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씨 기자간담회 단상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제게는) 정말 절망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어느 순간에 아.. 이 분(조국 씨)은 정말로 "진심을 다해서" 말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명백한 드러난 잘못들에 대해 해명하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차라리 얼굴이라도 붉어지거나, 말을 더듬거나 엉키고, 또는 머뭇거리는 순간이 있었더라면 저는 조국 씨가 insight라는 것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을 했을 거에요. 본인이 예전에 했던 말과 신념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한 양심의 책망과 부끄러움이 있는 분이라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데, 솔직하고 당당하고 주저없이 -이미 그 자신도 너무 잘 알고 계실 본인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저는 그런 느낌을 찾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막힘없지만 실제로는 본질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답변들에서 그런 게 잘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본인이 야당에 속했다면 (본인과 같은 의혹을 가진) 후보자에 대해서 자신이라도 반대했을 거라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도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곧 이어 이 분이 혹시..? 하는 의심을 품게 만들더군요..


예전에 TV에서 보던 유명한 정치인들 몇 분을 근처에서 (아주 깊숙한 데서) 관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그 어떤 단어나 문구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느낌, 어떤 벽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도저히 사람이 아닌 대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당혹감을 간만에 다시 떠올렸습니다. 내 양심과 다른, 내 생각과 다른 말과 행동을 하면, 방금 한 말을 뒤집게 되면, 앞서 한 행동과 다른 말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인 주저함, 움츠러듬이 없이, 모순적인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진심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랄까 하는 것들 말입니다.


조국 씨가 말하는 검찰개혁, 그 분이 말하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 역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그 분의 마음, 진심이 담긴 idea라는 것을 함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조국 씨가 말하는 검찰개혁과, 그런 사회가 실패할 것 같습니다. 


범인들은 모순적인 말과 행동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범인들이 그런 사회를 믿게 만들려면, 삶으로 보여지는 일관됨과 희생적 면모가 필요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 저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마치 자신이 그 노래 속의 주인공인 듯 몰입하는 것처럼  


      이 분은 말을 할 때 자신의 말들로 지은 세계 속의 그 사람에게 몰입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다른 사람이 자기를 믿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자기를 그런 사람이라고 믿어야 하죠. 

      • 오늘 아침 기사를 보니 또 이것 저것 새로운 소식이 보이네요.. 어찌되었던 어느 분 말씀 처럼 조국 씨가 끝까지 가시는 바람에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장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네요. 이번 문제를 통해 우리나라가 더 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길 모두와 함께 소망합니다.

    • 저는 오히려 누군가에게 미리 어떤 말투와 표정, 용어를 쓸 것인지를 컨설팅(?) 받고 나온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묘한 위화감을 느꼈던 것은, 사인도 아니고 공인으로서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연 사람이 현재는 성인인 자녀를 표현할 때 "우리 애가", "제 아이가", "아빠로서" 같은 말들을 썼다는 겁니다. 왠지 저는 '어린 자녀'라는 이미지를 강조하여 감정적인 면에 호소하려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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