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링반데룽(윤형방황) 중~

산악인들이 쓰는 조난 용어 중에 링반데룽Ringwanderung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산에서 폭설, 폭우, 안개를 만났을 때 길을 잃고 직선이라 믿으며 출구를 향해 나아가지만, 
실은 같은 장소에서 맴돌 뿐인 윤형방황輪形彷徨/환상방황環狀彷徨을 말하죠. 
그렇게 맴맴 돌다가 체력이 다하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한 사회의 윤형방황은 어떨까요?
반복해서 원을 그리다 보면, 어느덧 방황은 더 이상 방황으로 여겨지지 않는가 보다는 생각을 요즘 자칭/타칭 진보그룹을 보면서 합니다.
한 개인의 윤형방황은 어떨까요?
단정하고 단아한 방황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온라인의 이런저런 게시물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런 것이었나 보다, 그렇게 믿으며 한 세월을 보낼 수 있으면 저도 평온할 수 있을 텐데 그게 잘 안 되네요. - -

윤형방황을 끝내고 길을 찾도록 하는 게 뭘까요? 아마도 '빛'이겠지요.
어제의 '나'가 다시 오늘의 '나'가 되어도 괜찮을 이치를 가로막는 '너' - 타인이라는 빛.
정신 들게 하는 그 좋은 게 요즘의 저에겐 단지 일곱 겹 장막 너머에서 부는 소리없는 바람 같기만 합니다.

어제처럼 오늘도 제겐 의문, 혼란, 번민이 있어요.
어제의 그것들을 다시 오늘 계속하는 것도 생에 대한 사랑이기는 합니다. 그런 사랑은 방황일까요, 아닐까요?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 마음의 일이지만, 
방치할 수 없는 과제라는 듯, 선잠 자고 일어난 제 정수리 위의 천공이 그 질문으로 어둡고 또 밝습니다.
울울하고 암암하고 하염없는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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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nis Stakle/ A Corner of Shadow

    • 진화론자들은 산에서 길을 잃으면 왔던 길을 되짚어 몇 걸음 뒤로 내려가라고 합니다. 다윈진화의 맹점이 저거-윤형방황이었군요

      • 시야가 가려지면, 20m를 걸으면 4m 정도 목표방향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해요. 그래서 하루 종일 직진해봐야 결국 큰 원을 그리며 도는 형태로 걷게 되는 거라고.
        인간에게만 있는 현상은 아니고, 귀소본능이 강한 비둘기와 개의 눈을 가리는 실험을 했을 때도 같은 윤형방황이 있었다더군요.

    • 열에 한번만 금방 길이 나올까 아홉번은 헤메다 되돌아와요 농어민방송에서 본 이쁜동네 가고 싶다 증평마을펀에서 집을 티끌없이 매일 닦는 할머니는 ㅣ급 시각장애인 열다섯 까지 보아두었던 집이니 보이는 사람과 마찬가지 여러생각이 났습니다
      • 혹시 살아오면서 이런 제안 받아보신 적 없으세요? '가.영이, 자네 시 한번 써보지 않겠나?' 
        (친한 선배 딸이 길거리 캐스팅 되어서 배우의 길로 들어선 게 문득 생각나서 해보는 농담 아닌 진담.ㅋㅎ)

        • 딴사람들 로망 같이 길거리 캐스팅이 생의 로망이었는데 물론 이루어싀싀 않네요 글짜 같이 가당치 않았다니 억울 어디님 말 같이도 없었고

    • 요즘 앨런 긴즈버그의 시 하나가 자꾸 떠올라서 여기에다 붙인다. (듀게 영역을 사유화 하는 재미~)
      80년 작품이라 동시대 감각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업그레이드 버전이 필요하다.

      -  <birdbrain> 

      새대가리는 자본주의의 궁극적인 산물이고
      러시아정부의 새대가리 두목은 하품이나 하고 앉아 있다.
      F.D. 루스벨트가 임명한 새대가리는 연방수사국(FBI)을 30년 동안 운영하면서 코사 노스트라를 잡지 않았다.

      새대가리는 밀밭을 태워버리고 세계시장의 밀값을 올린다.
      새대가리는 세계은행을 통하여 제3세계 경찰국가들에게 돈을 빌려준다.
      새대가리는 절대로 자기 손해는 보지 않고 직위를 핌프로 하여 사리사욕을 채운다.

      새대가리는 스위스에서 뇌 이식 수술을 하겠다고 나섰다.
      새대가리는 한밤중에 일어나 이불이나 정돈한다.
      나는 새대가리다!
      나는 러시아와 유고, 영국, 폴란드, 아르헨티나, 미국, 엘살바도르를 통치한다.

      새대가리는 중국에서 무수히 증가하고 있다.
      새대가리는 크레믈린 벽 속에 있는 스탈린의 시체 속에서 살고 있다.
      새대가리는 아프리카 사막지대에 페트로 화학 농경작을 주지한다.
      새대가리는 오렌지군(郡)의 농산물 은행을 위하여 캘리포니아 북평야로 흐르는 물길을 빨아들여버렸다.

      새대가리가 고래에게 창질하고 남극에 가서 고래고기나 씹고 앉아 있다.
      새대가리는 바다물개 아기를 때려죽여서 그 모피외투를 입고 파리 거리를 돌아다닌다.
      새대가리가 미국방성을 운영하고 그의 형은 CIA를 운영한다. 엉덩이뿐인 수컷들!

      새대가리가 타임지, 뉴스위크지, 월스트리트 저널, 프라우다, 이즈베스티야지에 글을 쓰고 편집한다.
      새대가리가 교황이고 수상이고 대통령이고, 인민위원회 수령, 상원의원이 된다.
      새대가리가 레이건을 미국 대통령으로 뽑았다.

      새대가리가 밀가루를 하얗게 정제시켜 원더빵을 만든다.
      새대가리가 노예를 팔고 설탕, 담배, 술을 판다.
      새대가리가 신세계를 정복하고 버섯神인 소초필리를 포포카펫에서 살해했다.

      새대가리가 대통령이 되어 수천명의 신비스러운 학생들을 트라테루코에서 기관총으로 사살했다.
      새대가리가 이천만의 지식인과 유태인을 시베리아로 보냈고 천오백만은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새대가리가 콧수염을 달고 우울증 치료제를 먹으며 2차 대전 말기의 독일을 다스렸다.

      새대가리가 구라파에서의 유태인 문제에 관한 궁극적인 해결책을 강구해냈다.
      새대가리가 죽음의 가스 사형실 일을 실행해냈다.
      새대가리가 마피아 럭키 루치아노를 감옥에서 끄집어내어 공산주의와 싸우는 미국의 새 대가리들을 위하여 시실리로 보냈다.

      새대가리가 성지에서 무기를 만들어 남아연방의 백인 나쁜 놈들에게 팔아넘겼다.
      새대가리가 중남미의 장성들에게 헬리콥터를 수송해주어 성공적인 사업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많은 방황하는 토인들을 죽이게 했다.
      새대가리가 이스라엘 사람을 상대로 폭력전쟁을 시작했다.

      새대가리 시온주의자들이 비행기를 보내어 베이루트 근교에 있는 팔레스타인 피난수용소를 폭격했다.
      새대가리가 아편을 세계시장에서 불법화했다.
      새대가리가 아편 암시장을 시작했다.

      새대가리가 오퍼레이션 콘도를 조직하여 소노라에 있는 마리화나 밭에 독가스를 뿌렸다.
      새대가리가 하버드 광장에서 멕시코산 마약풀잎을 피우고는 병들어 버렸다.
      새대가리가 구라파에서 와서 선전공세로 카카로치 벌레들을 정복했다.

      새대가리가 위대한 세계적 시인이 되어 새 대가리의 영광을 찬양하며 세계를 돌아다닌다.
      나는새 대가리를 시 백일장의 장원으로 선언하노라.
      그는 뉴욕 항구 물가에 변소물 처리안도 없이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지었다.

      새대가리가 펄프공장을 강가에 지으려고 아마존의 원시림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이라크의 새대가리는 이란의 새 대가리를 공격했고
      벨파스트의 새대가리는 자기엄마 엉덩이에 폭탄을 던진다.

      새대가리가 <국가주의>를 썼고 <성경>의 저자이며 <국가의 부강>을 썼다.
      새대가리로 된 인간계, 그는 록펠러 센터 꼭대기에 무지개 방을 만들어 우리를 춤추며 돌아가게 한다.
      그는 상대성 원리를 발명하여 록필주식회사로 하여금 콜로라도에 있는 록키산 고원에서 원자탄을 만들게 했다.

      새대가리는 자기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볼 것이다.
      새대가리는 자기가 하는 일을 그런 방식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대가리는 안경 호텔 밖에 있는 두부로부닉 시장에서 새로운 스파이를 본다.

      새대가리는 유럽에서 너의 성기를 빨고 싶어 한다. 그는 인생에 심각해 있으므로 네가 협조를 안하면 낙심하고 상심할 것이다.
      새대가리는 큰 임무를 띠고 공산국가에 들어가 하늘이 천둥치는 동안 비밀경찰 계집애들과 놀아난다.
      새대가리가 명상하다가는 자신이 붓다가 됐다고 생각했다.

      새 대가리는 스스로가 이 지구를 폭파시켜버릴까 겁이 나서 영원히 안 죽으려고 이 詩를 쓴다.






      • 우리 사회에도 '새대가리'가 즐비하다. 그리고 이렇게 거친 분류를 하며 잠시 맴맴 돌다보면 "어라, 나도'새대가리' 잖아? " 라는 자기성찰의 차원에 도달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세상 모습에 혀나 차는 한심한 존재라는 것, 그러면서 쿨한 척하는 거는 또 뭔지?

        • 어딘가엔 가 쉬며 있을 것이다
    • 몸을 쓰는 운동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재미를 느끼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
      • 운동을 권하시는 이유가  제가 속에 화만 쌓으며 생각을 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어서인가요? ㅎ 
        40분 정도 걷기/달리기와 20분 정도의 요가 정도를 꾸준히 하던 사람인데, 발등화상 이후 뚝 끊은 상태이긴 해요.  몸이 약해지고 있는 걸 절절히 느끼는 나날입니다. 
        근데 십여 년만에 생각의 발효를 많이 하느라 시간이 모자랄 정도여서 그점은 쫌 마음에 들어요.  저는 'festina lente 빠른 느림' 형 기질이라, 나뭇가지 끝에 맺히는 물방울 같은 생각의 방울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는 게 싫지는 않아요.

        그나저나 새벽에 어떤 문제 땜에 욱해서 노트북을 포맷했는데, 당연히 모든 게 다 사라져버려서 우두망찰 중입니다. 외장하드에 보관하는 과정을 확 생략해버렸거든요. - -;
        다른 건 하나씩 기억을 더듬어 찾아 설치하면 되는데, 그동안 써놓은 글들이 시원하게 다 날아간 건... 으흠.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가 생각나는 것이. -_-
        • 단지 제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인간이든 컴퓨터든 안에 쓸데없이 자꾸 쌓아놓는 건 좋지 않더라구요. 비우고 살아야 좋아요. 비우는 방법이야 여러가지 있겠습니다만 몸에는 운동이 좋더라구요. 컴퓨터는 외장하드 불편해서 클라우드써요. 큰 돈을 보관할때 금고에 넣는 것보다 은행이 안전하죠. 포맷은 제 경험상 바이러스 아니라면 안하는게 좋아요.
    • 거의 그럴일이 없고 상상하기 싫어 준비도 안하지만 외장하드 보다 구글등 여러군데 그냥 쓰게하는 웹하드 사용을 하는게 좋겠더군요 비상식량 비축해놓는 의미로.발등 다친건 다 낫겠죠 난 급할수록 돌아가라와는 반대로 살아요 무조건 출발하고 후회하고 돌아오기 근데 실패는 건설인 점도 있어 그걸 믿고 삽니다 운동이 좋아요 뇌에 각인을 해 지속하게 하는게 심신을 미혹하는 마약같이
      • 그런 것도 하기 귀찮아서 쓰는 글이나 다시 읽어보려 복사해놓은 글들을 그냥 한글 파일에다 저장만 해놓아요.


        다 지워지니까 속시원하기도 하고 어떤 글은 아삼삼 기억나서 전두엽을 간지럽히고 그러네요. 그러거나 말거나 지나간 일~


        제법 바지런한 편이고 몸움직이는 재미/성과를 아는 사람인데 몇달 째 운동도 안 하고 자주 오르던 북한산도 한번 안 갔어요.


        화상은 알룩알록 연보라와 연갈색이 섞인 흔적만 남기고 잘 아물었어요. 발톱 깎느라 들여다 보노라면 은하수 보는 느낌이 들게 밝은 점들이 예쁘게 배치돼 있음.




        그나저나 이렇게 속닥속닥 대노라니 s,f님 가.영님과 비밀 동아리 활동하는 느낌이 드네요. 학창시절에도 안 해봤던 그것. ㅋㅎ

        • 저는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 급우들 몰래 친한 친구와 필담을 나누는 느낌이에요. 수업끝나고 영화보러 갈 계획을 짜기도 하고, 나라걱정도 하고 그랬었죠. // 가끔영화님, 안녕하세요. 님 아이디 보면 가끔담배가 생각나요.( 농담) 님 글은 외국어를 구글번역기 돌려 한국어로 바꿔 올리는 것같은데 맞나요?
          • 얕음을 눈치 못채게 일부러 그렇게 씁니다.


            난 담배를 낙으로 살아요 허 참 세상에 이런 쓸쓸한 일이.


            거의 다 끊었으면 절대 피지 마세요.


            알콜중독이나 마약은 뇌에 영원히 자리잡아서 금방 깨어난다고 하는데


            담배도 마찬가지겠죠.

            • 여기 누구 깊은 사람있는지 모르겠으나 깊어봐야 또 얼마나 깊겠습니까. 왠지 수업시간에 몰래 필담하다 반장에게 걸린 느낌.
    • 윈도97로 어떻게 살았을까 그래도 삶의 시작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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