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과녁, 낙태, 월요일)


 1.사람들을 보면서 알게 된 건데 사람들은 할 수 있게 된 것을 한다는 점이예요. 그리고 물어뜯는 걸 매우 좋아해요. 누군가가 약점을 스스로 드러내 보이거나 누군가의 약점이 누군가에 의해 드러났을 때, 그것을 물어뜯으러 즉시 달려온단 말이죠. 평소에는 축 쳐져 있다가도 물어뜯을 무언가가 생기면, 그걸 물어뜯기 위해 신나게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며 궁금해져요. 


 '저 사람들에겐 무언가를 물어뜯는 게 저렇게 신나는 일일까? 자기가 밝혀낸 약점도 아닌데 저렇게 당당히 물어뜯고 싶은 걸까? 저 당당함은 대체 뭘까?'라고 말이죠. 


 나는 잘 모르겠어요. 스스로 드러냈거나 또는 까발려진 과녁에 총을 쏘는 걸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내가 뭐 착해서 그런 건 아니고, 누군가를 물어뜯거나 쏴버리고 싶다면 그 과녁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거니까요.



 2.낙태라...흠. 그야 기본적으로, 낙태가 논의될 수 있는 이유는 죽일 수 있으니까 논의되는 거겠죠. 태아가 자궁 안에서 핀이 뽑힌 수류탄을 쥐고 자신을 죽이지 말라고 위협하고 있다면 애초에 낙태를 할지 말지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겠죠. 하지만 뭐...태아따위는 쉽게 죽일 수 있잖아요? 쉽게 죽일 수 있고 죽여도 뒷탈이 없으니까, 좀 죽이자는 거죠.



 3.어떤 사람들은 임신을 한 여자가 뭐 엄청 대단하고 모든 고초를 다 뒤집어쓴다고 여기는 모양인데 글쎄요. 임신한 여자는 10달을 고생해야 하지만 임신시킨 남자는 태어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평생을 고생해야 해요. 그 남자가 금수저가 아니라면 평생 노동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그 노동으로 번 돈을 대부분 아이에게 투입해야만 하죠. 차마 그걸 '투자'라곤 못 하겠네요..


 태어난 아이가 제법 유능하다면 28~9년...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거주할 부동산을 얻는 것까지만 뒷바라지해주면 되겠죠. 부모의 젊음을 다 바쳐가면서요. 하지만 태어난 아이가 무능하거나, 다른 경쟁자들보다 덜 유능하다면? 그 아이가 50살이 될 때까지도 책임져야 해요. 그런 인간을 낳아버리고 책임져야 한다면 노후자금 따윈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죠.


 그야 지금 말한 건 비교적 건전한 상황에서의 얘기겠죠. 낙태를 할지 말지 궁리중인 여자라면, 아내와 아이를 위해 평생을 갈아넣어서 분골쇄신해 줄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꽤 있을 테니까요. 낙태를 고려하는 다른 여러 케이스도 있겠지만 그 케이스에 해당한다면, 자신이 만든 아이를 평생 책임지기는 커녕 그냥 싸고 튀는 남자와 섹스한 건 좋은 선택이 아니죠.



 4.휴.



 5.하긴 태아의 입장에서 봐도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아요.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사랑해줄 어머니를 만나고, 온 힘을 다해 자신에게 모든 소득을 투자해주고 모든 자본을 이양해줄 아버지를 만났더라도 이 세상은 힘든 곳이거든요. 그렇게 모든 버프를 다 받고 시작해도 이 헬조선에서는 성공을 맛보기가 어렵다고요. 


 그런데 자신을 낙태시킬 궁리나 하고 있는 여자의 자궁에 생겨나 버렸다면 그냥 자궁 안에서 죽는 게 나은 거예요. 이 고계에 나와봤자 누군가의 먹이가 되어서 살아갈 팔자거나 누군가를 먹이로 삼아야만 살 수 있는 팔자인데, 태어날 이유가 없죠. 


 그러니까 낙태를 궁리하는 커플이 있다면 결국은 낙태를 시키는 게 셋 모두에게 윈윈인 거죠.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태아에게도. 



 6.뭐 내가 알 바는 아니죠. 나는 어떠냐고요? 나라면 실수로 여자를 임신시켰다면 태아를 죽이지는 않겠죠. 내가 누군가를 죽일 거라면 죽이기 쉬운 사람을 죽이는 대신 죽이기 어려운 사람을 죽일 테니까요.


 죽어도 싼 놈들은 이 세상에 이미 많이 있잖아요? 하지만 걔네들을 죽이러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걔네들은 죽이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린 상태니까.



 7.빌어먹을 월요일이네요. 아이는 없지만 열심히 일해야죠. 왜냐하면 나도 썰매개거든요. 뒷바라지하는 게 아내나 아이가 아닐 뿐이지, 다른 것들이 내 썰매에 올려져 있으니까요. 늘 걔네들의 무게를 느껴야 해요.


 뭐 그래도 한가지는 다행이예요. 남자란 게 그렇더라고요. '자신이 책임져야만 하는' 사람을 썰매에 태우면 아무리 힘들게 달려봤자 별로 존경을 받지 못하더라고요.


 하지만 자신이 책임질 필요가 없는 사람을 썰매에 태워주면? 걔네들은 감사해하거나 최소한 두려워하기라도 하거든요. 누군가를 내 썰매에 태워줄 거라면, 내가 책임져야만 하는 사람을 썰매에 싣는 것보다는 책임질 필요 없는 사람을 썰매에 싣는 게 낫다는 거죠. 어쨌든 '자신이 책임져야만 하는'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는 남자들을 여럿 만나본 뒤로 깨닫게 됐어요.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중이었다는 걸 말이죠.








    • 오오...


      물어뜯다. 뜯기다...


      물어뜯으러 오라...는 낚시인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계속 읽으면서 묘하게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네요...


      1,2,3은 완전히 낚시구나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는 일관성(?)있는 관점이구나 생각했어요.


      7에서 공감을 많이하게 되네요. "걔네들~"이 상식에 속한 가족이 아니라면, 안유미님도 존경받을 수도 있겠네요,,,,^^

    • 동물 다큐에 사자 하이에나 같이 발딱 일어나 어슬렁데며 다가가는, 아이를 낳는건 아이에 대한 책임의 문제보다 근원적이란 생각입니다 어쨌든 낙태 찬성
    • 에휴.. 게시판에서 알아주는 네임드 작가라고 이렇게 빻은 소리를 지껄여도 아무도 뭐라안하고 ㅋ

      • '게시판에서 알아주는 네임드 작가'가 맞나요?

        • (구)여은성


          하긴 그러네요. 제가 여기 너무 오래있어서 그런 표현을 쓴듯요. 그냥 무시하는게 답일지도.

    • 한남들이 ‘낙태’에 관하여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함부로 싸고 다니지 않겠습니다” 이지 여은성이처럼 개소리를 짖으면 안되요. 아니면 불지르고 폭력을 휘두르는 꼰대 사회부적응자가 됩니다.
    • ↑입 열 때마다 말 대신 개소리만 하는 인간이 맨날 적반하장질이네. 여기 사람들이 얼마나 널 혐오하고 니가 사라지길 바라는지, 녹음해서 한번 들려주고 싶다. 어쨌든 니 개소리하는 글에 답글 절대안달고 있고 앞으로 그럴거니까 너도 그만 좀 엉겨라. 

      • 절대 안달고 있다면서도 다는 ㅂㄷㅂㄷ 여은성이~ 앞으로도 안달거라 다짐하는 여은성이~ 그런 하나마나한 개소리는 말고 그냥 “함부로 싸고 다니지 않겠습니다”는 다짐을 해야죠. 그럴리가 있는 놈이었다면 위와 같은 개소리를 했을리가 없었겠지만:)
    • 또 자강두천 시작.. 흥미진진하네요. 다죽어가는 게시판에 유일한 재미라고나 할까..
      • 원래 전 같이 치고박고가 듀게의 백미인데 요즘은 많이 힘이 빠진 상태죠
      • 게시판 살릴려고 글 싸지르는 여혐종자들이 좀 있긴 하죠 ㅎㅎ
    • 댓글의 댓글 말고 글의 댓글을 말하는거잖아...일부러 오독좀 하지말지; 비꼬기 위해서라면 못알아먹은 척 하는것까지 불사하는건가?
      • 좁살스럽게 댓글과 글댓글 어버버버 구분하는 은성이의 개소리 웃기구요.


        아니 한남새끼들이 애초에 함부로 싸고 다니지 않았으면 (여성이)원치 않은 임신도 없을 일인데 남탓질은 오지게 하면서 왠 자기연민질이나 할까요? 애초에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나 사고하는 놈이었지 신체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 여은성이라는 존재가 어쩌면 낙태 처벌의 위헌소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 글을 읽다가 어처구니 없는게 아주 오랜만이네요.


      다 틀렸어. 니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틀려 먹었어!




      라고 외치고 싶네요.


      뭐가 어쩌고 어째요? 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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