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문중 제사

족보니 가문이니 하는 것에 의구심이 늘 있습니다. 비율적으로 상민이나 천민이 훨씬 많아야 할 것 같은데 서로 말은 안해도 우리 집이 백정 집안이네 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거든요. 


그 많던 상민이며 천민은 다 어디로 갔는가?? 뭐.. 알아서 뭐하겠습니까. 그러려니 해야죠. 


일년에 한번 묘사 혹은 시제라고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가문의 종손이 주관하는 통합 제사 같은 건데 문중의 사당(?)에서 지내죠. 여기는.. 한 50대쯤 되어야 젊은이 취급을 받습니다. 그 아래로는 핏덩이고. 


아버지 모시고 왕복 700킬로미터 다녀왔는데 피곤한 건 둘째치고.. 오가는 시간 동안 일년치 대화보다 더 많은 양의 대화가 오고 갑니다. 느낀점 :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애랑 비슷하다. 아버지나 저나..초딩인 저희 아들이나 뇌의 구조, 생각하는 것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느낌적 느낌이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선산에서 방화한 할배도 있었지만.. 문중의 일에는 항상 땅이며 돈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가난한 문중이라.. 큰 다툼이 없어 다행입니다. 제사 지내러 갔다가 휘발유 냄새 맡기는 싫거든요. 


일년에 한번.. 낯선 어르신들이며 친척들 보고.. 절 몇번하고 제삿밥 먹고 돌아옵니다. 이거 마치고 나면 꼭 숙제 하나 큰걸로 해치운 기분이예요. 올때는 지역 명물인 단감도 두박스 사옵니다. 확실히 현지에서 사는 게 맛있어요. 


가족들과도 친척들과도 정치나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쌈날게 뻔하니까요. 그냥 맘속으로 생각이나 해두고 있다가 나중에 투표나 제대로 하는게 답이죠. 사실 이웃집 아저씨보다 더 낯선 것이 문중 제사에 모이는 일가 친척들입니다. 팔구촌 정도되면 생판 남이죠. 


지난번 김장 김치는 시원하게 익어가고 있고 무김치도 맛이 잘 들었습니다. 알타리도 라면이랑 먹으면 꿀맛이구요. 시간되면  깍두기하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액젓 냄새 풀풀 나는 경상도식 김치나 담으면 되겠습니다. 


한가로운 월요일이네요. 

    • 문중제사 20대 때 딱 한 번 가고 안 갔어요. 불편한 자리더라고요.

      • 시간이 지날수록 차례나 제사를 약소하게 하는 편이긴 해요. 그런데 그마저도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유교식의 제사라는 의례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 반전. 남자분이셨네. 김치연구가 포스 ㅎㄷㄷ
      • 닉네임이 칼리토인데 말이죠. ㅎㅎ

    • 저희 시댁 문중제사는 아직 집집마다 돌아가며 여자들이 하는 분위기인데 칼리토 님 문중은 어떻게 식사를 해결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항상 누가 저걸 다 차리는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남자들은 대체로 궁금해하지 않고요. ㅎㅎ

      • 종가를 중심으로 아마도 친척이실 아주머니들이 노력 봉사를 하시더군요. 얻어 먹는 입장에서 좀 미안해지는 장면입니다. 

    • 저희 집은 그다지 끗발 없었던 성씨라는 점을 근거로 족보를 구입한 건 아닐거라고 추측들 하곤 해요. 이왕 살거면 김가나 이가 등을 선호하지 않았을까 하는.. 제사와 상관없는 어머니에게도 종종 어머니 성씨 쪽에서 편지가 옵니다. 'ㅇㅇ ㅇ씨 종친회' 발신으로 주로 회비 내달라는 내용인 것 같더라고요. 

      • 마땅히 재산이 없는 문중은 회비가 중요하죠. 안동 김씨, 경주 최씨.. 빵빵한 문중은 가지고 있는 재산도 어마어마하다더군요. 예로든 성씨는 그냥 많이 들어본 성이라 적어 본거지.. 실제로 재산이 얼마인지까지는 저도 모릅니다. 

    • 선산 지키는 문화나 시제 문화나 앞으로 얼마나 살아남아있으려나요? 꼭 그 문화를 지켜내고 싶다는 열정을 가진 50대 미만 젊은이를 본적이 없어요.
      • 재산이 많은 문중의 전통은 잘 지켜지겠죠. 어렸을때부터 학습 시키고 재산까지 같이 물려주니까요. 젊은이들이야.. 종교도 제각각이고 유교식의 제례에 별 관심이 없지만 물려줄 재산을 가진 부모, 조부모가 지켜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거죠. 게다가.. 친인척들 모인 자리에서 유익한 정보와 편의가 오간다면 더 하지 않을까요?? 결국 이것도 돈 문제인가 싶습니다. 

    • 저는 장손이지만 저희 부친은 장손이 아니라서


      굳이 제사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네요


      고생하셨어용~

      • 제가 물려 받는다면 해외에서 지낼까 싶어요. 조상님도 이국의 풍경을 좀 즐기십사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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