어렸을 땐 나이차면 다들 대학 가는 것처럼 결혼도 그렇게 하나보다? 했는데,

살다 보니 그게 아니더라군요.


결혼을 간절히 원한 적도 없는데, 막상 안 한다고 하니 좀 아쉽다? 라고 생각한 적도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결혼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니

저같은 쫄보는 아, 그거 하면 망하겠다. 하고 저절로 비혼자가 되었습니다.


연애를 몇 번 하긴 했어요. 사랑을 한 건 아니었던 것 같지만 좋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알아가면서 즐거움을 공유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그 사람과 난 가까운 이웃으로 각자의 집에서 잘 살고 있고 시간이 되면 영화를 보기도 하고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하거나 술이 땡기는 날, 외로운 날, 위로가 필요한 날

함께 있어주면서 도란도란 거리며 살면 좋겠다 했어요. 그리고 각자의 집으로 가는 거죠.

꽤 괜찮은 삶인 것 같은데, 어렵겠죠.


이상향이라기엔 그렇지만 저도 나름 이렇게 생기고 요런 성격에 직업은 이 정도 였으면 좋겠다 하고 배우자에 대해 몽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지요.

나 녀석, 생각보다 눈이 높구나. 이 정도의 남자라면, 분명 엄청 예쁜 분을 만날 수 있겠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분명 나보다 더 예쁠 것이고 나이도 더 어릴 것이고 성격도 착하겠다.

나같은 쫄보에 성격 못난 여자를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거지요.

그래서 전 자연의 섭리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안 따르면 어쩔 겁니까? 이상형의 남자분을 납치해서 결혼 할 수는 없지 않나요?

경쟁에서 진 사람은 물러나는 게 맞지요.


그래도 가끔은 연애가 하고 싶기도 해요.

결혼하자는 건 아니고 연애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연애= 결혼으로 가는 상황이 매우 부담스러워요. 소개해 달라는 말도 못하고 있네요.






    • 아쉬운 점이야 결혼한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존재하겠죠. 결혼할 만큼 서로 잘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결혼하는 것이고, 그러지 않으면 혼자 재밌게 살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상적으로 나한테 있었으면 좋겠는 게 완벽한 반려자만은 아니겠죠. 좋은 직업, 친구들, 취미생활, 반려동물, 건강 등등 있으면 좋겠는 게 많지만, 그거 다 갖추지 못한다고 해서 경쟁에서 졌다고 생각하거나 엉뚱한 사람들을 혐오하거나ㅋㅋ 할 이유는 없죠.

      • "...엉뚱한 사람들을 혐오하거나ㅋㅋ 할 이유는 없죠...."이런 댓글은 오해받기 딱 좋죠...

      • 박보검을 차지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그 경쟁에서 전 졌어요. ㅠㅠ 이건 반농담 반 진심~ 이고요.


        인생을 뒤집는 결혼이라는 걸 하는 데 있어, 이상이 있을 것인데 이 이상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억지로 붙잡고 싸울 것이 아니라,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해서 전 물러났습니다. 도태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해서요. 능력이 안 되면 그걸 인정하고 깔끔하게 손 털고 떠날 줄도 알아야 하니까요.



    • 비슷하게 연애는 가끔 하고 싶고 결혼은 부담스러운 남자분들도 꽤 있죠..


      경쟁에서 지셨다기 보다는 그렇게 사는 것도 여러 삶의 방식 중에 하나라...

    • 그사람 얼굴만 보고 있어도 두근거리는 기분, 같이 밥 먹으면 신나는 기분, 손을 잡고 걸을 때의 따뜻함, 그에게 잘 어울릴 머플러를 고를 때의 기쁨... 이런 감정이 아주 드물게 어쩌다, 또는 한번 올까말까 또는 한번도 오지 않는 우리의 인생이기에. 마침내 포기와 인정은 했지만, 동등한 애정의 장력이 존재하는 관계에 대해 그리움을 품는 건 당연한 바람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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